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 여객기 비상착륙 후 체포..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
지난해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 조직·홍보에 주요 역할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벨라루스 당국이 23일(현지시간)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해 폭발물 신고를 가장해 외국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켰다.
전투기까지 동원해가며 여객기를 비상착륙시킨 벨라루스 보안기관의 행동에 국제사회의 규탄이 빗발치고 있다.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는 라이언에어 여객기에 타고 있던 로만 프라타세비치(26)는 이날 비행기가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한 뒤 체포됐다.
프라타세비치는 지난해 텔레그램에 기반을 둔 야권 성향 '넥스타 라이브' 채널을 만들고 편집장을 지낸 인물이다. 구독자가 200만명 가까이 되는 넥스타라이브는 반정부 야권 채널로, 지난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저항 운동을 기획하고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시 벨라루스 경찰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는 과정이 이 채널에 올라왔고, 외국의 매체들은 이를 앞다투어 사용하면서 외국 기자들의 입국을 막으려 애썼던 벨라루스 당국에 당혹감을 안겼다.
프라타세비치는 지난해 11월 벨라루스 당국이 규정한 테러리스트 명단을 트위터 계정에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프라타세비치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반정부 폭동을 선동한 혐의를 비롯해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회적 증오를 부추긴 혐의로 기소됐다.
프라타세비치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불합리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2019년 벨라루스를 떠나 폴란드로 향했다. 자신의 부모도 당국의 감시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부모도 폴란드로 이주시켰다. 이후 그는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노브스카야가 망명해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로 갔다.
현재는 텔레그램의 벨라루스 정치 매체 '브레인의 벨라루스'(Belarus of the Brain)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 채널은 약 2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23일 체포 당시 그는 그리스에서 빌뉴스로 향하던 중이었다.
여객기에 함께 타고 있던 한 탑승객은 프라타세비치가 민스크 공항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손에 머리를 묻은 채 떨면서 "난 사형 선고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사태가 명백한 항공기 납치이자 테러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EU는 24일 열리는 EU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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