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민투표, 공공장소 니캅·부르카 착용 금지 가결

이윤정 기자 2021. 3. 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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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니드발덴주 오버도르프의 한 마을에 ‘부르카 금지 안에 찬성’이라고 쓴 포스터가 걸려 있다. 오버도르프|EPA연합뉴스


스위스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복장이 금지된다. 이슬람 여성들이 착용하는 니캅·부르카, 시위대의 반다나 등이 포함되지만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은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니캅이나 부르카, 시위대의 스키 마스크나 반다나 착용 등 얼굴을 가리는 행동을 금지하는 안이 51.2%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할 경우 최고 1만 스위스프랑(약 1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에서 해당 안이 통과되면서, 앞으로 스위스의 식당, 스포츠 경기장, 대중교통, 또는 단순히 거리를 걷는 것 등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것이 금지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마스크처럼 보안 또는 건강상의 이유로 인한 것은 예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티치노와 세인트 갈렌 등 2개 주는 이미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행위에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스위스에 앞서 벨기에와 프랑스 같은 나라들도 비슷한 법안을 도입했다.

앞서 찬성 캠페인을 주도했던 우파 스위스국민당의 홍보 포스터에는 검은색 니캅 차림의 여성과 함께 “과격 이슬람주의는 그만!” “극단주의 그만!”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부르카와 니캅은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 중 하나로, 니캅은 눈만 가리지 않으며 부르카는 눈까지 그물로 가린다. 찬성 진영에서는 마스크를 쓴 과격 시위대나 훌리건을 막기 위해 금지가 필요하며, 부르카와 니캅이 여성을 억압하는 상징물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스위스 정부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행동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러한 법안에 반대해 왔다. 정부는 이러한 금지가 관광에 타격을 부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위스에서 베일을 쓰는 여성들은 대부분 부유한 페르시아만으로부터 스위스를 찾은 무슬림 여성 관광객들이다. 전문가들은 850만명의 스위스 인구 가운데 얼굴 전체를 가리는 무슬림 여성의 숫자는 수십명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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