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집
청양농가주택
건축주 부부는 홀로 시골에 내려가 지내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청양군에 작은 집을 짓기로 한다.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온 탓에 서로의 삶이 서서히 녹아날 수 있도록 어머니와 부부를 위한 두 개의 독립적 성격의 공간을 한지붕 아래에 두었다.
양 끝에 어머니와 부부를 위한 두 개의 안방을 두고, 그 사이에 거실과 주방 등 공동생활공간을 계획하였다. 외부활동이 많은 어머니를 위해 출입문 가까이 배치한 안방은 평면을 살짝 비틀며 생긴 작은 중정으로 인해 어머니만을 위한 작은 사랑방처럼 꾸며 독립성을 강화하였다.
적정집
농가주택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100㎡ 이하의 집이어야 한다. 이 집은 적정디자인 (appropriate design) 이라는 개념을 실현하였는데, 농가주택으로서 적정성의 균형은 모던한 실내와 시골적인 외부환경의 수용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채에는 욕실, 부엌, 드레스룸 등 기능적인 켜와 거실, 안방 등 주생활 공간의 켜를 병치하여 서비스 동선을 줄이면서, 겹집효과를 거두어 냉난방비도 줄일 수 있게 하였다.
1700㎡가 넘는 대지 위 100㎡의 집. 이는 건축가에게도 하나의 도전이었다. 그래서 실내는 최대한 컴팩트하게 만들되, 시각적 · 기능적으로 외부로 확장가능하게 하여 용도와 계절에 따라 공간을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대지 한가운데 집을 앉힘으로써 생겨난 3개의 마당 (북쪽의 텃밭, 중간의 진입마당, 남향 안마당)과 중정은 어머니와 부부의 공간을 나누기도, 연결하기도 하고, 실내를 외부로 확장하는 등 다양한 공간적, 실용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중정의 폴딩도어를 2중으로 설치하여 공간의 가변성을 높이고 겨울에도 온실같은 효과를 줄 수 있게 하였다. 또한 면적이 넓은지붕을 웜루푸(warm roof)로 만들어 냉난방 부하를 줄였는데 이 모든 것이 앞서 언급한 적정디자인의 연장선이다.
지붕은 보이는 부분은 징크로 처리하되, 상부는 같은 색깔의 우레탄 페인트로 마감해 경제적이면서도 기능적 효과를 높였다.
풍경이 된 수납공간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한 농가주택 특성을 고려하여 집안 곳곳에 창고와 수납공간을 마련하였다. 특히, 수납공간을 숨기기보다는 드러내어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덕분에 별다른 장식 없이도 풍부한 인테리어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청양농가주택은 공간적 · 기능적으로 확장가능한 다목적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주방은 다용도실 및 보조주방과 연결되어 4단 확장이 가능하며, 차고는 창고 겸 다락과 보조주방을 활용해 김장이나 잔치공간으로 쓸 수 있다.
위치: 충청남도 청양군
용도: 농가주택
규모: 지상1층, 다락
대지면적: 1,702㎡
건축면적
- 97.65㎡ (주거)
- 33.96㎡ (차고)
연면적: 131.61㎡
구조: 콘크리트 매트, 목재구조
사진: 황효철
시공: 이든하임
설계: 적정건축 / 02-6333-6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