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의 꽃이야기] 은파호수공원에서 종가시나무를 만나다
지난 주말 군산에 들른 김에 은파호수공원 둘레길을 걸었다. 전부터 꼭 한번 걷고싶던 길이었다. ‘은파(銀波)’라는 시적인 이름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은파삼거리쪽 주차장에서 시작해 호수 중간을 가로지르는 물빛다리길을 건너 반시계방향으로 돌았다. 예상대로 아름다운 호숫길이었다. 그런데 전설이 내려오는 세바위 옆에 아주 의젓한 가시나무 종류 한그루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등 가시나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중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다가갔다.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잎이 떨어지는 참나무 종류는 상수리, 굴참, 졸참, 갈참, 신갈, 떡갈 나무 등 ‘상굴졸갈신떡’ 6형제가 있다. 그런데 제주도와 남부 해안가에는 잎이 지지 않는 상록 참나무들도 있다. 바로 가시나무 무리다. 가시나무에서 ‘가시’는 ‘가시덤불’ 할 때 가시가 아니라 도토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친구들도 6형제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자주 볼 수 있는 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등 3형제만 알아도 충분하다.
이들 가시나무 3형제를 구분하는 방법은 잎 모양과 톱니를 보는 것이다. 먼저 가시나무는 잎 가장자리 대부분(3분의2 이상)에 비교적 ‘무딘’ 톱니가 있다. 종가시나무는 잎이 계란형이고 위쪽에만 있는 톱니가 날카로운 편이다. 반면 붉가시나무는 잎에 톱니가 없이 밋밋하다. 필자는 이걸 톱니가 줄어드는 순서대로 ‘가종붉’→'가정부'로 기억하고 있다.

가시나무 종류는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주로 자라지만 해안가를 따라서는 충남까지 올라가 자란다. 안면도수목원에도 가시나무 종류들이 여럿 자라고 있으므로 군산에서 가시나무를 보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다.

은파호수공원 가시나무는 잎 가장자리 위쪽에만 날카로운 톱니가 있는 종가시나무였다. 특히 종가시나무는 다른 가시나무보다 추위를 잘 버티어 중부지방에서도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종가시나무인지 확실히 알기위해 열매 깍지를 찾아보았으나 아쉽게도 보이지 않았다. 종가시나무는 열매 깍지가 종 모양이라 종가시나무라 부른다.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어려운 종가시나무가 아름다운 호수의 운치를 더 살려주는 것 같았다. 아쉬운 것은 종가시나무에 대한 설명은 물론 이 나무가 종가시나무라는 이름표도 하나 없었다는 점이다. 군산시민들도 궁금해할 것 같으니 작은 이름표라도 하나 달아 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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