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만옥이가 덕선이네 떠나서 새로 사귄 두 친구들의 정체

조회수 2021. 6. 28. 22: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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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좀비 크러쉬:헤이리>의 주연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을 만나다

오는 30일 매우 심상치 않은 영화가 개봉한다. 참으로 심상치 않은데 이상하게 지금의 코로나 상황에 빗대어 본다면 지금의 분위기를 잘 반영한 작품이다.

바로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독립 재난물(?) <좀비 크러쉬:헤이리>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가 아는 파주 헤이리 마을에 갑자기 좀비 재앙이 벌어지게 되면서 발생하는 사태를 유쾌한 분위기와 B급 정서로 담아냈다.

좀비크러쉬: 헤이리
감독
장현상
출연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 조승구, 김준식
평점
8.0

B급 정서가 난무한 작품으로 일반 좀비 영화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애초부터 그런 분위기로 나아갈 것을 암시한 작품이다. 따라서 개성 넘치고 톡톡 튀면서도 저예산으로 최대한 볼거리를 만들어 낸 부분을 초점 맞춰서 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헤이리라는 공간이 지닌 문화적 정서와 이곳을 구성하는 예술인들, 특히 이 영화의 주역인 세 배우의 유쾌한 연기에 초점을 맞추고 볼 것을 권한다. 특히 이 영화의 주인공인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을 필두로 한 여성들이 주축이 된 이야기라는 점에서 <좀비 크러쉬:헤이리>는 의미 있게 다가온다.

국민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만옥이로 잘 알려진 이민지, <82년생 김지영>의 지영이의 진취적인 언니로 출연한 공민정, 아이돌그룹 '걸스데이'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박소진 등 영화계의 씬스틸러로 존재감을 높여나가고 있는 그녀들을 만나 영화에 대한 비하인드와 앞으로의 목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왼쪽부터 박소진,이민지,공민정

-세분 각자 어떻게 이 작품에 합류하신 건지? 좀비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으셨나?

공민정

내가 파주 커피 공장을 종종 찾아간다. 이곳에서 영화를 보고 쉬곤 하는데, 마침 <좀비크러쉬:헤이리>의 장현상 감독을 만나게 되었다. 정말 우연히 만난 건데, 장감독이 나에게 주고 싶은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건네주었다. 그 시나리오에 내 이름이 있어서 정말 신기했고, 이게 참 운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좀비물에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작품이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지

내 기억으로는 아마 회사를 통해서 받은 것 같다. 공민정 배우가 합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이 작업하기로 했다.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일반적인 좀비물보다는 B급 감성의 코드가 강조된 작품이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메리트도 참 컸다. 독립영화는 여러 번 촬영했지만, 요즘 제작, 연출 수준이 많이 좋아졌고, 실험적인 요소고 강해져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킹데드> 수준이라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정서를 지닌 작품이란 점에서 재미있게 느껴졌다. (웃음)

나에게는 좀비물이라는 장르적 요소보다는 글 자체가 지닌 B급 감성이 크게 다가와서 이 작품을 선택했던 것 같다.

박소진

나는 민지와 같은 소속사여서 각본을 받게 되었다.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었는데, 결과물을 보니 민지가 말한 B급 감성이 잘 담긴 작품 같았다.

내가 좀비로 나온다 해서 촬영 전 엄청 기대했는데, 막상 촬영하니 <부산행> 좀비와 같은 연기를 하지 말라고 하더라.(웃음) 그러면서 이 영화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약간의 '현타'까지 올 정도로 당황했지만, 이 모든 것이 영화가 지닌 특유의 재미를 위한 장치였다는 것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요즘 유행하는 여성 예능 버라이어티 물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좀비 퇴치기가 이렇게 정겹게 느껴지는 영화도 처음이며 배우님들이 즐기며 찍고 있다는 기분이 느껴졌다. 마치 동네 누나, 언니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각자가 본 이 영화의 소감과 관람 포인트를 이야기하자면?

이민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임원희 선배님이 나온 온라인 영화 <다찌마와 리>같은 스타일의 작품이 나오길 바랐다. 백승찬 감독의 <인천스텔라> 같은 영화도 좋았고…(웃음) 완전히 막 나가는 독립영화가 되길 바랐다. 그럼에도 메시지까지 의미 있게 담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공민정

초반에는 그저 컬트적 느낌이 강하고 만화적 정서가 강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물을 보니 완전 다른 작품이더라.(웃음)

박소진

다행히 우리 모두 연기를 잘했다고 본다. 민지가 만화 같은 작품이라 했는데, 공민정 배우가 그런 분위기가 담긴 연기를 잘해줘서 무난하게 완성된 것 같다. 영화를 본 사람들마다 각자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영화가 추구하고자 한 기본 양식대로 잘 완성된 것 같다.

-일반 관객이 봤을 때는 그런 B급스러움이 당황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매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저예산으로 규모 있는 좀비물을 촬영하면서 B급 정서를 만들려다 보니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로 인해 발생한 비하인드가 있다면?

이민지

일단 이 작품의 배우로 나오시는 분 중에는 스태프와 병행해서 나오신 분들이 많다. 꼬물이로 나오는 조승구 배우, 카페 사장으로 나오는 김준식 배우 모두 배우와 스태프를 병행해서 이번 작업에 참여했다. 갑자기 마이크 붐대를 들고 있다가 다시 좀비 연기하는 등 (웃음) 스태프들이 돌아가면서 연기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고 열정이 높았다.

박소진

아 그러고 보니 극 중에서 민정이 차 열쇄를 뺏는 분도 스태프다. (웃음)

이민지

맞다. 그런 장면들이 많아서 볼 때마다 재미있었다.(웃음)

박소진

그래서 뭐랄까? 마치 연극영화과 동기들이 모여서 함께 영화 찍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정겨운 느낌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연극영화과를 갔다면 이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민지

맞다. 우리 영화의 웃음 포인트는 너무 진지하게 연기해서 웃긴다.(웃음) <부산행>은 스케일도 큰 데다 상황도 리얼하게 만들어서 실감나는 영화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우리 영화는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했고, 헤이리 마을 산책하시는 분에게 좀비 연기를 부탁할 정도로 작업을 했으니…(웃음) 그런데 그런 분들에게 막상 좀비 연기 시키니 너무 열심히 연기해서 촬영하는 내내 웃음이 터졌다.

-세 청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해서 그런지 각 캐릭터의 고민이 은연중에 등장한다. 각자의 캐릭터가 처한 고민과 그와 비슷한 고민들을 배우님들도 모두 겪은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민지

극 중 내 역할은 직장인 친구 역할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두 친구에 비해서 잡다한 지식도 많고 조금 여유로워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극 중 대표적인 대사가

돈은 있는데, 차도 없고, 남친도 없다"

이다. 돈은 있는데 할 게 없다라는 이 말 자체가 현실의 나와 너무 다르다.(웃음) 현실의 나는 일용직 노동자니까 작품 하면서 항상 불안감을 느낀다. 항상 새벽에 나서서 일거리를 찾는 인력 사무소에 오가는 기분이라고 할까? 배우라는 일 역시 멋있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일이며, 난 극 중 상황과 달리 돈도 없는 사람이다.(웃음)

공민정

내가 연기한 진선이와 나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진선은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감독이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캐릭터이며, 부모님의 지원까지 받고 있지만 자기의 일을 용기 있게 뚫지 못했다. 그런 것을 보면 진선이는 배부른 캐릭터다.

청춘시절의 나는 부모님의 반대 속에서 연기 활동을 지속했고, 지원도 없어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어떻게든 내 꿈을 이루고자 했다. 진선이는 부족한 게 많지만 그럼에도 부모님이 저지른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서 정의를 실현하려는 인물이다.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은 캐릭터지만 비겁하지 않으려는 모습만큼은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다.

박소진

그에 비해 내가 연기한 산드라는 아예 고민 없이 사는 것 같지 않은가?(웃음) 사실 산드라에 대해 생략된 내용이 많다. 그녀는 이혼도 했고, 이것저것 여러 일을 하다가 세상에 상처를 느껴서 고향인 헤이리로 내려온 것이다.

그래서 '마녀 카페'라는 컨셉으로 장사를 하며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는 인물이다. 극 중 민지가 연기하는 현아가 차가 없고, 애인이 없다며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산드라는 로직에 매직 같은 것을 찾으려는 등 비현실적인 것에 집착하고 있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것을 채우려는 사람처럼 보이는데, 어쩌면 그것을 통해 내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만나고 싶어 하는 그녀의 마음을 대변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민지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세 사람의 용기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자신의 현실 속에 가려진 틀을 걷어내고 다시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에 초점을 둔 것 같고 그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일 것이다.

-공민정 배우님은 이번 영화에서 맏언니 같은 캐릭터이자 영화의 중요한 연결고리 같은 역할을 맡았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인상 깊은 연기는 황당하면서도 웃긴 장면을 가장 진지하게 연기했다는 점이다. 산드라의 꿈 내용을 '세일러문?' 인가하는 방식으로 대하고, 시종일관 심각하게 미간을 찌푸리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웃긴 역할이지만 이전 작품인 <82년생 김지영>, <이장>에서 보여준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 역할 역시 의미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민지

그러고 보니 언니가 진지하게 웃기는 사람인 것 같다.(웃음)

박소진

맞다. 특유의 시니컬함으로 웃겨주는 사람? (다들 웃음)

공민정

진지해야 웃기는 상황이 있지 않은가? 나는 코미디의 기본은 리얼리티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맡은 캐릭터들이 현실감이 있다고 생각해서 진지하게 다가서려 하지만 그 안에는 작품의 활기를 불어넣어 줄 리듬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부분에 연기 포인트를 줬다. 사실 연기는 어떤 작업을 하든 다 비슷했다. 그래도 스크린 속의 나는 귀엽지 않았나?(웃음)

-이민지 배우님은 이 영화에서 가장 즐겁게 연기한 배우 같았다. 좀비에게 호신술을 시전하고 액션을 하는 장면을 꽤 즐겁게 연기하신 것 같았다. 액션 연기에 꼬물이와의 멜로 분위기도 인상적이어서 잠시나마 <응답하라 1988>의 만옥이가 연상되었다.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려 했나?

이민지

공민정 배우가 출연한 영화 <82년생 김지영>, <이장>은 리얼인데 우리 영화는 그런 리얼상황과 <다찌마와 리> 사이에 오가는 영화라 생각하며 연기에 대해 고민했다. 그렇다고 너무 일부러 웃기려는 영화라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B급과 코미적인 것을 좋아한다. 이번 영화는 B급 감성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 사이의 간극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공민정

그런데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리얼이다. 그래서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셋이 많이 의논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박소진 배우님의 산드라 캐릭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엉뚱한 데다가 극 중 분위기에 활력을 넣어주는 캐릭터였다. 배우님이 생각하신 연기 포인트와 재미있었던 순간을 떠올려 본다면?

박소진

감독님이 연기 포인트를 집어주지 않으셨다.(웃음) 그래서 연기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았다. 특히 나의 4차원 적인 모습을 비롯해서 좀비가 되었을 때의 모습까지 떠올려 본다면 감독님이 생각하신 것 과 내 모습이 너무 달라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유튜버 역할까지 하는데 없는 유행어까지 만들며 연기해야 하니 참 힘들었다. 좀비가 되었을 때의 모습을 보니 더 '관종'처럼 보였다.(웃음)

이민지

아무래도 언니가 연기해야 했던 캐릭터가 좀 그랬다. 극 중 대사가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두둥탁!"

같은 소리를 내야 하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웃음)

-공민정 배우님은 신 스틸러 배우로 대중에게 잘 알려졌다. 과거 인터뷰에서 좋은 동료들이 생겼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사람을 좋아한다는 점이 느껴졌으며, <82년생 김지영> 코멘터리에서도 정유미, 공유 배우님이 좋은 동료이자 가족 같은 존재로 언급하기까지 했다. 배우님에게 있어 함께 연기하는 동료들이란 어떤 존재인가?

공민정

나는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 모두 동료라 생각한다. 그래서 함께 작업할 때마다 재미있게 찍으려 하고 그냥 친구라고 생각하며 그들과 작업을 해왔다. 이상하게 내가 한 작품들마다 나와 너무 잘 맞는 좋은 사람들이 함께해 줘서 참 좋을 따름이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 모두 다 같이 빛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민지 배우님은 <응답하라 1988> 이후 바쁜 일정이 소화하고 있으며, 독립영화를 벗어나 이제는 메이저 영화에도 출연 중이다. 영화 <1승>과 <공조 2>에 출연했는데 소감은 어떠신가?

연기와 환경은 그대로이며 예산만 늘어난 상태다. 다행히 독립영화 현장에서 배웠던 것들이 지금의 메이저로 올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되었다고 본다. <1승>을 촬영하면서 송강호 선배를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1승> 역시 여성들이 주체가 된 영화이며, 그 인원 중 한 명으로 합류해서 너무 좋았다. 드라마틱 하면서도 코믹적인 요소도 많아서 참 좋은 작품이다. <공조 2> 역시 특별출연이었지만, 참 좋았다.

어떻게 보면 독립영화에서 상업영화로 넘어온 거라 영화에서 보던 분들을 직접 뵙게 되어서 소원성취한 느낌이다.(웃음) 대선배들과 함께해서 영광일 따름이며 배우는 과정이라고 본다.

-박소진 배우님은 배우 일을 하면서 영화 촬영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시다. 독립영화 <제비>를 비롯해 <12월의 봄>까지 연달아 촬영했다. 연기의 정석을 차근차근 배워 나가며 좋은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소감은 어떠신지?

박소진

<제비>는 내가 처음으로 연기한 작품이며, <12월의 봄>은 이번 달에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좋은 선배들과 함께 하는 것은 선물 같았고, 큰 배움의 시간이었다. 현장의 경험 역시 말할 것도 없었다. 계속 연기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에 영화 촬영을 하면서 손숙 선배님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나 역시 선배님처럼 꾸준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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