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로 4일 근무".. 게임업계 이번엔 복지전쟁

오로라 기자 2021. 4. 2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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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월 2회 '노는 금요일'
넥슨은 육아휴직 2년으로 확대
펄어비스, 사내 마사지 서비스
인재 확보를 위한 복지 경쟁에 돌입한 게임 업계 풍경들. 카카오게임즈 판교 사옥에 금요일에 회사 전체가 쉬는 '놀금'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모습. /카카오게임즈

지난 14일 게임사 엔씨소프트 신입 사원 80여 명의 자택으로 회사 로고와 ‘축 백일’ 글귀가 새겨진 케이크가 배송됐다. 이날은 지난 1월 입사한 신입 사원들이 근무를 시작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회사가 나서 직원들의 입사 100일까지 챙기는 건 이번이 처음. 케이크를 받은 직원들은 엔씨소프트가 새로 도입한 ‘초임 연봉 상한 폐지’라는 파격적인 연봉 정책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기수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업계 연봉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인재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세심한 시도들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신입 사원에게 보낸 입사 100일 기념 케이크. /엔씨소프트

넥슨은 지난달 육아휴직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출산휴가를 사용할 때 급여를 100% 보전해주는 기간도 60일에서 90일로 확대했다. 최근 여섯 번째 사내 어린이집도 개원했다. 3년마다 특별휴가와 휴가비도 지급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업계 통상 개발자들은 2~3년이면 이직을 하는데, 가정이 있는 개발자들은 이런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좀 더 오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올 초 연봉 인상 열풍이 몰아쳤던 게임 업계에서 인재 지키기 2라운드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복지 경쟁’이다. 복지 정책이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경쟁사에 곧바로 개발자를 뺏길 수 있어, 업체마다 ‘복지 키 맞추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젊은 사원들은 워라밸(일과 휴식의 균형)에 관심이 많고 자기 개발이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복지를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펄어비스 사내에서 한 직원이 전문 안마사의 마사지를 받는 모습. /펄어비스

◇게임 업계는 지금 복지 경쟁 중

예전 게임 업계는 크런치 모드(게임 개발 막바지에 밤을 새우며 작업하는 상황)로 악명 높았다. 하지만 요즘 업계에선 “게임 업체들이 워라밸 선진 기업들로 속속 바뀌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중 가장 화끈한 곳은 카카오게임즈다. 지난 16일 카카오게임즈는 금요일에는 회사 전원이 출근을 하지 않는 ‘놀금(노는 금요일)’ 제도를 기존 월 1회에서 월 2회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월 평균으로 따지면 주 4.5일을 근무하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직원들이 휴식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캠핑카나 제주도 별장을 무료로 지원해주는 혜택까지 제공한다.

건강을 지원하는 이색 복지책도 눈에 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지난 1일부터 전문 상담사들이 심리 상담을 해주는 ‘상담포유’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인 관계, 불면증, 가정문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만날 수 있다. 펄어비스는 전문 안마사들을 대동한 사내 마사지 서비스를 도입했고 자녀 한명당 50만원의 양육비를 연봉과 별도로 지급하는 제도도 있다. 회사 근처에 살면 거주비도 준다.

◇연봉·복지 전쟁…인건비 폭발 우려도

임금 인상에 복지 경쟁까지 불붙으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게임 업계에서는 “임금을 대폭 인상한 데 이어 복지 지출까지 커지면서 게임 업체들의 인건비 지출 규모는 지난해 대비 20~3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 3월 직원들에게 인당 800만원의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보다 올 1분기에만 인건비로 400억원을 더 쓴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작년 게임 업체들이 호성적을 낸 데에는 코로나로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면서 “향후 실적이 하향세를 나타내면 지금의 임금 인상과 복지 경쟁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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