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방지법, 뭐가 바뀌나..직무관련이면 부동산거래, 골프·여행도 신고해야

이해충돌방지법 주요내용. <자료: 국회입법조사처>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되면 공직자와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직무와 관련해 부동산을 사고 팔거나, 골프·여행 등을 하는 경우에도 신고 의무를 지게 된다.

내부정보 등을 이용해 사적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이해충돌 상황을 미리 신고하거나, 부정·불공정 우려가 있는 행위를 제한하고, 직무 유관 사항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해충돌방지법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공직자는 이해충돌 상황에 대한 신고 의무를 지닌다. 직무와 관련해 이익·불이익을 받는 자와 사적 이해관계가 있거나 금전거래 등을 하는 경우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직무 관련 부동산을 보유·매수하거나 퇴직공직자인 직무관련자와 골프, 여행 등을 하는 경우도 신고대상이 된다.

특히 사적 이해관계에 관한 신고의무가 생긴다. 인가·허가·면허·특허 등 일정 유형의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는 직무관련자가 공직자의 가족 등 사적 이해관계자인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해야 한다. 직무 관련자도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공직자에 대한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 직무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면 직무수행을 일시 중지하거나 대리자 지정, 직무 재배정, 전보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단 공직자를 대체하기 어렵거나, 공익 증진을 위해 직무수행의 필요성이 더 큰 경우는 제외된다.

또 부정이나 불공정 우려가 있는 행위는 제한받게 된다. 직무 관련 외부활동이 대표적이다. 사적으로 노무·조언·자문 등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거나, 직무와 관련된 다른 직위에 취임해선 안 된다. 일부 수의계약이나 채용도 제한된다. 공공기관(산하기관·자회사 포함)은 소속 고위공직자와 관련 업무 담당자 등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이들의 가족을 채용할 수 없다. 공개경쟁 채용시험 등은 예외다.

공직을 수행하면서 얻은 정보나 물품 등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공기관의 물품 등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직자가 직무상 비밀·소속기관의 미공개 정보로 재물·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 제공해 사적 이득을 얻게 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고, 해당 재물과 재산상 이익은 몰수된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그동안 선언적 규정만으로 존재하던 공직자의 도덕적 의무에 구속력을 더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해충돌방지법이 먼저 시행됐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공직자에 각종 신고 의무를 지워 개인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이해충돌 상황에 있는 공직자를 직무로부터 사전에 배제하거나, 일부 행위를 제한해 직무 관련 부정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해충돌방지법 시행으로 부패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제재 범위를 확대해 억제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정행위를 한 공직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로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고, 정부 신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