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정도만 일하길 원하는 사람 의외로 많아요"
육체노동 위주였던 단기 일자리 시장 공략한
기업 대상 인재 파견 서비스 라라잡
지역 기반 아르바이트 매칭 서비스도 선보여
“창업을 준비하면서 잠시 일할 수 있는 단기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존 채용이나 아르바이트 플랫폼을 보니 단기 일자리가 거의 없었어요. 사무 관련 일자리를 구하고 싶었는데 대부분 배달이나 택배 상하차 등 힘쓰는 일자리였죠.”
실제 기존 아르바이트 플랫폼에서 단기 일자리를 검색해보면, 택배·배달이나 판촉 행사 등 직종이 한정적이다. 하지만 방학 동안 단기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등 단기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다. 이정희(39) 대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단기 일자리 플랫폼 ‘라라잡’을 만들었다.
“사실 기업도 단기 인력이 필요할 때가 많아요. 모든 사람을 다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니까요. 라라잡 창업 이전에도 창업 경험이 있는데 바쁠 때 일주일 정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할 때가 많았죠. 그래서 라라잡을 창업했습니다. 수요와 공급 모두 충분한 시장이라고 판단했죠.”
◇다양한 단기 일자리 제공, 빠른 채용과 급여 정산도 장점
라라잡은 단순 일자리 중개 플랫폼이 아닌 근로자 파견업 형태를 띠고 있다. 기존 채용·아르바이트 플랫폼은 구인공고를 올려주는 데 그치지만, 라라잡은 채용 과정부터 근로 계약서 작성, 임금 지급 등의 업무를 대행한다. 이외에 채용 인원이나 현재 지원자 수, 합격 여부 알림 등 구직자의 편의를 위한 기능도 도입했다. 2019년 6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고, 현재 약 3만명의 인재를 확보했다. 라라잡을 통해 인력을 구하는 회원사는 우아한형제들, 오늘의집 등 100여개에 달한다.
“근로자 파견업에 속하는 이유는 급여 정산 때문입니다. 급여 정산이 제때 되지 않아 마음고생을 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저희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마치고 은행 영업일 기준으로 5일 이내에 직접 임금을 지불해드리고 있습니다. 근로자로서는 빠르게 급여 정산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또 저희가 기업에 인력을 파견하는 형태이다 보니 기업에서도 단기 인력 충원으로 인한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습니다. 급여 일당을 한 번 주려면 주민등록 등본과 통장 사본을 받아야 하고, 세금 신고를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운데요. 저희가 근로 계약서 작성부터 급여까지 모든 부분을 대행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관리 업무 부담을 덜 수 있죠.”
-채용 과정도 대행한다고.
“기본적인 채용 과정은 다른 플랫폼과 비슷합니다. 구인 공고를 올리면 구직자가 자신이 원하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죠. 저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지원자 중에서 그분의 전공이나 경력 등을 고려해 해당 업무와 맞는지 판단한 후 적합한 인재를 회사에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 회사에서 아예 채용 과정 전체를 위임하면 합격자 선정까지 저희가 대행하고 있어요.”
-주로 어떤 일자리가 올라오나.
“업무 형태별로 보면, 사무직이 대부분입니다. 사무 보조 일자리가 50~60%이고 나머지 30~40%는 물류나 판매, 포장 등이에요. 기간별로 보면 일주일 이하 초단기 일자리가 43%, 한 달 미만이 37%이고, 한 달 이상 일자리는 20%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단기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볼 수 있죠. 라라잡은 파견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희 플랫폼을 통해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2년인데요. 하지만 저희를 통해서 일하다가 서로 잘 맞으면 기업에서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직접 고용 전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저희가 파견한 인력 중 10% 정도가 단기 업무를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됐어요.”
◇고용주가 먼저 구직자에게 제안하는 아르바이트 플랫폼도 선보여
지난해 11월에는 두 번째 서비스인 ‘동네 알바’를 출시했다. 동네 알바는 지역 기반 알바 매칭 서비스다.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을 구할 때 거주지가 가까운 사람을 선호하는 것을 보고 동네 알바를 만들었다. 동네 알바의 특징은 카페나 음식점 등 사업장뿐 아니라 개인도 채용 공고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 동행해 줄 사람을 구한다거나 컴퓨터를 가르쳐 줄 사람을 구한다는 식의 공고도 올릴 수 있다.
“이름은 김OO 이런 식으로 익명으로 표시하고, 거주지는 동까지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 번은 유튜버분께서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를 올리신 적도 있습니다. 혼자서 주로 영상을 찍어 올리는 분이었는데, 자신의 방송에서 호응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어요. 이외에도 아이를 돌봐주실 분을 찾는다거나 집안일을 도와줄 분을 찾는다는 등 필요에 따라 개인이 채용 공고를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네 알바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역제안 방식이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거주지와 경력, 원하는 근무 조건 등을 입력해 놓으면 고용주가 먼저 아르바이트생에게 일하겠냐고 제안하는 것이다. 채용 공고를 등록하면, 고용주가 근무 조건이 맞는 아르바이트생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사업장에서부터 반경 5km, 10km 등 원하는 거리도 설정할 수 있다. 이후 원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선택해 고용 제안을 보내면, 앱 내에서 대화도 나누고 전화 통화도 가능하다.
“사업주가 역제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구직 성공률이 높습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지원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지만, 동네 알바에서는 프로필을 보고 잘 맞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죠. 구직자 입장에서도 공고를 찾아 헤매다가 먼저 제안을 받는다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구직자가 먼저 관심을 표시할 수도 있는데요. 공고를 보고 해당 공고에 관심을 표시하면, 고용주에게도 알람이 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구직자의 정보가 공개되는데 유흥업소 등에서 이를 악용할 우려는 없나.
“저희가 계속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한데요. 일부 유흥업소나 불법 사업장 등에서 구직자들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있어 최근 신고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또 가입할 때 허위·불법·유흥 공고 등과 관련해서는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배너를 띄우고 있어요. 구직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비공개로 해놓고, 고용주에게 관심을 표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구직할 수도 있습니다.”
◇빠르고 편리한 구인구직 플랫폼 만들고 싶어
라라잡과 동네 알바, 두 서비스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빠르고 편리한 구인구직’이다. 두 서비스 모두 기존 구인구직 시장에서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빠르게 이용자들을 확보했다. 지난해 연 매출은 4억4000만원을 기록했고, 동네 알바는 출시 후 3개월 만에 이용자 10만명을 확보하는 등 구인구직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자리 시장이 크게 변화하면서 긱 이코노미라는 말이 생기 정도로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 변화에 맞는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라라잡을 만들었어요. 또 자영업자뿐 아니라 개인도 필요에 따라 구인구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르바이트 플랫폼에서 구인공고를 내려면 사업자 등록증이 있거나 회사 형태여야 했어요. 그래서 동네 알바를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변화하는 구인구직 시장에서 누구나 빠르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목표는.
“구인구직하면 떠오르는 서비스, 떠오르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Right person, Right job’, 좋은 사람과 좋은 일자리를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하자는 게 회사의 미션이고, 회사명도 여기서 따와 라라잡이라고 지었는데요. 기존 일자리 중개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해 누구나 일할 사람, 일자리가 필요할 때 최대한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잡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