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에서 시작해 250만명이 열광하는 어엿한 회사로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창업자 인터뷰
16년 전 지인 도우려 시작한 직거래 게시판
250만 가입자 거느린 대표 사이트로 성장
“리스크 없는 직거래 문화 정립이 목표”
출처: jobsN
강인걸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창업자(왼쪽)와 유광연 대표.

“월세살이 하다 드디어 내 집을 마련했습니다.(중략) 집을 사고 난 후에는 매일 같이 들어오던 이곳을 들어올 일이 없어져 버렸네요. 앞으로 저처럼 많은 분들이 피터팬을 졸업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이하 피터팬) 네이버 카페에는 이런류의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피터팬은 2002년 2월 다음(Daum) 카페에서 시작한 국내 첫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로, 부동산 중개 커뮤니티의 원조다. 피터팬 네이버 카페 회원 수는 255만 명. 하루 평균 10만 명이 이곳에 들어와 직거래 매물을 내놓거나 검색한다. 부동산 중개인 도움 없이 매물을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적게는 몇십만 원에서 많게는 몇백만 원에 달하는 ‘복비’가 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jobsN이 피터팬을 만든 강인걸(47) 창업자와 유광연(36) 피터팬 대표이사를 만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인터넷 카페 열풍 속에서 시작한 피터팬의 탄생기에서부터 모바일 시대 달라진 세상을 대하는 방법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출처: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제공
카페 로고

-피터팬을 만들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강) “출발은 2002년에 만든 ‘혼자 사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다음 카페였어요. 말 그대로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친목 도모를 하려고 만들었죠. 오프라인 모임 때 한 친구가 이사를 가야 하는데 방이 잘 안 나간다며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봤어요. 당시 저는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을 때였고요. 집에 돌아와 게시판을 만들어 매물을 올렸는데 첫 거래가 이뤄졌어요. 처음에 게시판 한 개로 시작했다가 반응이 좋아서 서울, 대구, 부산 등 지역별로 세분화해 게시판을 늘렸어요."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언제 취득하셨나요.


(강) “대학 졸업하고 나서 바로 땄어요.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자격증을 얻고 서초동 한 부동산에 취직했어요. 당시만 해도 자전거를 타고 손님들에게 매물을 소개하러 다녔어요. 일이 재미있었어요. 6개월 정도 일하다가 나와서 개인적으로 부동산을 차렸죠.”


-일찌감치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나요.


(강) “1990년대 TV를 틀면 부동산 얘기만 나왔어요. 원래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머니께서 부동산을 하고 계신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투자 가치가 없어 보이는 물건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좋은 매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어요. 지금도 기억에 남는 계약 건이 있어요. 당시 300억원에 육박하는 경기도 스포츠센터 매매를 중개해서 수십억원 대 수수료를 받았죠.” 

낮에는 부동산을 운영하고 밤 시간은 카페지기 활동에 모두 할애했다. ‘이것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고 누가 시킨 일도 아니었는데 새벽 두 세시까지 게시판을 관리하다 잠드는 날이 허다했다.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 쉽지 않았다.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니 책임감도 커졌다.


-부동산을 하면서 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강) “부동산은 10년 정도 하다가 접었어요. 제가 중개업을 하면서 직거래 사이트를 하는 것이 모양새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원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요. 당시 카페는 수익모델이 없었는데 벌어놓은 돈도 좀 있어서 일단 카페에만 전력하기로 했어요.”


-수익구조가 궁금합니다.


(유) “월 매출은 2억원 수준입니다. 한 달에 3만 5000건의 매물이 올라오는데 실제 거래되는 건수는 개인 정보라 집계 자체가 어려워요. 피터팬과 제휴를 맺은 부동산으로부터 받는 광고수익 등이 주수익원입니다. 직거래를 생각하고 들어왔지만 중개 서비스를 원하는 이용자도 있기 때문에 일부 부동산과도 제휴를 맺고 있거든요. 수익을 위해 16년간 쌓은 고객 경험을 헤치고 싶지 않아요. 당장은 수익보다 직거래 문화 정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수많은 부동산 거래 플랫폼들 속에서 살아남은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유) “피터팬이 등장하면서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어요. 한때 카페 수가 3000여 개까지 달했죠. 직거래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한 사이트들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피터팬과 일부 몇 곳만 남았습니다. 살아남은 비결은 다른 곳들이 수익을 위해 사이트에 광고를 갖다 붙일 때 피터팬은 광고 없이 직거래 사이트 기능만 제공하면서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도 별다른 광고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한 달에 100만 명 정도 인원이 네이버에서 피터팬을 검색해 우리 사이트를 찾고 있어요.” 

-피터팬의 태동은 PC 지만 이용자들이 점점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 아닌가요.


(유) “맞습니다. 피터팬이 두꺼비세상과 합한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피터팬은 지난해 두꺼비세상이라는 모바일 직거래 플랫폼과 합병했다.) PC를 통해 카페에 들어오는 이용자가 하루에 10만 명이나 될 정도로 여전히 많은 편이지만, 모바일로 점차 이동하는 것에 대한 대비는 필요합니다. 지난해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했습니다."


직거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득이지만 이중계약, 신분 위조 등으로 인한 계약 사기 같은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본인이 직접 꼼꼼하게 여러 사항을 살피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피터팬은 공인중개사나 법무사가 계약서를 대신 써주는 대필서비스, 계약이 무효가 될 경우 손해를 배상해주는 보험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강구해 직거래 장벽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불안하다’는 이유로 직거래를 꺼리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유) “부동산을 계약할 때 자산의 대부분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안전한 방식을 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8월부터 시작한 전월세 권리보험 서비스가 이용자의 불안함을 해결해줄 거라 생각합니다. 권리보험은 주택 임대차 거래를 할 때 주택 소유권이나 임차권이 계약서류 위조나 신분확인 서류 위조, 사기 등으로 계약이 무효되거나 취소될 경우 입는 손해를 보상해주는 상품입니다. 권리보험 인가를 받은 퍼스트 아메리칸(FA)과 계약을 맺고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게 됐어요. 보험 서비스 이용료는 보증금 5000만원 이하 5만원, 1억원 이하 7만원입니다.”


-피터팬 이용자들의 변화 상이 궁금한데요.


(강)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 지금도 보증금 500만원대에서부터 5000만원대 사이 소형 주택 전월세 매물이 가장 많이 올라오고 있긴하지만 아파트, 상가 임대 등의 매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증금 규모도 수억원대로 높아지고 있고요. 직거래 거래 건수가 늘어나고 보증금 규모가 커질수록 안전장치에 대한 필요성이 커질수 밖에 없는 것이죠."


-앞으로 계획은.


(유) "카페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많아요. 복비 한두 푼 갖고 뭐 그러느냐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정말 큰돈이거든요. 젊을 때 피터팬으로 월세방 구하다가 이제 집을 사게 됐다며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시는 경우도 있었고요. 수익을 내기 위해 급급한 마음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개인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직거래를 할 수 있을까에만 집중할 생각이에요.”


*피터팬이 알려주는 직거래 꿀팁

-현장 확인은 필수다. 방 상태나 채광, 주위 환경 등을 꼭 확인하자.

-등기부등본을 떼어 소유주를 확인한다.(대리계약시 인감증명서와 위임장 등을 체크하고 전화통화 등을 통해 대리계약임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계약서는 표준양식으로 작성하고 부가적 조건 등은 특약사항으로 기재한다.

-계약금, 잔금은 반드시 소유자(임대인) 명의의 계좌로 지급해야 한다.

-실거래가 신고는 거래된 지 60일 이내에 해야 한다.(거래 신고를 하지 않으면 취득세의 3배 내에서 과태료가 청구된다.)

-전재산을 거래하는 경우나 거래 규모가 클 경우, 처음으로 부동산 거래를 하는 초보라면 대필비를 주고 중개업자에게 계약서 작성을 하거나 권리보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글 jobsN 김지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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