[JOB화점X리멤버 / 직장인 토크]
[직장인 TALK] 저는 일만 하고 싶은데 사내정치가 있어요
짤막짤막한 미팅들, 반복되는 이동, 미팅 도중 은근히 느껴지는 상대방의 갑질까지. 뭐, 다 좋습니다. 일이니까 힘들어도 어느 정도는 감내할 수 있죠.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사람을 야금야금 지치게 합니다.

경쟁업체와 경쟁하고, 제안 넣어 거래처 확보하고… 우리 회사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 일해도 힘든 상황에 왜 내부에서 편가르기와 ‘정치질’하는 느낌이 드는 걸까요. 나만의 착각이라면 차라리 좋겠지만, 모르는 척 하려고 해도 힘든 이 미묘한 분위기란…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회사 동료들과도 괜한 사담 없이 비즈니스 관계로 지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힘들어하는 직장인들이 있을 겁니다. 일 때문에 힘든 건 참아도 사람 때문에 힘든 건 참기 힘들다는 말도 많고요. 회사 내 당파싸움과 인간관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까요?
화두: 회사에선 일만 하고 싶은데 사내정치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죠?
90년대생 막내 직딩입니다. 경쟁이 심한 분야라 회사 사람들끼리 똘똘 뭉쳐 외부와 경쟁하기도 바쁜데 왜 이렇게 내부적 편가르기와 정치질하는 느낌이 강할까요? 제가 아직 모르는 영향관계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전 회사에서 일만 하고 싶은데 이런 마인드로 살면 나중에 후회할지 걱정이 되기도 해요. (크크키 / 영업 관리·지원)
"평생직장 없는 시대, 관계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
사내 인간관계 관리는 ‘평생직장’ 개념이 있던 시절에 특히 중요했습니다. 입사할 때 내 사수였던 선배는 내가 차장이 됐을 때 이사가 되어 있을 테니까요. 처음 입사해서 본 그 사람이 10년 20년 뒤에도 내 주변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던 시절이죠. 좋든 싫든 앞으로 20년 정도는 같이 지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관계를 잘 닦는 게 맞죠.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습니다. 한 직장에 3년 다니면 “오래 다녔네”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인간관계 관리할 시간에 성과를 내거나 자기계발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죠. 입사할 때 만난 내 사수가 3년 뒤에 회사에 남아있을 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 유지하고 윗선에 잘보이기 같은 것도 능력이고 직장생활이다 라는게 기성세대, 특히 중소기업 다니시는 분들 입장 같더라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요즘 세대는 언제 어디로 기회가 닿아서 좋은 곳으로 옮길 수 있고 사업을 할 수도 있는데 자기계발같은 능력개발에 더 중점을 두고 본인 일만 충실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기술영업업 · 기술영업)”
“선배님들과 저희90년대생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평생직장이 없어졌고, 연봉으로 서울에 집 살 수 있던 시대가 끝났고, 자기계발을 안 하면 아무리 명문대를 나와도 도태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러니 자격증 취득하시고 3년에서6년사이에 적성 혹은 더 나은 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권유 드립니다.” (내일휴직 · 회계사)
"내부 당파싸움, 장점도 있다"
소규모든 대규모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갈등과 물밑 싸움이 있습니다.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에도 모두 당파싸움이 있죠. ‘저 꼴로 돌아가면 회사 망할 것 같은데’ 싶지만, 오히려 잘 나갑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좋든 싫든 회사에서 특정 파벌로 분류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목격도 하셨을 겁니다. “김 이사한테 밀릴거야?” 우리 쪽 박 상무는 더욱 악착같이 일합니다. 불필요한 소모전도 있지만, 내부 경쟁이 주는 장점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사내 파벌을 알고도 모르는 척 두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당파싸움)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파악하세요. 당파싸움에는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결국, 하여가를 지은이가 600년 왕조가 되었고 한글도 만든 나라가 되었듯이요.” (황일호 · (주)일우엠이씨)
“선배와 동료들이 서로 대립한다는데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면 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귀하가 정치질이라고 인식하신 그 내용이 실제로는 회사의 성장에 정말로 필요한 싸움일 수도 있어요. 단정적으로 말할 사안이 아니지요.” (꼬리칸터줏대감 · 법인대표/CEO)
"당장은 힘들어도 선을 잘 지켜야"
관계는 양념과 같습니다. 양념을 잘 하면 음식이 맛있어지지만, 고기나 채소 같은 재료도 없이 양념만 퍼 먹고 살 수는 없죠. 가끔 “줄만 잘 타면 만사형통”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이건 본인의 업무능력에 열등감이 있다는 반증일 뿐입니다. 일의 성과가 관계에 의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관계는 일을 더 잘하고, 나의 성공을 좀 더 당겨줄 수 있는 도구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오늘 저녁에 팀장님이랑 소고기 먹으러 간 최 대리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앞설 수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오늘 셔츠를 적신 땀을 이길 것은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주위에 이사, 부장 등 임원중에 잘 대처하시는 분들이 계실거에요. 잘 봐두시면 나중에 도움될겁니다. 이것도 사회 생활이니 여당 야당 정치싸움 구경한다 생각하시고 불편해도 사람 알아간다 생각하면 조금은 힘이 나지 않을까요?” (커피믹스 · 기계/금속/재료)
“지금 당장은 몰라도, 영원히 일만 하는 회사는 없고, 영원히 정치질 안 하는곳도 없더라고요...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존 세력과 신진세력간의 갈등도 있고, 또 직원들끼리도 편가르기 하고요. 그리고 관계유지는 사실 지금 당장은 필요하시지 않아도 나중에 조금 더 직급이 올라갈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유관부서랑 업무조율할때 관계를 잘 맺으면 타 부서보다 더 빨리 도와준다고 할까요? 사적으로 만나서 술 먹는다고 관계유지를 잘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평상시에 지나가면서 묻는 안부, 그리고 관심 이 정도면 될거라 생각합니다!” (메멘토모리 · 마케팅/광고)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5인기업이나... 정치질은 회사 규모와 관계없는 것 같습니다. 정치질이 없다면 보통 가족회사라 정치질할 여건 자체가 없거나.. 월급이 안 나와서 욕할 사람이 정해져 있거나 한 경우 같아요. 제 선배님들의 조언을 전해드린다면 정치질하는 그룹에 끼기보다는 적을 만들지 않는 자세가 좋다고 하더라구요. 참고로 전 할말은 하고 죽는 성격이라 못하지만요.” (이슬비 · 마케팅/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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