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내 "'경이로운 소문' 끝나지 않았으면 했다" [인터뷰]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2021. 2. 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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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사진 제공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날카롭게 찢어진 눈에 위협적인 삭발머리, 결코 살갑지 않은 비주얼이다. 그러나 그런 배우 이홍내의 모습은 갈고 닦아온 그의 연기력과 만나 큰 임팩트를 남기며 시청자의 마음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이홍내는 지난달 24일 종영한 OCN 토일극 ‘경이로운 소문’(이하 ‘경소문’)에서 악귀에 씌인 ‘지청신’을 연기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지청신’은 악귀 잡는 히어로 ‘카운터’들을 단박에 제압하는 강력한 4단계 악귀가 씌인 살인마다. 이홍내는 캐릭터에 딱 맞는 강렬한 비주얼과 눈빛 연기로 ‘악의 축’으로써 중심을 단단히 잡았고, 덕분에 카운터들의 활약이 더욱 빛을 발하며 극의 몰입도를 제대로 높였다. 이에 조병규, 유준상 등 ‘카운터’로 활약한 주연 배우들과 함께 OCN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우는 데 큰 몫을 해내 무명 생활 7년여 만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이홍내는 “머리가 없어서 알아보는 분이 많이 계신다”고 웃으며 인기를 체감하고 있음을 전했다. 더불어 ‘지청신’ 그리고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대중에 각인 시킬 수 있었던 공을 자신을 추천했던 조병규와 연출을 맡았던 유선동 PD에게 돌렸다.

“제가 이번 작품 오디션을 볼 수 있게 추천한 사람이 조병규였다는 걸 나중에 감독님께 듣고 알았어요. ‘독고 리와인드’ 리딩 때 두 번 정도 본 게 전부고 전혀 친분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지청신’ 역을 두고 고민이 있는 걸 알고는 이런 배우들은 어떻냐고 추천 했다더라고요. 조병규에게 왜 얘기 안 했냐고 하니 ‘사진을 보여준 거 밖에 없다’고 하는데,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맙고 더 좋아지더라고요.(웃음) 감독님은 촬영을 시작하면서 ‘네가 지청신을 연기하게 되면 지금보다는 사람들이 더 알아보게 만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하셨어요. 감사하다고 인사는 했지만, 무명인 저를 알아보게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정말 말씀하신 것 이상으로 저를 많이 알아보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꼭 은혜를 갚고 싶어요. 좋은 배우가 돼서 또 한번 감독님과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사진 제공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이홍내는 2016년 영화 ‘지옥화’로 데뷔를 치렀지만, 어깨만 나온 작품도 통편집된 작품도 여러 편이다. 그러나 이홍내는 “제 나름의 속도로 잘 가고 있다”고 확신하며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달려왔다. 그 결실은 ‘경소문’으로 맺어졌다. 그에게 ‘경소문’은 인지도를 높여준 작품이자 드라마에 대한 두려움을 깨준 작품으로, “‘경소문’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작품이 끝나지 않았으면 했다”며 애정을 솔직하게 표했다.

“큰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어요. 물론 너무 감사하고 좋았지만, 제가 임하는 자세는 같았으니까요. 제 필모그래피에 있는 작품 중 저를 발견할 수 없는 작품도 있는데, 저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경소문’도 마찬가지였죠. 2009년 서울에 와 독립영화부터 동아리 작품까지 모든 기회의 문을 두드리며 여기까지 왔어요. 부모님의 응원도 받지 못하고 버틴 세월이지만, 그렇게 쌓아온 시간들 덕분에 ‘경소문’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극중 ‘아버지’와의 관계부터 보육원신과 자살신 등 지청신의 뒤틀린 사랑과 ‘소문’을 향한 복합적인 감정을 쫀쫀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사실 귀여운 ‘소문’을 괴롭히는 역이라 욕 먹을 각오로 시작했는데, 따뜻한 관심을 보내줘서 기분이 좋아요. 부모님도 작품이 끝나고 ‘멋있었다’고, ‘앞으로 열심히 잘해보라’고 문자를 주셨는데, 정말 뿌듯한 순간이었어요.”

사진 제공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지청신’ 캐릭터를 돋보이게 해줬던 삭발 머리. 앞서도 삭발 머리로 강렬한 악역을 종종 해왔던 터다. 이미지 고착에 대한 두려움을 없는지 묻자 “머리는 계속 자라지 않나. 저를 필요로 하는 분이 있다면 그만하고 싶지는 않다”고 재치 있는 답변을 전했다. 그럼에도 “다채로운 역할을 보여주고 싶은 갈망은 있다”며 존경하는 선배 배우 진선규의 말을 인용해 배우로서의 목표를 전했다.

“삭발 머리가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잖아요.(웃음) 저의 정적인 사진을 보면 눈이 엄청 날카롭게 나오는데 그런 이미지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 그런 역할을 해왔고, 덕분에 지청신도 만났으니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요. 역할이 재밌다면 또 악역이어도 거부감은 없어요. 진선규 선배가 해준 말이 있는데요, 우주에 있는 ‘좋은 배우’라는 별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가는, 속도가 어떻든 방향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게 저의 목표에요.”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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