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카카오톡이 바꾼 우리 삶
카카오톡이 어느덧 론칭 10주년을 맞았다. 2010년 3월 18일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은 이듬해 3천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모으고, 론칭 후 지금까지 쭉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전체의 90% 이상을 점유해 온 ‘국민 메신저’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10년 동안 카카오톡은 세상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 왔으며, 앞으로도 또 더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부터는 카카오톡이 걸어온 지난 10년 동안의 역사를 돌아보며, 이들이 바꾼 우리의 생활상과 앞으로 바뀔 것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문자 메시지 시대의 종막
피처폰 시절의 이동통신 이용자들은 문자 메시지를 전송할 때마다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아이폰3GS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에 앱스토어에 론칭한 카카오톡은 처음 ‘공짜 메시지 앱’으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후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들이, 그리고 PC 기반 메신저 운영사들도 자사의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겨온 앱을 내놓았으나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톡을 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카카오톡이 퍼지면서 사람들은 비용이 소요되는 문자 메시지 대신 카카오톡 메시지의 이용도가 급격히 늘어났고, SMS와 LMS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생겨나면서 이동통신사들도 문자 메시지에 부과되는 요금을 사실상 폐지하는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보급률 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우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최신 기술에 취약한 고연령자들에게는 어렵기만 한 디바이스다. 당연히 시장 초기 스마트폰의 보급은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고연령자들은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처폰을 선호했다. 이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 카카오톡이었다. 사람들의 카카오톡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카카오톡을 탑재한 피처폰이 나오기도 했으며, 피처폰의 UX를 가진 스마트폰이 고연령자를 겨냥해 출시되기도 했다. 고연령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이 피처폰보다 편리해서도, 스마트폰의 다양한 앱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고연령자들에게는 오직 ‘카카오톡이 되는 폰’이 필요했을 뿐이다. 카카오톡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급속도로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판매를 견인한 사실상 유일한 앱이라고 할 수 있다.
1:1이 아닌 다자간 대화를 모바일로
문자 메시지와는 다른 카카오톡만의 또 하나의 특장점은 ‘그룹채팅’이었다. 론칭 당시부터 카카오톡이 내세웠던 동시 다자대화 기능인 그룹채팅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바꿔놓았다. 카카오톡의 1:1 대화 기능이 문자 메시지를 대체했다면, ‘단톡방’은 온라인 채팅 서비스의 이용자들을 흡수하는 형태로 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들을 모은 채팅방을 만들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으며, 지금 우리들의 카카오톡 계정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복수의 사람들이 참여한 여러 개의 카톡방을 개설해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2015년 9월에는 지인들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관심사를 두고 다양한 이들이 익명으로 참여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오픈채팅 기능이 도입되면서, 친목을 넘어 관심사 커뮤니티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의 활발한 공유
지금 스마트폰이 카메라의 성능을 강조하는 이유, 이동통신사가 네트워크 속도 경쟁에 본격적으로 열을 올린 이유는 사람들의 사진과 동영상의 촬영 그리고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공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영상들을 다른 주고받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행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공간은 카카오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 1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톡으로 전송되는 메시지는 1초마다 1만 1,574건에 달하며, 이 중의 상당수가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 사진 혹은 동영상을 담은 멀티미디어 메시지로 전송되고 있다.
이통사와의 갈등 화두였던 보이스톡
스마트폰의 시대가 오면서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화두가 떠올랐다. ‘전화 통화’라는 휴대폰 본연의 기능을 이동통신사가 아닌 다른 이들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화두였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통화를 뜻하는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를 카카오톡이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이동통신사는 극렬히 반발했다. 이미 이통사들은 카카오톡으로 인해 문자 메시지를 통한 수익 감소를 경험했으며, 카카오톡의 VoIP인 ‘보이스톡’이 시작되면 음성 통화 요금도 감소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논란 끝에 보이스톡은 2014년 7월 카카오톡 2.0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되기 시작했다.
국민 캐릭터 탄생, 카카오프렌즈의 성공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우리가 찾아볼 수 있는 캐릭터 IP가 있다. 바로 ‘카카오프렌즈’다. 2012년 NHN 마케팅센터 이사 출신의 조항수 전 대표가 합류하면서 카카오톡 고유의 캐릭터 IP를 개발하는 작업이 착수됐다. 빠르게 개발된 카카오톡의 캐릭터들은 2012년 11월 공개됐으며, 무료 이모티콘으로 사용되면서 이용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카카오프렌즈는 현재 캐릭터 사업을 위해 카카오가 하나의 회사를 별도로 분사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그리고 실제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사업이 돼 있다. ‘뽀로로’의 아성을 집어삼킨 카카오프렌즈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 IP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기를 주도
초창기 카카오톡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모델’이었다.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했으며 이들이 긴 시간 이용하는 앱으로도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에게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모델이 아직 카카오톡에는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긴 시간 수익모델 없이 운영되던 카카오톡은 2012년, 본격적으로 수익화 카드를 꺼내들게 된다. 모바일 게임에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기능을 제공해 이용자 확보를 보다 쉽게 만들어 주고, 대신 게임에서 발생된 수익의 일부를 수취하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수익모델로 내세운 것이다.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은 초창기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하나의 ‘보증수표’로 작용했으며, 이를 통해 모바일 게임 산업 전반의 파이를 확대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간편결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다
2014년 9월, 카카오톡은 새로운 방향의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LG CNS와 손을 잡고 ‘카카오페이’라는 이름의 간편결제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각종 플러그인을 설치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상품 결제의 과정을 비밀번호만 입력해서 간편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카카오페이는 획기적인 서비스로 꼽혔다. 카카오페이가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는 모바일 카드 사용이 2011년에는 하루 평균 1천 건 안팎, 2012년에는 3,600건에 지나지 않았다. 이것이 카카오페이를 시작으로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어 다양한 서비스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예전에는 꿈조차 꾸기 힘들었던 ‘간편결제 서비스’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 더 편리한 금융 서비스의 시대
정부의 핀테크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카카오페이가 나올 수 있었다. 카카오페이 론칭 이듬해인 2015년 6월에는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발표’를 통해 본격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작업에 착수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통해 이미 금융 분야에서의 노하우를 축적한 카카오가 여기에 뛰어들게 된다. 2015년 11월 예비인가를 거쳐 2016년에는 한국카카오 주식회사가 설립됐으며, 2017년 4월 카카오뱅크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영업인가를 받게 된다. 동년 7월 마침내 영업을 개시한 카카오뱅크는 금융시장에 돌풍을 일으켰으며, 정체돼 있던 시중은행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돌아보고 이용자 편익증대를 위한 움직임을 취하는 데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게 된다. 모바일 뱅킹이, 온라인 금융 서비스가 예전보다 더 편리해 진 데에 상당부분은 카카오뱅크가 기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카카오톡 제2막, AI와 함께
스마트폰의 시대와 함께 찾아와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은 카카오톡이 어느덧 10돌을 맞았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지금까지의 10년을 카카오톡의 ‘시즌1’으로 상정하고, 앞으로의 10년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새로운 시즌’으로 만들 것이라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인공지능, 블록체인, 데이터 등을 상정해, 앞으로의 10년을 새로운 도약의 시기로 삼고자 하고 있다. 10돌을 맞아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하는 카카오톡의 ‘시즌2’는 과연 지금까지의 10년과 얼마나 다를지, 얼마나 우리들의 생활을 더 바꿔놓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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