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서울에 웬 '생활형숙박시설'.. 아파트로 가장한 호텔
[편집자주]높은 청약 문턱과 집값 폭등, 대출·세금·전매 규제로 내집마련이 힘들어지며 아파트를 대체하는 ‘유사주택’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내부 설계나 주거 기능에서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여 실수요자에겐 ‘대체 주거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규제가 다주택자 투기로 인해 발생하는 집값 상승 문제를 진정시키는 목적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유사주택의 진화는 결국 부동산가격 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업무용 오피스로 사용하던 오피스텔이 ‘주거용’이란 이름을 달고 아파트를 대체하는 주거 수단이 되면서 규제가 늘어나자 다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생활형숙박시설 등 다양한 형태의 유사주택이 규제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상업지역에 호텔 용도로 지은 건물을 아파트처럼 분양해 각종 문제를 발생시켰다.

생활형숙박시설이 건설되는 땅은 대부분 상업용지로 지정돼 현행법상 주거시설을 지을 수 없다. 하지만 ‘호텔’로 허가를 받기 때문에 사실상 건축이 가능함은 물론 건물 간 간격이나 주차장 면적 등의 규제도 피할 수 있다. 생활환경이 나빠지고 학교 부족과 주차난 등도 우려된다.
인천시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루원시티 내 생활형숙박시설 신축 안건이 보류된 건 주민 청원이 발단이 됐다. 청원인 A씨는 “생활형숙박시설의 난개발로 계획인구를 초과하고 학교용지 확보와 부담금 의무가 없어 과밀학급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생활형숙박시설이 도심 내 아파트를 대체하는 주거 수단으로 변형되며 학령인구를 유발한다는 게 인천시의 판단이다. 생활형숙박시설을 짓기 위해 토지를 사들였던 건설업체와 시행사들은 사업을 중단하거나 용도변경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상업시설을 주택으로 용도변경하려면 주차장 등의 시설을 갖춰야 해 건축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생활형숙박시설 부지를 사들인 기업 중 한 곳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법과 규정을 다 지켜 부지 매입 계약을 했고 용도변경 시엔 사업성이 떨어지는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끝내 합의에 실패할 경우 법적 소송까지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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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건설회사가 생활형숙박시설 분양 공고를 낼 때 ‘주택 사용 불가·숙박업 신고 필요’ 문구를 명시하도록 했다. 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 허위·과장 광고로 사업자를 고발 조치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생활형숙박시설을 광고하면서 주거상품으로 홍보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앞으로 분양광고에 ‘주택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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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실거주를 목적으로 생활형숙박시설을 분양받은 사람들이다. 용도상 숙박시설임을 인지하고 분양받았다고 해도 불법 여부가 모호했고 국토부는 추후 이행강제금마저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소유주가 실제로 거주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방문 조사나 공과금 내역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토부가 밝힌 개정령 안에 생활형숙박시설의 실거주 여부 판단 등에 대한 기준이 없어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활형숙박시설을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방법은 있다. 물론 건축허가 기준과 부지 용도가 달라서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을 거치는 만큼 건설업계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당시 “생활형숙박시설 전입신고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전입신고를 금지하면 행정 불편이나 임대 문제가 발생하므로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이번 개정안은 김 전 장관의 답변보다 후퇴한 내용이어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부산 해운대·강원·인천 송도 등에서 생활형숙박시설을 짓기 위해 땅을 산 사업자가 많아서 앞으로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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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건축법상 ‘비주택’으로 분류돼 인허가 시 층수 제한 규제를 받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 건축물의 비주거용 비율을 용적률의 10% 이상 두게 했다. 전체 건물 중에 생활형숙박시설 비중은 최대 90%로 제한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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