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쾅쾅쾅’ “계세요?” ‘쾅쾅’ 문을 두드려도 안에는 아무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장슬찬 소방관이 본 열화상 카메라 화면에는 유독 이 방의 온도만 4도 높게 측정됐습니다. 슬찬씨가 창문을 깨고 들어가니 방 안엔 번개탄 세 개가 피워져 있었고 슬찬씨는 호흡이 멎기 직전의 A씨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열화상 카메라 덕분에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거죠.
굿 굿즈(Good Goods)
캄캄한 화재 현장 속 소방관의 눈이 되어준 것

경기 부천소방서에 한 통에 신고 전화가 왔습니다.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이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원룸텔 곳곳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불길도 없고 화재 흔적도 없었죠.
그때 눈에 들어온 열화상 카메라의 화면. 한 방의 문만 다른 곳보다 4도 높았던 것입니다.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자 슬찬씨는 창문을 깨고 문을 열었습니다. 창문 틈을 막고 있던 테이프가 ‘쩍’ 소리를 내며 뜯어졌고 방 안엔 번개탄 세 개가 피워져 있었습니다.

슬찬씨는 호흡이 멎기 직전인 A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고 A씨는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열화상 카메라 덕분에 죽어가던 생명을 발견하고 살릴 수 있었던 거죠.

이 열화상 카메라는 한경승 소방관이 실제 화재 진압 현장에서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경승씨와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세 명은 함께 팀을 이뤄 삼성의 사회공헌 공모전에 나갔고 이 아이디어가 채택되면서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 열화상 카메라는 크고 무거워 소방대원들이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구조할 때 방해가 되지 않게 최대한 가벼우면서도 양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했죠.

경승씨와 대학생 세 명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열화상 카메라는 기존 열화상 카메라보다 무게는 반으로 줄이고, 가격도 무려 2000만 원이나 절감했습니다. 버튼도 전원, 메뉴 단 두 개뿐이라 조작도 간편합니다.

열화상 카메라는 구조대당 평균 한 대 보급됐지만 이 ‘이그니스 비전’ 열화상 카메라가 개발되면서 총 2000대(2017년 기준)가 추가 제작돼 전국 소방서에 순차적으로 보급됐습니다.

2019년에는 베트남 소방청에 300대의 ‘이그니스’가 기증되기도 했죠. 이 열화상 카메라를 실제 사용한 소방관들은 연기에 가려 놓칠 뻔한 사람들을 구하고 정확한 불씨 지점을 찾아 깔끔하게 잔불 처리를 할 수 있었다며 감사와 응원을 담은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물건이 세상을 보다 따뜻하게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Good Goods’를 알고 계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다음에도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물건을 소개해드릴게요.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