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에 담은 서울.. 실시간 교통·공시지가 뜬다
온라인 공간에 서울시의 ‘디지털 쌍둥이’가 생겼다. 서울시는 605㎢에 이르는 서울 전역의 모습을 3차원 입체 지도로 만든 ‘S맵’을 1일 일반에 공개했다. 가상공간에 실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옮긴 이런 복사본을 ‘디지털 트윈’(Twin·쌍둥이)이라고 부른다. S맵은 인터넷 사이트(smap.seoul.go.kr)에 접속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2년간 서울 전역의 항공사진 2만5000장을 촬영했다. 실제 모습이 정확하지 않은 지역은 드론을 띄워 사진을 추가로 찍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위성사진을 토대로 만든 ‘구글 어스’ 지도 서비스보다 더 세밀한 현장을 담았다. 한강이나 북한산 등 지형 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 있는 60만 동(棟)에 이르는 건물을 실제 모습에 가깝게 옮겼다. 또 시민들이 주로 찾는 도로명 주소나 공시지가 등 주요 부동산 정보, 문화재와 관광 명소 사진과 동영상 정보, 실시간으로 서울의 485개 도로 상황과 주요 길목 470곳의 CCTV 영상 등 교통 정보를 결합했다.
예컨대 S맵에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살펴보다가 ‘건물 정보’ 버튼을 누른 뒤 그 주변 아파트 단지 건물을 선택하면 주소와 면적, 1㎡당 공시지가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에 정보가 등록된 건물에 한해 용적률이나 개별 공시지가, 아파트 단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생활 정보’ 항목에서는 주변 관광 명소, 문화재 모습과 영상도 볼 수 있다. 지금은 문화재 영상 12건, 관광 명소 정보 35건, 드론 영상 31건 정도지만 시는 올해 안에 ‘비대면 관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했다. 교통 정보도 담았다. 롯데월드타워 주변을 둘러보다 CCTV 항목을 선택하면, 잠실역 사거리 현재 교통 상황이 나오는 식이다. 주변 도로 정체 상황도 나타난다. 또 종로·강북구 등 시내 10개 자치구에서는 막다른 길이나 좁은 골목길 등 차량 통행이 불편한 지역도 표시된다. 올해 안에 25개 구 전체로 확대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물 실내도 미리 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시청, 서울역사박물관 등 공공시설 건물과 지하철 역사 등 552곳이 대상이다. 건물에 따라 일인칭 시점으로 내부를 돌아볼 수 있다. 장애인이나 보행 약자는 계단이 있는지 등 동선(動線)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시는 도시 개발 계획을 세울 때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예컨대 ‘3D 라이브러리’ 기능을 선택하면 가상 건물이나 다리, 도로 등을 지도 위에서 게임을 하듯 설치해 볼 수 있다. 4~5층짜리 건물이 여럿 들어선 지역에 10층짜리 건물을 가상으로 짓는 경우 주변 경관이 어떻게 변하는지, 일조권 침해가 생기지는 않을지 미리 따져볼 수 있다.
‘바람 길’을 볼 수 있는 기능도 담았다. 예를 들어 고층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선 현재 공기 흐름이 어떤지 볼 수 있다. 건물이 촘촘한 곳에서는 미세 먼지나 도심 열기가 건물에 막혀 잘 빠지지 않을 수 있는데, 기존 건물을 헐거나 새 건물을 지을 때 이 정보를 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시티’ 시스템을 구축할 때 S맵에 입력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도심을 다니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드론을 개발할 때 디지털화한 공간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을 만든 것은 싱가포르 외에는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다”고 했다. 다만 각종 영상 정보가 많은 만큼 최소 4기가바이트 이상의 램(RAM), 3D 지원 그래픽카드가 포함된 컴퓨터에서 사용해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서비스는 이르면 올해 9월 도입할 계획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