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블리'는 언제부터 '공블리'였나요?
‘공블리’가 삼시세끼 시즌 5의 첫 번째 게스트로 등장했습니다. ‘최고의 사랑’에서 호흡을 맞췄던 차승원은 물론, 유해진, 손호준과도 아기자기한 캐미를 보여주었죠.
그나저나 공효진은 언제부터 ‘공블리’였을까요? 가장 사랑스러운 공효진의 필모그래피를 어렵게 딱 10편 골라봤습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1999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공포영화이기 이전에, 성장 영화이자, 퀴어 영화였지요. 묵직한 담론 속에서 공효진의 사랑스러운 에너지가 작품에 리듬감을 만들어냈습니다.
품행제로, 2002
양아치 연기는 ‘류승범’을 따라갈 사람이 없듯이, ‘껌 좀 씹는 언니’ 역으로 공효진과 견줄 배우가 없습니다. 불량 청소년이지만, 의리 있고 속 깊은 캐릭터. 그래서 더 사랑스러운 ‘품행제로’의 ‘나영’입니다.
네 멋대로 해라, 2002
‘네 멋대로 해라’는 독특한 팬덤이 있는 드라마였지요. 복수(양동근)에 대한 사랑인지, 연민인지, 배신감인지, 죄책감인지 모를 복잡한 심경 속에서, 말투만은 쿨내가 진동하는 치어리더 ‘미래’였습니다.
가족의 탄생, 2006
시한부 인생의 엄마는 유부남과 불륜을 저지르고 구남친은 보란 듯이 새 여친과 나타납니다. 복장이 터지는 ‘가족의 탄생’ 속 선경. 가시 돋친 말들을 쏟아내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따듯한 여인입니다.
미스 홍당무, 2008
‘미스 홍당무’를 좋아해야 공블리의 찐팬이지요. 안면홍조 콤플렉스가 있는 ‘인기 제로’ 선생님 양미숙. 뜯어말리고 싶은 그녀의 ‘삽질’ 연기는 그녀의 모든 필모그래피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파스타, 2010
‘공블리’라는 별명의 시작은 ‘파스타’부터였습니다. 까칠한 셰프의 구박 밑에서 성장하는 주방보조 ‘서유경’. 그리고 그와 사랑에 빠지는 뻔한 전개. 그럼에도 언제든 정주행 하고 싶은 로코 클래식입니다.
최고의 사랑, 2011
걸그룹 ‘국보소녀’로 주목받았으나, 해체 후 비호감 연예인이 된 구애정. 티키타카만 놓고 보자면, 국민배우 독고진 역의 차승원과의 호흡이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듯해요.
고령화 가족, 2013
‘고령화 가족’의 미연은 ‘결혼 환승 전문’ 캐릭터입니다. 중학생 딸보다도 못 한 정신연령으로 엄마 윤여정의 속을 터지게 하는 막내딸이었지요. 이런 발암 캐릭터마저 사랑스럽게 소화했던 공효진이랄까요.
질투의 화신, 2016
마초 기자 이화신(조정석)과 재벌남 고정원(고경표) 사이를 오가는 기상캐스터 표 나리. 어느 때 보다 공효진의 스타일이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였습니다.
동백꽃 필 무렵, 2019
살인마가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만, ‘동백꽃 필 무렵’은 사실 ‘자기 긍정’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아무에게도 인정 못 받고 홀로 아이를 키우던 여인의 기운찬 성장기입니다. 다음 작품의 공블리는 또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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