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잘된다'..대한민국 남성 선호 1위 자격증은?
“데뷔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해도 잘 될 거란 보장이 없었죠. 밥 먹고 살아야 하니까 땄어요.”
걸그룹 씨스타 소유가 ‘겟잇뷰티2015’ 제작발표회에서 미용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 말이다. 소유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중학교 2학년 때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국가기술 자격증에 도전하는 사람은 소유 뿐 아니다. 특히나 취업난 속에서 개인 경쟁력을 높이려고 자격증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작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간한 국가기술 자격 통계 연보를 보면 2018년 국가기술 자격 응시자 수는 약 349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7만명이 늘었다. 취득자 수는 약 69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1만명 늘었다.
남성과 여성에게 인기 있는 국가기술 자격증 분야가 서로 달랐다. 남성은 주로 건설과 전기, 여성은 조리와 미용 분야의 자격증을 땄다. 우리나라 남성과 여성이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 자격증 TOP5를 알아봤다.
◇‘남성이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 1위’는 지게차 운전기능사
남성이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3만5819명)였다. 지게차는 차 앞쪽에 포크 모양의 양탑기가 달린 크레인으로 화물을 들어 옮기는데 쓰는 특수차량이다. 공장이나 건설 현장, 물류창고 등에서 자재 등을 운반하는 데 쓴다.
지게차 운전기능사는 지게차에 대한 기술 지식과 건설 및 물류 작업에서 적재·하역·운반 등의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어 고등학생도 시험을 볼 수 있다. 응시자는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필기시험은 객관식, 실기시험은 작업형으로 본다. 시험은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지게차 운전기능사를 취득하면 지게차 대여업체를 창업할 수 있다. 또 지게차를 사서 현장을 찾아가 개인적으로 일할 수도 있다. 건설업체, 토목공사업체, 건설기계 제조업체, 물류 업체, 항만, 시·도 건설사업소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지게차운전원의 임금 중윗값(2018년 워크넷 기준)은 3889만원이었다. 상위 25%는 4504만원, 하위 25%는 3226만원이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큐넷이 발표한 국가자격 종목별 상세정보를 보면 2018년 필기시험의 경우 남성 응시자는 8만2525명, 여성 응시자는 2075명으로 남성이 약 40배 많았다. 합격자 수도 남성은 4만5070명, 여성은 924명으로 45배 이상 많았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 관계자는 “지게차 운전기능사를 요구하는 구직 공고가 늘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비에 속하는 기계 운전이라 남성의 응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작년 고용노동부가 공공부문 취업 지원 사이트인 ‘워크넷’에 올라온 구인 공고 118만여건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지게차 운전기능사를 요구한 구인 공고가 7376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게차 운전기능사가 취업 잘되는 자격증으로 알려지면서 자격증을 딴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2위는 굴삭기운전기능사(1만8214명)였다. 굴삭기는 땅을 파거나 깎을 때 쓰는 건설기계다. 주로 도로, 주택, 댐, 간척, 항만 등의 건설공사나 광산 작업 등에 쓰인다. 굴삭기 운전사는 굴삭기로 건설 현장의 땅을 파거나 흙이나 자갈 등을 옮기는 작업을 한다.
굴삭기 운전기능사도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굴삭기 대여업체를 창업할 수 있다. 또 자차로 현장에 가서 직접 일할 수도 있다. 건설업체, 건설기계 대여업체, 물류 업체나 광산, 항만, 시·도 건설사업소 등에 취업하기도 한다.
2018년 필기시험의 경우 남성 응시자 4만3031명, 여성 응시자 1258명으로 남성이 월등히 많았다. 합격자 수도 남성은 2만5407명, 여성은 594명으로 40배 이상 많았다. 굴삭기 운전기능사는 남성이 많이 따는 자격증이지만, 걸그룹 걸스데이 민아가 2014년 해당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알려져 화제였다.
우리나라 남성이 가장 많이 딴 자격증 3위는 전기기능사(1만7643명), 4위 정보처리기사(1만1355명), 5위 정보처리 기능사(1만504명)였다.
◇여성이 가장 많이 딴 자격증 2위~5위는 미용 분야
여성은 주로 조리와 미용 분야 자격증을 많이 땄다. 우리나라 여성이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은 한식 조리기능사(1만8643명)였다. 한식조리기능사는 한식조리 부문에서 안전성·영양·맛을 고려해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한다. 또 사람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영양학적으로 계획하고, 조리할 재료를 선정해 구매·검수하는 일도 한다.
한식조리기능사를 따면 음식점 및 집단 급식소 등을 직접 운영할 수 있다. 또 일반음식점, 호텔 내 레스토랑, 학교, 회사, 병원 등의 집단급식소 등에서 조리사로 일할 수 있다. 일반음식점에서 일하는 한식 조리사의 임금 중윗값(워크넷 기준)은 3351만원이다. 상위 25%는 4120만원, 하위 25%는 2794만원이다. 단체급식조리사의 경우 임금 중윗값은 2354만원이다. 상위 25%는 3000만원, 하위 25%는 1800만원이다.
작년 큐넷이 발표한 국가 자격 종목별 상세정보를 보면 필기시험의 경우 남성 응시자는 2만6212명, 여성 응시자는 5만7418명으로 여성이 2배 이상 많았다. 합격자 수도 남성은 9117명, 여성은 2만7634명으로 3배 이상 많았다. 한식 조리기능사는 연예인들도 많이 따는 자격증이다. 배우 김호진, 권오중, 개그맨 박수홍 등이 보유하고 있다. 김호진은 한식, 양식, 일식, 중식, 제과, 제빵, 복어조리 총 7개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김씨는 한 방송에서 “제빵과 한식 시험에서만 한 번씩 떨어졌다”고 말했다. 5년간 틈틈이 시간을 내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에듀윌 관계자는 “한식조리기능사는 스타 셰프나 요리 프로그램의 인기 등으로 전 연령대에서 관심이 높은 자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격증 취득을 통한 진로 설정 및 취업은 젊은 연령에서, 창업은 40~50대에게서 관심이 높다”이라고 말했다.
2위부터 5위까지는 미용 분야 자격증이었다. 2위는 미용사(일반) 자격증으로 1만1885명이 취득했다. 미용사는 고객의 얼굴이나 머리 형태에 맞게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을 권하고 커트·염색·파마 등으로 연출하는 일을 한다. 미용사 자격증 시험에서는 헤어 샴푸·커트·파마·세팅·컬러링 등 미용 작업의 숙련도와 정확성을 평가한다.
미용사 자격증을 따면 직접 개인 미용실을 운영할 수 있다. 또 미용실이나 호텔, 예식장의 미용실, TV 방송국 등에 채용될 수 있다. 최근 헤어 미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용사의 고용 시장 전망은 밝다. 워크넷은 “미용사 고용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0.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워크넷의 직업정보 자료를 보면 미용사의 평균 연봉(중윗값)은 3091만원이다. 상위 25%는 3689만원, 하위 25%는 2265만원이다. 전문 분야 자격증이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많이 취득한다. 개그맨 오나미가 미용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오나미는 2016년 한 방송에서 “미용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미용 학원에 1년간 다녔다”고 말했다. 동료 허경환에게 두피 마사지를 해주고, 김준호에게 직접 염색해주기도 했다.
여성이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 3위는 미용사 네일(1만1431명), 4위 미용사 피부(1만700명), 5위 미용사 메이크업(9601명)이었다.
글 jobsN 임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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