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이 메고 다니는 형광색 가방의 정체
이른 아침
초등학생들이
형광색 덮개가
씌워진 가방을 메고
나란히 등교합니다.
덮개에는 큰 글씨로
'30'이라는 숫자가
적혀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표시 같기도 합니다.
이것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은
지난 5월 스쿨존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줄일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방법을 찾던 도중
호주의 등굣길
캠페인 사진을
보게 됐는데요.
사진 속 초등학생들은
가방에 차량 속도 제한
스티커를 붙이고
등하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영감을 얻은 박 교육감은
호주의 사례를 참고해
한국에 적용했습니다.
스티커 대신
가방 커버를 활용해
스쿨존 운전자들에게
차량 속도 제한을
알리기로 한 것이죠.
경남교육청은
박 교육감의 아이디어에서
형광·야광 기능과
비오는 날 가방을
보호할 수 있는
방수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만들어진 가방 덮개의
정식 명칭은
'아이좋아 안전덮개'.
경남교육청은
지난 6월 도내
6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아이좋아 안전덮개
캠페인을 시범 실시했습니다.
약 3000명가량 되는
초등학생들이
시범실시 기간 동안
가방 덮개를 씌우고
등하교했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 후
시범 실시한 학교의
학생·학부모·교사
1165명을 대상으로
캠페인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반응은 어땠을까요?
교사 95%
학부모 90%
학생 69%가
캠페인에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안전덮개의 효율성에
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특히 관련 사업을
확대해서 시행하면
좋겠다는 응답이
92%로 가장 많았는데요.
뒤이어
보행 안전효과와
차량 유도 서행 효과에 관한
만족도는 각각
88%·86%로
나타났습니다.
시범으로 한
캠페인이 호응을 얻자
경남교육청은 최근
도내 모든 초등학교
1~4학년 학생들에게
아이좋아 안전덮개
제작·배포했습니다.
현재는 5학년까지
확대·보급하기 위해
올해 추경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매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도내 학생들에게
보급한 이후 전국적으로
문의가 쇄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충북 청주와
경기도 인천·남양주
일부 초등학교에서도
해당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전덮개를 씌운
가방을 멘 채
등교하고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목격한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어쩐지 미안해지는데요.
스쿨존에서는 꼭
서행운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