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차박을 향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코로나19 여파로 놀러가는 게 불안한 요즘, 차에서 안전하게 즐기는 캠핑 문화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차박 체험 플랫폼 ‘휠핑’을 운영 중이다. 투싼, 싼타페, 아이오닉5 등 대표 모델과 차박 용품 대여를 통해 고객에게 색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글|사진 강준기 기자
※ 휠핑(Wheelping) : 자동차의 휠(Wheel)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
지난주, 현대차 ‘휠핑’을 체험해볼 기회가 찾아왔다. 파트너는 투싼. 최근 4세대 신형으로 거듭나며 체격을 훌쩍 키운 준중형 SUV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디젤, 하이브리드 등 구색별로 갖췄다. 오전 10:30, 서울 내곡동에 자리한 시승차 수령 장소에서 어드바이저의 설명과 함께 테이블, 의자, 폴딩박스, 자충매트 등 차박에 필요한 다양한 용품들을 대여 받았다.

처음 하는 차박이라, 혹시 모를 ‘불편함’을 대비해 집에 있는 텐트도 들고 갔다. 목적지는 태안 구례포 해변. 평소 운행 중인 중형 세단이라면, 각종 장비를 뒷좌석까지 욱여넣었을 텐데 투싼은 트렁크 하나로 충분했다. 기본 용량은 VDA 기준 622L. 기존보다 109L 늘었다. 심지어 싼타페(634L)와 큰 차이가 없다. 차박을 앞세운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투싼과 경쟁할 주요 SUV와 비교하면 어떨까? 유럽 VDA 기준으로, 폭스바겐 티구안이 615L, 토요타 RAV4가 547L, 혼다 CR-V 561L, 푸조 3008이 590L다. 국내 모델과 비교하면 준중형 SUV인 쌍용 코란도가 551L, 소형 SUV인 기아 셀토스가 498L다. 투싼은 모델 체인지를 통해 중형급에 필적하는 넉넉한 용량을 지녔다.

시승차는 투싼 하이브리드. 신차 시승행사 때 이후 두 번째로 만났다.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터보 엔진에 44.2㎾ 모터와 배터리를 엮어 시스템 총 출력 230마력을 뿜는다. 이번엔 성인 2명과 각종 캠핑 장비를 가득 실은 상태에서 달렸다. 확실히 전기 모터의 두둑한 ‘지원사격’ 덕분에 무게증가에 따른 부담은 없었다. 전기 모터의 최대토크만 26.9㎏‧m에 달한다.
이번 투싼의 진가는 고속도로에서 드러난다. 3세대 플랫폼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무게중심을 낮춰 제법 묵직한 고속주행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굽잇길에서도 허둥대는 움직임은 없다. 또한, 대시보드 높이를 낮추고 윗면을 평평히 다져 주변 시야가 쾌적하다. 운전석 시트 높이도 여느 모델과 비교해 낮은 편. 덕분에 SUV 운전이 낯설어도 부담 가질 필요 없다.

투싼의 또 다른 장점은 에어컨에서 찾을 수 있었다. 데이트할 때, 여자친구는 찬바람이 몸에 직접 오는 걸 싫어한다. 나는 더위를 많이 타 가급적 바람을 세게 하는 걸 좋아한다. 서로 다른 온도 때문에 싸울 때도 있다. 투싼에게 갈등의 해결책이 있었다. 공조장치 내 ‘디퓨즈’ 버튼을 누르면 항공기 시스템처럼 바람이 직접 오지 않고, 실내 온도를 은은하게 낮춘다.
경기 과천에서 태안 캠핑장까지 153㎞를 달리며 기록한 평균 연비는 1L 당 20.4㎞. 시승행사 때 운전자 혼자 타는 환경에서 기록한 1L 당 23㎞ 안팎의 연비보단 떨어졌다. 그러나 가혹 조건에서도 20㎞/L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만족스럽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의외로 운전자가 체감하는 효율은 큰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가속 성능이 한층 호쾌하다.




약 2시간 30분가량 달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평일에 방문한 캠핑장은 정말 한적했다. 3~4개 팀 정도가 드문드문 있을 뿐, 광활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우린 개수대와 화장실이 가까운 곳에 주차한 뒤, 2열 시트를 접고 현대차가 대여해준 용품들을 하나씩 세팅했다. 그 사이, 같이 간 파트너는 라면 등의 먹거리를 보기 좋게 차렸다.
실내 공간은 기대 이상이었다. 과거 3세대 투싼은 성인 남성이 눕기엔 부족했다. 나의 경우 대각선으로 누워야 겨우 트렁크를 닫을 수 있었다. 반면 신형은 넉넉하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630×1,865×1,665㎜. 이전보다 150㎜ 길고 15㎜ 넓으며 20㎜ 높다. 실내 공간 가늠할 휠베이스는 2,755㎜로 85㎜ 더 넉넉할 뿐 아니라 싼타페보다 불과 10㎜ 작다.



울창한 소나무 그늘 아래 바다를 앞에 두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평소라면 텐트 치고 음식 준비하고 숯불도 피우고 힘이 다 빠졌을 텐데(심지어 운전도 했다), 차박은 상대적으로 간편했다. 2열 시트를 젖히고 실내 사이즈에 딱 맞는 자충매트를 깔면 90%는 끝이다. 늦은 저녁엔 파노라마 선루프로 보이는 하늘을 감상하며 휴식해도 좋다.
다만 투싼 하이브리드는 배터리가 2열 시트 아래에 있다. 뒷좌석을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순 없었다. 따라서 장시간 누웠을 때 허리가 편하진 않았다. 반면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은 이른바 ‘폴드 & 다이브 시트’가 들어간다. 등받이를 접으면 엉덩이 받침 부위도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간다. 간단한 나들이가 아닌 1박 이상의 차박을 원한다면, 가솔린 모델이 낫다.
시승하며 만족스럽지 못 한 부분은 2가지로 추릴 수 있었다. 주행할 때 대시보드가 낮아 주변시야가 쾌적한 장점은 있었다. 그러나 내비게이션 모니터 위치도 낮아, 운전하면서 지도를 확인할 때 운전자의 시선 이동범위가 크다. 두 번째는 도어 손잡이를 당길 때, 철판이 울리는 가벼운 소리가 조금 거슬린다. 이젠 사소한 도어 개폐 소리까지 신경 쓰면 더 좋겠다.


현대차의 차박 체험 프로그램 ‘휠핑’. 차박을 한 번 해보고 싶은데, 렌트는 부담스럽고 차박 용품도 마땅히 없다면 이참에 이용해 봐도 좋다. 무엇보다 내가 사고 싶은 차로 차박 캠핑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만족스럽다. 단순히 신차를 판매하는 전통적인 제조사 – 고객의 관계를 넘어,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올해 프로그램은 6월 4일(금)부터 8월 22일(일)까지 약 3달 간 차수별 30팀씩 12회차(총 360팀)에 걸쳐 운영한다. 차종은 투싼, 싼타페, 아이오닉5 등 3가지. 참가를 원하는 고객은 휠핑 사이트( https://wheelping.com) 내 페이지를 통해 응모하면 된다.(※ 희망 차수별 지역, 응모 기간, 당첨자 발표일, 이용 기간 등 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