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현금 요구에 운영시간은 제멋대로..무늬만 '공영주차장'
[앵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뉴스, '제보' 순서입니다.
차 댈 곳 찾기 힘든 도심에서 공영주차장 이용하는 분들 많죠?
자치단체 땅을 빌려 운영하는 일부 공영주차장들이 현금을 요구하거나 운영시간도 지키지 않아 시민들 불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 9시 무렵, 서울의 한 공영주차장을 찾았습니다.
24시간 운영되는 주차장인데도 입구에서 차량 진입을 막습니다.
[공영주차장 직원/음성변조 : "(지금 못 들어가요?) 저희가 문을 닫고 가거든요. (여기 근데 24시간 운영 아니에요?) 저희가 밤새워서 기다릴 순 없잖아요. 저도 집에 가서 내일 또 나와야 되는데."]
겨우 사정해서 주차장에 들어갔더니, 나올 때는 결제 방법이 문제입니다.
[공영주차장 직원/음성변조 : "(카드 안 돼요?) 현금이요. (저희 카드밖에 없어서요.) 여기 계좌로 입금해주시면 되고요. (카드 기계가 없는 거예요?) 저희가 지금 다 망가져서 시스템이 안 돼요."]
카드 결제를 거부한 이 직원은 잠시 뒤엔 출구 쪽 차단기를 올려놓고 아예 퇴근해버립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입니다.
불 꺼진 관리실엔 직원이 이렇게 아무도 없고 차단기로 입구는 막혀 있습니다.
낮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이번에는 주차료를 반값만 내도 되는 경차를 타고 갔는데, 제값을 다 내라고 합니다.
[공영주차장 직원/음성변조 : "천 오백 원이요. (경차 할인 안 되는 거예요?) 경차예요? (네.)"]
경차라고 말을 하자 그제서야 할인을 해주더니 역시 현금을 요구합니다.
[공영주차장 직원/음성변조 : "현금 주세요, 현금. (현금이요? 현금이 없는데….) 에이, 50% 할인에 또 이걸하면…."]
인근의 공영주차장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천 이백 원이요. (경차 할인 안 되나요?)…."]
이 주차장들은 용산구 시설관리공단이 민간에 운영을 맡긴 곳들인데, 공단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 "가끔가다 보면 실랑이도 있는 것 같고 그런 부분을 느꼈죠. 왜냐하면 요즘 어딜 가더라도 대부분 다 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계약서를 살펴봤습니다.
공단과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임대료를 낸 뒤 수익금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운영 시간과 결제수단, 할인 혜택 등 운영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공단 측은 사실상 관리 감독에 손을 놓고 있는 겁니다.
[용산구 시설관리공단 관계자/음성변조 : "운영 기간이 길거나 그러면 페널티(불이익)주고 신경을 쓰거나 그럴텐데 1년 운영하고 사업자가 바뀌고 그러다 보니까…."]
공단 측은 취재가 들어가자 문제가 된 공영주차장 직원들을 교육하고 할인을 받지 못한 이용자들에게는 환불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 : 송혜성
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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