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등판날마다 갓바위 올랐던 아버지..원태인 "요즘, 아버지가 행복하대요"

대구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4. 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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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삼성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원태인(21)은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투수다.

지난 18일 롯데전에서는 대기록도 세웠다. 13일 한화전에 이어 2경기 연속 10삼진을 잡으면서 2014년 양현종 이후 7년만에 이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 우완 토종 투수 중에서는 1993년 김상엽 이후 28년만에 이 기록이 나왔다. 3경기에서 2승1패를 거둔 원태인의 평균자책은 1.00이다. 이 부문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원태인은 최근 자신의 활약으로 아버지를 기쁘게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했다.

원태인의 아버지는 실업야구에서 활약한 원민구 전 경복중 야구부 감독이다. 원민구 전 감독은 실업야구에서 뛰던 1984년과 1985년 삼성에 1차 지명됐다. 2년 연속 1차 지명을 받은 원 전 감독은 삼성에 입단하지 않았다. 대신 아들인 원태인이 2019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아 아버지의 바람을 이뤘다.

원 전 감독은 아들이 등판하는 날마다 대구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그의 선전을 빌었다. 원태인은 “항상 등판 전날 올라가셨다”며 “내가 못 할때는 부담이 될 때도 있었는데 아버지가 해주시는만큼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원태인은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 때문에 아버지에게 고마움을 표하지 못했다. 그는 “꼭 한번 말씀드리고 싶었다. 내가 만약 나같은 아들을 둔 아버지면 못했을 것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못다한 말을 전했다.

아버지의 정성은 갓바위 기도에 그치지 않았다. 아들의 경기는 무조건 ‘직관’을 하러 만사 제치고 달려오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버지의 개인적인 일이 생겨서 경기를 보러 직접 오지는 못한다는게 원태인의 설명이다. 원태인은 “최근 아버지가 유소년 클럽 야구를 창단하셔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간과 내가 경기하는 시간이 겹친다”며 “원래는 다 던지고 보러오신다고 했는데 소홀하시더라. 집에서 티비로 대신 보신다”며 내심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직접 보러오지는 못해도 아버지는 아들의 활약을 보면서 흐뭇해한다. 원태인은 “아버지가 ‘요즘 많이 좋아졌더라. 행복하다. 고맙다’고 하셨다”며 “전문가 입장에서도 좋아지고, 나빠지는게 보이는 것 같다. 요즘에 열심히 하는것 같다고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아버지를 흐뭇하게 할 피칭을 이어가고 싶다. 그는 “승수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는게 첫번째”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시즌에도 전반기 활약은 13경기 5승2패 평균자책 3.56으로 좋았지만 후반기에는 14경기 1승8패 평균자책 6.15로 부진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승리는 운에 맡긴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한다는 생각으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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