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로스쿨 교수들 '이재용 무죄 의견서' 제출

이범준 사법전문기자 입력 2021. 3. 1. 16:02 수정 2021. 3. 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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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1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있은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과정에 서울대 등의 유명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들이 무죄를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의견서 작성에는 보수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보수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로스쿨 교수 의견서(경향신문 2월3일자 11면 보도) 는 주로 거액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민사법정에 제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 A명예교수와 B교수, 성균관대 로스쿨 C교수 등이 이 부회장 사건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B교수와 C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A명예교수는 해외에도 알려진 한국 형법학계 대표 석학이다.

A명예교수와 B교수는 각각 2017년 항소심(고등법원)과 2018년 상고심(대법원)에 법원이 박씨와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를 단순뇌물죄의 공동정범으로 파악해 최씨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 부회장을 처벌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이 사건 1심이 뇌물공여 혐의로 이 부회장을 유죄로 판단한 데 대응한 것이다. 하지만 고법과 대법원 모두 1심과 같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은 A명예교수의 의견서를 항소심에 제출하면서 “의견서 내용이 학계 등에서 공론화되어 활발한 학문적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데 어떻게 학문적 토론이 되느냐”며 재판부에 “변호인의 주장과 동일한 내용을 담은 의견서”라고 반박했다.

C교수는 1심에서 유죄, 항소심에서 무죄로 결론이 갈린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관해 상고심에 의견서를 냈다. 이 부분이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면서 1심에서 징역 5년이던 이 부회장 양형이 2년6개월로 줄고 집행유예가 됐다. C교수는 의견서에서 “외화를 최씨 등에게 무조건적이고 종국적으로 송금, 이전하였고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은) 외화의 관리·처분권을 갖지 않게 되었으므로 국외 도피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대법원은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 항소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 판결 이유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번 의견서 작성에 보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C교수는 “의견서 등에서 받은 연구비 전액에 개인 돈을 합쳐 학생들 장학금으로 모두 기부했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 당사자들은 뭐라도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만 수천만원에 이르는 의견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범준 사법전문기자 seirot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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