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플루언서] 이름 없던 공채개그맨, 신박한 '몰카'로 폭소에 시동 부릉부릉

박성기 2021. 5. 3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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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폭소바겐' 개그맨 박형민·정승우
SBS 공채 15기 출신 개그맨 두남자
활동접고 시골서 부모님 돕던 박형민
군대 제대한 정승우에게 유튜브 제안
2019년 개설해 몰카 시리즈로 인기
쓰레기 무단투기 참교육 콘셉트 등
톡톡튀는 영상 콘텐츠로 구독자 몰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았던 직업 중 하나는 '개그맨'이 아닐까 싶다. MBC '하땅사',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폐지된 후 홀로 명맥을 유지해오던 KBS 2TV '개그콘서트' 마저 지난해 사실상 폐지를 선언해, 개그맨들의 위상과 입지가 크게 좁아진 탓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대중 공연 문화가 큰 위기를 맞으면서 개그맨들의 생계 자체를 걱정하는 목소리와 함께,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곧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시선까지 등장했다.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개그맨들은 그러나 절망하지 않고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만들었다. TV나 소극장 대신 유튜브 플랫폼에서 스스로 설 무대를 만들었고, 그 무대 위에서 지상파 방송이나 대중 공연 특유의 엄격한 심의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실험적인 개그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름 없던 개그맨들은 이름을 얻었고, 이름이 알려져 있던 개그맨들도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며 새 수식어를 얻고 있다.

SBS 공채 15기 개그맨 출신 박형민과 정승우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개그맨으로서의 인생 대 역전을 이루고 있다. 개그맨 활동을 잠시 접고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 일을 돕던 박형민과 군대를 막 제대한 정승우에게 개그맨 동기 유재필이 '폭소바겐(Foksowagen)'이라는 유튜브 속 무대를 제안하면서부터였다. 개그 전문 채널 폭소바겐은 2019년 5월 한강에서의 아바타 소개팅 시리즈를 선보이며 웃음에 시동을 걸었고, 이후 몰래카메라(몰카)에 최초로 공익 개념을 도입한 '공익 몰카'를 선보이며 엄청난 속도로 질주 중이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에 따르면, 폭소바겐은 채널 개설 약 2달 만에 구독자 1만 명을 돌파하고, 1년 만에 20만 명의 고지도 넘어섰다.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해당 채널은 현재 구독자 수 약 37만 명, 누적 조회 수 1억 1500만 회를 보유하고 있다. 업로드된 200여 개의 영상 당 평균 조회수는 구독자 수를 훨씬 넘어서는 43만 회 가량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구독자들의 비중도 높아 K개그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름 없던' 개그맨에 불과했던 박형민과 정승우는 폭소바겐을 통해 안전한 웃음이 보장되는 개그 클리셰를 벗어나 참신하고 새로운 몰카, 실험카메라, 시트콤 등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이제 '이름 있는' 개그맨이 됐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폭소바겐 채널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개그맨 박형민과 정승우 개인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져, 두 사람의 이름을 키워드로 하는 PC·모바일 검색량이 최근 3개월 간 매월 3000여 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이들의 인생 대 역전은 부단한 노력과 간절함으로 완성됐다"고 평가한다. 지상파 공개홀과 소극장 무대 등에서 탄탄하게 다져온 성대모사 실력과 연기력은 채널 운영 초반부터 '완성형'이라는 시청자들의 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5분짜리 몰카 영상을 위해 길 거리를 헤매며 10시간 이상 촬영을 감행하고 4시간 이상을 편집에 할애하는 그들의 성실함도 알아주며 "몰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폭스바겐은 재미 맛집, 아이디어 맛집이다" 등의 댓글을 남긴다.

타고난 끼와 재능도 물론 크게 한 몫 했다. 몰카 콘텐츠를 다루는 수많은 개그맨 출신 유튜버들 중에서도 이들이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항상 '신박'('새롭고 놀랍다'는 뜻의 신조어)한 몰카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사람들을 참교육 하는 콘셉트의 공익 몰카는 큰 화제를 일으켰고, 몰카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과 개인의 양심을 돌아보게 해주는 몰카로 큰 웃음과 교훈을 동시에 주고 있는 이들의 채널에는, 다른 개그 채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고맙다", "통쾌하다", "더 열심히 해달라" 등의 응원의 댓글이 달린다.

2030 세대의 큰 지지를 받으며 요즘 가장 핫한 개그맨 출신 유튜버로 급부상한 박형민과 정승우. 이제 유튜버가 본업이 된 만큼 온전히 이 생태계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이들이 유튜브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릴 한만 또 어떤 신박한 아이디어를 선보일지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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