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풍선은 들고 휴머니tea는 마시고

후원자 명단을 정리하던 중 멈칫했다. 박정훈씨가 남긴 메시지 때문이었다. “생일입니다. 미얀마에서도 생일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응당 자신의 생일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씨의 말은 미얀마에도 삶과 일상이 있음을 환기시켰다. 미얀마 시민들의 저항이 그 당연하고 평범한 하루를 되찾기 위한 싸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읽혔다.
후원자 중에는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정 교수는 “이렇게 먼 곳에서 기부하는 것에 그쳐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전 세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애써주시는 미얀마 언론인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함께 응원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박씨와 정 교수가 참여한 ‘미얀마 언론자유를 응원합니다’ 캠페인은 4월21일 기준 228명이 참여해 1038만원이 모였다. 미얀마 현지 언론인과 시민기자들의 취재비와 원고료 등을 지원하기 위한 이번 모금은 5월18일까지 참여할 수 있다.
오늘의행동이 준비한 ‘용감한 빨간풍선’ 200세트(1세트 5개입)도 신청받은 지 이틀 만인 4월21일 준비한 수량이 모두 소진됐다. ‘#WatchingMyanmar’ ‘#지켜보고있다’가 인쇄된 용감한 빨간풍선은 미얀마의 평범한 시민들이 군부의 폭력에 맞서 손에 쥔 것이 빨간 장미꽃과 빨간풍선이라는 데 착안해 제작됐다. 한국 시민들도 함께 빨간풍선을 드는 것으로 연대하자는 제안이다.
신청자들은 회사에, 봉사하는 단체에, 집 베란다에, 교실에 빨간풍선을 걸어두겠다고 약속했다. 그중에서도 성민겸씨의 아이디어는 뭉클했다. “빨간풍선이 쪼그라들거나 터지면 버리지 말고, 작은 꽃처럼 만들어서 브로치로 가슴이나 가방에 달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요. 풍선에 바람이 빠졌지만 끝이 아니라는 의미로요. 지쳐도 되니까 끝까지 응원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어요.”
다가오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기를 계기로 미얀마 상황을 알리는 수업에 빨간풍선을 활용하고 싶다는 교사들의 신청도 적지 않았다. 중학교 교사인 박영관씨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으로 〈소년이 온다〉(창비, 2014)를 읽고 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빨간풍선을 보여주며 미얀마 상황을 말해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울산 역사교사모임에서도 미얀마 민주주의 응원 집회에 참가하며 빨간풍선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알려왔다.
〈시사IN〉과 오늘의행동의 공동 캠페인을 풍성하게 만드는 제안도 답지하고 있다. 공동체 가드닝을 주제로 활동하는 비영리 스타트업 ‘마인드풀가드너스’ 김현아 대표는 빨간 달리아꽃을 다듬던 중, 크고 탐스러운 이 꽃이 빨간풍선과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김 대표는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연대’ 회원 일부에게 꽃을 전달하고 싶다고 연락해왔다. “저희가 3월부터 ‘컷 플라워 가드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서울숲에서 꽃다발용 절화를 함께 키워서 코로나19로 지친 지역사회 이웃에게 전달하려고 하는데, 적은 수량이나마 국내에 있는 미얀마 청년들에게도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오늘 점심엔 커피 대신 밀크티를
오늘의행동은 4월26일부터 새로운 캠페인 행동 도구인 ‘휴머니tea’를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휴머니tea 캠페인은 미얀마가 밀크티동맹(#MilkTeaAlliance)에 새로 합류한 국가라는 데 착안했다. 2020년 3월 타이에서 시작된 ‘밀크티동맹’은 당시 타이 유명 모델이 ‘하나의 중국’을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으며 시작됐다. 홍콩과 타이완의 젊은 누리꾼들이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온라인에서는 타이·홍콩·타이완의 밀크티동맹이 형성됐다. 마침 세 나라 모두 밀크티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나라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누리꾼 간 설전은 반독재·반민주 운동으로 이어졌고, 이에 화답하듯 4월8일 트위터는 밀크티동맹 이모지를 내놓기도 했다. 해시태그(#)로 밀크티동맹을 입력하면 밀크티 이모지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식이다. 지난 1년간 트위터에서 밀크티동맹이 언급된 횟수는 11억 차례가 넘었다. 최근 밀크티동맹 해시태그가 급증한 건 지난 2월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때문이었다. 미얀마를 비롯해 아시아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마음들이 #밀크티동맹으로 모인 셈이다.
오늘의행동 서경원 이사는 미얀마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미얀마산 밀크티를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했다. 캠페인용으로 리패키지해 ‘휴머니tea’라는 이름을 붙였다.
“커피 대신 밀크티를 마시며 동료, 가족, 친구와 미얀마의 평범한 시민들의 불복종 저항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지지하고 연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 나눠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나눈 이야기는 SNS에 해시태그(#WatchingMyanmar #휴머니tea #시사인 #오늘의행동)와 함께 올리고요.”
막막함 속에서 풍선과 꽃을 들고, 베란다에서 냄비를 두드리고, 경적을 울리던 미얀마 평범한 시민들의 저항처럼, 한국인들도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행동해보자는 취지다. 100박스 한정 제작되는 휴머니tea 역시 용감한 빨간풍선처럼 별도 신청을 받아 보낸다. 자세한 신청 방법은 오늘의행동 홈페이지(todaygoodaction.org)와 〈시사IN〉 미얀마 특별 웹페이지(myanmar.sisain.co.kr)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사IN〉 뉴스레터로 소식을 받아보는 방법도 있다(뉴스레터 신청 newsletter.sisain.co.kr).
군부 쿠데타 전 미얀마의 모습을 기억하고 되찾자는 의미로 진행되는 ‘당신이 본 곳이 미얀마입니다(#MyMyanmar)’도 SNS에 꾸준히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MyMyanmar #WatchingMyanmar 해시태그를 활용해 미얀마에서 보고 경험한 것을 SNS에 공유하면 된다. 세 손가락 사진을 #WatchingMyanmar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며 연대를 표할 수도 있다.

미얀마의 언론자유를 응원합니다 (4월21일 오후 2시 기준 228명, 1038만원) 1980광주, 가카로트, 강건희, 강서미, 강진수, 강한솔, 같이가자미얀마, 개구리4, 거북, 고나경, 고동민, 고예린, 고유진, 공수진, 곽정아, 광주강세은, 구영완, 국혜윤, 기린, 기진희, 기태다, 김고운, 김나영, 김나현, 김ㄷㅎ, 김단추, 김덕수, 김동환, 김보람, 김부용, 김상호, 김서린, 김선규, 김선희, 김승률, 김신화, 김연재, 김예림, 김용훈, 김유진, 김윤지, 김익명, 김인기, 김자령, 김적절, 김중미, 김현경, 김현화, 김현회, 김형준, 김혜경, 김혜진, 김호진, 깨나, 남문희, 남승희, 노종화, 당글지기, 대운거사, 두드리는소리, 딩쑝, 모리순, 문성권, 문성미, 문정아, 미얀마응원시민, 미얀마응원합니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응원합니다, 민주주의미얀마, 박가랑, 박가영, 박강수, 박경수, 박길선, 박모씨, 박미영, 박선영, 박정훈, 박지윤, 박태수, 박혜림, 박혜정, 박혜진, 방향성, 배춘환, 백소현, 백소현, 백윤진, 백주홍, 변호민, 보보, 봉창, 사석민, 새롬교회 청년부, 생수, 서은지, 석, 서정일, 성혜경, 소영아빠, 손유미, 송유정, 송하봉, 숨이네, 시공, 신미라, 신은선, 신호준, 안윤주, 안은영, 에노스, 연후엄마, 영실, 예거막심아리, 예상영, 오민식, 오원덕, 오정인, 오혜정, 우재수, 우정훈, 원용욱, 유가람, 유미옥, 윤근영, 윤성의, 윤원섭, 응원합니다, 의정, 이나래, 이나영, 이미선, 이미정, 이미지, 이산, 이상민, 이서경, 이선이, 이은희, 이일도, 이재찬, 이재훈, 이주연, 이준희, 이중윤, 이진아, 이하송, 이하윤, 이학운, 이향란, 익명, 익명, 익명, 익명, 익명, 익명, 익명, 익명, 인천김씨, 일심-김예지,청운-이학동, 임남규, 임미진, 임수민, 장귀호, 장유진, 재미진, 전소연, 전얼리, 전혜원, 정광용, 정우희, 정유진, 정재승, 정종혁, 정하, 정한솔, 정현석, 정혜빈, 정혜진, 제발, 조민기, 조성실, 조영현, 조예술, 조용한자, 조은정, 조은희, 조재신, 조정신, 조해영, 조화은, 조휘옥, 즹지선, 지구본, 지근성, 채소, 채윤경, 천경민, 천은수, 철, 최성수, 최소이, 최지윤, 태경아빠, 푸른풀, 하영미, 하재영, 한기성, 한량, 한명란, 한지선, 해그림, 해원, 혁규, 현동훈, 형규와은빈, 홍당무, 황지윤, eundol, fran, FreeMyanmar, gramsci7, HAN Sang Soo, Sue, Sung Jung Mo, WSH, XiuminFan, YQ최
장일호 기자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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