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에서 한옥을 외치다, 신혼부부의 22평 한옥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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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이란 몸은 조금 불편하고 마음은 매우 편안해야 하는데 한옥이 그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공간이라고 했죠"

안녕하세요, 8월에 결혼 예정인 예비 부부입니다. 저는 패션, 제 예비 신랑은 마케팅 관련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 커플의 신혼집을 소개하겠습니다!
서울의 중심에서 한옥을 외치다
한옥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은 적 있습니다. 그 책에서 한 사람이 말하기를, '좋은 집'이란 몸은 조금 불편하고 마음은 매우 편안해야 하는데 한옥이 그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공간이라고 했죠.

한옥살이 프로젝트는 이 문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왜 한옥에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단순한 호기심으로 한옥살이를 강행하기에는 매우 큰 불편과 인내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거든요. 하지만 그 문장을 만나고 저희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과 한옥이라는 공간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한옥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그린 한옥 평면도
제가 인테리어를 위해 직접 실측하고 그린 평면도입니다.

인테리어 관련해선 완전 문외한이라 처음에 어떻게 가구를 배치하고 꾸며야 할지 정말 막막했어요. 하다못해 간단한 도면도 없으니 방 구조를 파악하기가 더 힘들었고요.

그래서 예랑이와 함께 한옥집을 실측하고 평면도를 만들었답니다. 허술한 평면도이지만 인테리어 할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대문을 들어서며
저희 집은 대문으로 들어오면 작게 문간방이 있고 부엌-거실이 나란히 길게 뻗어있으며 거실에서 작은 통로를 거쳐 안방이 나오는 구조랍니다.

화장실은 안방 옆에 변기와 세면대만 있는 건식 화장실이 있고 대문 옆에 샤워할 수 있는 욕실이 있어요.
셀프 인테리어의 시작, 페인팅
저희 한옥집은 다른 한옥집에 비해 리모델링이 정말 잘 되어있는 상태였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벽이 좀 지저분했다는 거예요. 한옥집 특성상 벽지가 아닌 페인트칠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저희는 예산도 아낄 겸 셀프 페인팅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출처: <친환경페인트>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셀프페인팅를 마친 후 사진입니다.

처음 한옥집은 완전히 하얀 백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예랑이가 페인트를 잘못 사는 바람에 살짝 노란빛이 도는 크림색으로 덮게 됐어요. 결과는 대대대만족이에요! 완전한 백색보다 훨씬 따뜻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더라고요.

방 세 개를 칠하느라 정말 힘들었지만 결과물을 보니 너무 뿌듯했어요:)
거실 겸 다이닝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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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거실은 길쭉한 형태이기 때문에 가구를 어떻게 배치해야 될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소파-테이블을 길쭉하게 배치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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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바라보며 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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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이에요. 식탁에 앉으면 바로 마당이 보이도록 배치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거나 자기 전에 차를 마실 때 더 빛을 발하는 공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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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더 예쁜 곳! (feat. 간접등)

위 사진은 밤에 찍은 사진이에요. 간접등 덕분에 밤에 정말 분위기 있답니다. 갤러리 같은 느낌도 나고요!
햇살 맛집 부부침실
출처: <침구세트><매트리스>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그다음은 제가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부침실이에요.

안방이 매우 비좁기 때문에 구조를 잘 활용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침대 프레임을 서랍용으로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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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아침에 찍은 안방 모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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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밤에 찍은 모습이랍니다! 낮에 봐도 밤에 봐도 비 오는 날에 봐도 너무 예뻐요.

딱 수면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침대만 놓아서 그런지 여기 누우면 바로 꿀잠 가능합니다. 햇빛이 정말 잘 들어와서 아침에는 일찍 눈이 떠지고요. (단점인가요?ㅎㅎ)

겨울에는 추울 것 같아 두꺼운 커튼을 설치했어요.
안방 창문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이에요. 뷰가 정말정말 좋지 않나요? 경복궁도 꽤 가까이 보여요.
작지만 알찬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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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열고 들어오면 부엌이 보여요. 부엌 구조가 잘 나와서 신혼부부가 살기에 딱 적당한 크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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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모습입니다. 환기 걱정은 없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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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김치냉장고-건조기 순으로 배치했어요.

건조기도 사고 세탁기는 21kg 샀는데 괜히 큰 모델로 산 것 같아요. 한옥이라 낮이고 밤이고 아무 때나 돌릴 수 있어서 빨래 양도 적고, 마당에서 햇빛 아래 말리면 너무 잘 마르는데...! 건조기 안 사고 세탁기도 작은 걸로 살 걸 약간 후회 중입니다.
문간방을 옷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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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문간방이에요.

대문 옆에 작게 나 있는 방이라 옷방으로 쓰기 딱 좋을 것 같아요. 나름 베란다 같은 창고도 있어요. 옷장은 가구 브랜드에서 직접 저희가 디자인했답니다.
힐링 공간,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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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마당이 있다는 거 아닐까요?

저희 집이 지대가 높은 편이라 햇빛이랑 바람이 정말 잘 들어요. 미세먼지 없는 날 빨래를 말리면 기분이 좋답니다.

마당에서 고기도 구워 먹을 수 있게 작은 테이블도 배치했어요. 아직 휑해서 식물들을 더 키울 예정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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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열 LED 조명이에요. 저희 집 마당 지킴이랍니다! ㅎㅎ

아직 마당이 좀 어수선해서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네요. 정리가 끝나면 찍어서 올려 볼게요.
마무리하며
서울에서 한옥을 구하는 건 생각보다 더 힘든 일이었어요.

우리가 알아본 한옥들은 생각보다 비싸고, 생각 이상으로 낡은 상태였기 때문이에요. 마침내 우리는 마음에 드는 한옥을 구할 수 있었지만, 단순한 호기심으로 한옥에 사는 건 매우 큰 불편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랍니다.

시도 때도 없이 마당에 몰래 응아를 싸놓고 가는 길냥이들 하며, 덕분에 파리들도 엄청 많이 방문을 하고요. 바퀴벌레랑 모기도 많아요. 몇 주 살면서 나름의 퇴치 방법을 익혀가고 있는 중이지만요.
하지만 한옥에 살며 얻는 것들이 더 많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창 너머로 보이는 한옥 마을의 풍경, 퇴근길에 장을 보고 언덕을 걸어 올라갈 때, 밤에 예랑이와 툇마루에 앉아서 대화를 나눌 때.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세상과 단절되고 온전히 우리만의 공간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받을 때!

더없이 평온하고 행복한 느낌을 받아요.
저는 그런 공간을 찾고 있었어요. 나를 조금 더 부지런하고 활력적으로 만드는, 나에게 영감을 주고 완전한 휴식을 주는 공간. 그 공간이 바로 이 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작고 소중한 저희의 첫 번째 공간 소개를 마칩니다. 처음 써보는 온라인 집들이 글이었는데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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