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부실급식 공론화에도 상황 더 나빠져"

이지안 2021. 5. 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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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김치, 두부 한 조각.

지난달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올라왔던 식판 사진 중 하나다.

국방부가 긴급 현장점검에 착수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육대전을 통해 병사들의 '부실 급식' 제보 사진은 계속 나오고 있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군부대 부실급식 논란과 관련해 "(장병급식의) 아웃소싱(외주)을 통해 군에서 (부실급식 문제가) 더 이상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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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운영자 김주원씨
폭로 사진 이어져 여론 들끓은 후
'취사병 복무여건 악화' 제보 많아
'1명당 최대 100명 배식' 근본문제
MZ세대 폐쇄적 軍문화 부당 인식
'조율役' 위한 시민단체 전환 추진
서욱 "아웃소싱 적극 검토" 밝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제보된 군 부실급식. 육대전 제공
밥과 김치, 두부 한 조각.

지난달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올라왔던 식판 사진 중 하나다. 국방부가 휴가 복귀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자가격리 중인 병사에게 부실한 식사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다. 국방부가 긴급 현장점검에 착수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육대전을 통해 병사들의 ‘부실 급식’ 제보 사진은 계속 나오고 있다.

연이은 폭로가 나온 뒤 부대 내 여건은 나아졌을까. 육대전 운영자인 김주원(27)씨는 3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제보가 많다”며 고개를 저었다. 국방부에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한 뒤 ‘높으신 분’들이 부대를 자주 찾고 주문도 많아지면서 오히려 취사병들의 부담만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침식사는 부실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아 취사병들한테 햄이나 계란을 굽도록 하는 등 ‘추가반찬’을 만들라고 한다”며 ”(취사병들로선) 안 그래도 복무여건이 힘든데 더 힘들어졌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육대전에 들어오는 제보 중 30% 정도가 취사병 관련이다. 김씨는 부실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취사병이 급식을 책임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취사병 1명이 장병 50명의 식사를 책임졌는데 지금은 1명당 75∼100명의 식사를 책임진다”며 “병사에게만 배식을 맡겨 놓고 간부 등은 확인하지 않아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군은 조리전문 부사관이 따로 있지만, 육군에는 규모가 큰 대대급에나 전문 부사관이 있다”며 “작은 부대에도 부사관을 투입하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의료권 보장 문제와 관련한 제보도 많다고 한다. 대부분 민간병원 치료를 원하는 병사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다. 김씨는 “군에선 군의관 판단을 거쳐 민간병원으로 외진을 가는데 부대 내 여건이나 일정 등을 이유로 치료가 미뤄지는 사례가 많다”고 꼬집었다.

대부분 제보가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군의 조직문화와 무관치 않다. 과거에는 당연시하던 문화가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장병들에겐 부조리하고 개선돼야 할 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예전에는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조차 ‘나 때는 더 심했다’는 식으로 넘어갔는데, 이제는 달라졌다”며 “부당한 조치에 ‘할말은 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20일 ‘육군훈련소 대신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부실급식 사진. ‘육군훈련소 대신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김씨는 육군훈련소 전역 뒤 SNS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가 많이 만들어지자 2016년 육대전 페이지를 만들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고 그저 군과 관련된 소통 창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여겨서다. 하지만 제보가 쏟아지면서 어느새 16만명이나 보는 페이지로 성장했다. 김씨는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고, 공론화됐을 때 후폭풍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육대전의 역할이 주목을 받으면서 시민단체 전환도 추진 중이다.

김씨는 “제보들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공론화하고 군과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군부대 부실급식 논란과 관련해 “(장병급식의) 아웃소싱(외주)을 통해 군에서 (부실급식 문제가) 더 이상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안·권구성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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