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창무 감독 "'구원' 사이비 종교 영화 아닌 인간 본질 이야기"

김지은 2021. 4. 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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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기도원 추적 스릴러, 8일 개봉
'명랑' 김한민 연출작 프로듀서 거쳐 장편 데뷔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영화 '구원'의 이창무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씨네마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4.0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구원을 바라는 인간군상을 과감하게 그려낸 스릴러 영화가 4월 극장가를 찾아온다.

6일 영화 '구원'을 연출한 이창무 감독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구원'은 얼어붙은 호수에서 발생한 의문의 자살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외딴 기도원에 감금되며 벌어지는 진실 추적 스릴러다.

불안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 내면의 나약함과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폭력성을 강렬하게 담았다.

특히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인 기도원이라는 소재와 그곳에 감금된 형사가 진실을 찾아간다는 설정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 감독은 "사이비 종교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소재를 가지고 접근했다. 사이비 종교의 교리나 이들의 태생, 그리고 본질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보여줘야 하나 고민했다"면서 "우리 영화는 종교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다. 구원을 바라면 바랄수록 수렁으로 빠져드는 인간군상에 대한 이야기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사 대표님께서 초고에서의 날것의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하셨다. 200여번 각색했는데 초고의 느낌을 살려 영화 촬영에 들어갔다"며 "완벽한 인물 감정, 상황, 사건보다는 이야기가 끝났을 때 주는 전체적인 주제 의식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구원' 포스터. (사진=새바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3.17 photo@newsis.com


감독의 말처럼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하는 장르극이지만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수상한 기도원의 진실을 찾는 형사 최석재와 석재의 약점을 쥐고 이용하는 포주 고달수, 석재의 뒤를 쫓다 예상치 못한 진실을 알게 되는 임 형사 등 인물들이 충돌하며 극이 전개된다.

특히 주인공 최석재는 과거의 악행에 끊임없이 괴로워하면서도 낮에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기도원 원장 반효정은 채린이라는 성녀를 내세워 사람들을 조정하는 등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들춘다.

이 감독은 "구원은 기독교적인 용어이지만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세요", "하느님 아버지" 이런 말을 일상생활에서 자주한다. 구원의 이야기는 특정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주인공을 창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재 형사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쫓아갔으면 한다. 주된 이야기는 기도원에서 벌어지지만 자신의 과거에 대한 고통 속에 살아가는 형사의 미묘한 변화와 무의식의 세계를 쫓아가는 게 관전 포인트다"고 짚었다.

주인공 최석재의 무의식을 나타내는 수중 신도 인상 깊다. 물은 최석재의 내면을 나타내고 그 안에서 죄의식으로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 영화의 주제를 포괄한다.

이 감독은 "태아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굉장히 포근하고 안전함을 느꼈을 것이다. 주인공 석재의 무의식 속에 물속이라는 공간 자체가 어머니의 자궁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표현했다"며 "석재가 공포심을 느끼고 용서를 받는 공간도 물속에서 이뤄진다. 무의식을 표현하기 위해 일종의 장치를 뒀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영화 '구원'의 이창무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씨네마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06. bjko@newsis.com


영화의 오프닝이자 모든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동신제 신과 관련해서는 촬영 에피소드도 전했다.

이 감독은 "차박지로 유명한 밀양의 금시당 유원지 부근에서 촬영했는데 날찌가 점점 더 나빠져 급기야 스태프들 사이에서 '작품에 귀신 들렸다'라는 소리까지 나왔다"며 "하지만 우중충하고 음침한 날씨가 오히려 진숙의 시체가 발견되는 상황에 딱 맞아떨어졌다. 촬영은 힘들었지만 영화의 포문을 여는 긴장감 넘치는 오프닝 신을 찍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건의 배경을 경남 밀양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는 "빽빽한 '밀'자에 볕 '양'자. 산으로 올라가 보면 또 다른 비밀스러운 느낌도 받게 됐다"며 "이창동 감독님의 밀양과 곽경택 감독님의 똥개를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른 시각으로 해석해보면 공간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유니크한 스토리라는 호평을 받으며 해외 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지난해 중남미 판타스틱영화제인 브라질 판타스포아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진출했고, 일본 영상 축제인 제3회 카도마 국제영화제에서 해외영화부문 우수작품상을 안았다.

이창무 감독은 '명랑'을 만든 김한민 감독의 단편 '갈치괴담'(2003) 프로듀서와 홍반장(2004) 조감독 등을 거쳐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영화를 준비해왔다. 장편 데뷔까지 16년이 걸린 셈이다.

"김한민 감독이 저한테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항상 시나리오 작업을 해왔는데 영상화가 안 되면 결국 필모그래피에는 남지 않죠. 고생 끝에 빛을 본 이 영화는 저한테도 구원 같은 작품이에요."

8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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