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전여친, SNS에 '니콜키드먼' 사진 올린 이유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래퍼 아이언(본명 정헌철·29)이 사망했다. 이날 고인의 전 여자친구는 온라인에서 ‘해방’ ‘자유’의 의미로 쓰이는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의 사진을 SNS에 올렸다.

(왼쪽부터) 아이언, A씨 인스타그램

경찰에 따르면 아이언은 25일 오전 10시25분께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아파트 화단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그는 병원으로 즉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주변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 아직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유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언 사망 당일 전 여자친구 A씨는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멘트 없이 기뻐하고 있는 니콜 키드먼의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2001년 파파라치에 의해 촬영된 것으로 배우 톰 크루즈와의 이혼 절차를 마무리 짓고 밖을 나온 니콜 키드먼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이 사진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해방’, ‘자유’, ‘이혼 자극 짤’이라는 뜻으로 누리꾼들에게 쓰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사진이 A씨의 현재 심경을 대변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A씨와 아이언의 악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언은 그해 9월 자신의 집에서 A씨와 성관계를 갖던 중 A씨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폭행해 타박상을 입혔다. 보름 후 A씨가 이별을 고하자 목을 조르고 얼굴을 때렸다.

또한 아이언은 자신의 얼굴을 때리고 흉기로 허벅지를 찌른 뒤 “네가 찌른 것이라 경찰에 말하겠다”라고 협박했다.

2017년 3월 14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는 아이언을 상해 및 협박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이날 아이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폭행은 여자친구의 요구였다고 주장했다.

아이언은 “그 친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학적인 성적 관념을 가진 마조히스트라는 점”이라며 “처음엔 너무나 놀랐다. 늘 저한테 폭력을 요구했다. 본인은 그래야만 만족을 한다고 했다. 상해에 대한 것은 결코 폭행이 아니었다. 그 친구의 무자비한 폭력 과정 속에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결코 무자비하게 여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협박을 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아이언은 해당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인 A씨의 신상까지 공개했다. A씨 측이 아이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A씨의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며 비난을 받았다.

검찰은 아이언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지만 2017년 7월 1심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활동 80시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2016년 9월 폭행에 관해 피고인이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린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해자가 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보기 힘들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항소심도 순탄치 않았다. 아이언이 1심 판결 후 잠적해 재판이 지연된 것.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도 불참했다. 1심 판결 후 1년 4개월이 지나서야 판결을 받았다. 2018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엔 아이언은 2017년 인터뷰에서 A씨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학적 성욕자(마조히스트)로서 피고인에게 폭력을 요구하고, A씨가 피고인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취지의 기사 내용이 허위라는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에 A씨의 구체적인 성명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A씨의 직업, A씨가 직업상 작업한 결과물이 특정되어 있어 기사에 언급되는 여성이 A씨임을 지목하는 것이 명백하다”라고 덧붙였다.

2016년 9월에 발생된 이 사건은 2020년 9월이 돼서야 끝났다. 하지만 그 사이 A씨는 아이언의 인터뷰로 ‘꽃뱀’ 취급을 받아야 했다.

A씨는 2018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는 X같은 짓을 한 인간들의 합당한 처벌을 바란다. X같은 짓을 고발한 피해자는 헤픈X이 되고 인생을 부정 당하지만 가해자는 한순간의 ‘실수’를 한 인간이 된다”라며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소정 (toystor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