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전원주택】차경 대신 조경을 선택한 중정中庭 주택
건축주 박병곤·김학유 부부가 예전에 손수 지은 작은 황토집을 헐고 가족 구성원에 맞춰 새로 지은 횡성 주택. 외벽에 현무암과 알루미늄 강판으로 포인트를 주어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대지의 여건을 고려해 주택을 ‘H’형태로 배치함으로써 앞뒤에 중정을 만들고, 각 실을 좌우에 선이 굵게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글 이상현 기자 | 사진 ㈜일공일룹
DATA
위치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본채 - 경량 목구조,
부속채 -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152.00㎡(348.48평)
건축면적 198.59㎡(60.07평)
건폐율 17.23%
연면적 267.59㎡(80.94평) ※ 시공 면적 기준
1층 130.41㎡(39.44평)
2층 69.00㎡(20.87평)
주차장 68.18㎡(20.62평)
용적률 17.30%(주차장 제외)
설계기간 2017년 4월~7월
공사기간 2017년 8월~12월
건축비용 4억 8천만 원(3.3㎡당 59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아스팔트 슁글
벽 - 현무암 판재, 알루미늄 강판(0.7T)
데크 - 현무암 판재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G하우시스, 신한벽지)
벽 - 실크벽지(LG하우시스, 신한벽지),
타일(수영세라믹)
바닥 - 강마루(이건마루)
계단
디딤판 - 애쉬 원목판
난간 - 단조(현대강도어)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크나우프)
외벽 - 비드법 보온판 50T(EPS코리아)
내벽 -글라스울 R24(크나우프)
창호 케멀링 독일식 3중 시스템 창호(엔썸)
현관문 LSFD 고져스라인 단열도어(성우스타게이트)
조명 LED(모던라이팅)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계림바스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나비엔)
설계 도시와집 건축사사무소
시공 ㈜일공일룹 02-6462-0904 www.101roof.com
강원도 횡성은 건축주 부부의 고향이다. 특히 남편 박병곤 씨는 횡성읍 반곡리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 장성해서 시내로 나가 슈퍼를 운영하다 20여 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양계업을 시작했다. 주택을 새로 짓기 전까지 양계장 옆에 손수 지은 아담한 황토집에서 부부와 세 자녀 이렇게 다섯 식구가 살았는데,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제 손으로 지은 황토집이기에 애착이 갔지만, 형편이 넉넉할 때 지은 집이 아니라서 공간이 너무 작았습니다. 무엇보다 욕실이 1개뿐이라 아침이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했어요. 아이들도 모두 자란 데다 형편도 전과 비교해 좀 나아지다 보니 이제야 우리 가족만의 집다운 집을 지은 거예요.”
횡성 주택이 자리한 곳은 양계장과 비닐하우스, 논밭 등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농촌이다. 남쪽에서 대지를 바라보면 북서쪽으로 멀리 중앙고속도로가 비켜 지나고, 서남쪽으로 호암산 줄기가 치마폭처럼 펼쳐져 있으며, 동남쪽으로 4m 마을 길이 있다.
시야가 열린 북동쪽으로 주택의 좌향을 잡았는데, 문제는 북쪽 50m 전방에 있는 건축주의 양계장이 시야를 가린다는 것이었다. 조망을 확보하고자 집터를 0.8m 성토盛土했지만, 그래도 시야를 완전하게 확보할 수는 없었다. 설계 및 시공사에서 대안으로 찾아낸 것이 원경을 끌어들이는 차경借景 대신 중정中庭을 활용한 조경造景을 택했다. 주택을 ‘H’형태로 배치해 각 실에서 앞뒤에 있는 중정을 내다보도록 계획한 것이다. 중정을 전면인 동북향으로는 거실과 주방/식당 사이에, 후면인 남서향으로는 안방과 게스트룸 사이에 뒀다. 겨울의 문턱에 건물을 준공했기에 중정의 조경공사는 봄으로 미뤄놓은 상태다.
남동쪽에 있는 현관에 들어서 중문을 열면 중정을 통해 만들어진 긴 복도와 마주한다. 이를 기준으로 전면 좌측에는 거실이, 우측에는 주방/식당이 배치돼 있다. 그리고 후면 좌·우측에 게스트룸과 안방이 자리한다. 거실에서는 설계한 의도대로 시선이 자연스럽게 중정으로 향한다. 이는 주방/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정을 중심으로 모든 공간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드레스룸과 욕실을 둔 안방과 연결된 후면의 중정은 부부가 인접한 뒷산을 바라보며 오붓하게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중정은 게스트룸 사이에 공용 화장실이 있어 프라이빗 공간으로 손색이 없으며, 뒷산 조망뿐만 아니라 남서향이라 자연광도 풍부하다.
2층은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2개의 자녀 방을 분리 배치했다. 특징은 1층과 마찬가지로 실별로 욕실을 계획했다는 점이다. 건축주는 새 집을 짓고부터 가족 간 욕실 쟁탈전이 사라졌다고 한다.
“서른 살 첫째 아들부터 초등학생인 막둥이까지 가족 모두 다 좋아해요. 아내는 한겨울에 욕실을 맘껏 쓰고 집 안이 훈훈한데도 난방비가 적게 든다며 좋아하고요. 저는 제가 바라던 튼튼한 구조에다 세련된 형태의 집을 지었으니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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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자녀들은 중정과 욕실에 만족감을 느끼고, 남편은 튼튼하고 모던한 주택에 자긍심을 갖는다. 하루빨리 봄이 와서 중정에 나무를 심고 싶다는 건축주의 목소리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마치 가족의 행복까지 전하는 듯했다. 가족만을 위한 맞춤형 주택, 그 안에서는 가족 간의 교류가 활발하기에 자연 따듯한 정이 흐르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