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0일 오후 5시 마감
1962년 설립, 94년부터 22년 연속 흑자
보험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 중시

C씨 : “서서 발표해도 되겠습니까?”
면접관 : “안됩니다. 앉아서 말씀하세요.”

동부화재에 영업관리자로 지원한 C씨.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가진 그가 준비한 면접 필살기는 바로 ‘박장대소’였다. 큰 몸짓을 보여주며 시원하게 웃은 다음 자신이 준비한 말을 풀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면접관의 제지에 계획은 헝클어졌고, C씨의 머리는 하얗게 변했다. ‘앉은 채로 준비한 동작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지만 C씨는 심호흡을 크게 한 다음 자리에 앉아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준비한 내용을 계획대로 마무리했다.

보통의 지원자라면 의기소침할 수도 있지만, C씨는 앉아서도 자신이 준비한 것을 잘 풀어내며 면접을 마쳤다. 이런 패기라면 영업관리자로서 실력을 잘 발휘할 것이란 인상이 들었다”고 말했다. (면접관으로 참석한 한 임원)

동부화재는 2015년 기준 매출 11조4000억원, 총자산 30조6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대표 금융회사다. 1962년 국내 최초 자동차보험업체로 출발했다. 1994년부턴 2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기준 1인당 평균 연봉은 5910만원이다. 남자 직원은 8431만원, 여자 직원은 4028만원을 나타냈다.

직원을 위한 복리 후생에는 휴가, 복지포인트 지급 뿐 아니라 자녀의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 학자금 지원도 포함된다. 직원 본인의 대학원 학자금도 지원한다. 

채용 계획 및 절차

동부화재는 ‘2016 하반기 대졸신입공채’ 지원서를 지난 10일 접수받았다. 채용규모는 여느 때와 비슷한 40명 정도다. 2015년 상·하반기, 2016년 상반기에도 약 40명을 뽑았다. 10월 말 1차 면접, 11월 중순 인·적성검사를 거쳐 11월 말에 2차 면접을 가진다. 최종 합격자는 신체검사를 마친 다음 12월 중순에 발표한다. 서류에선 최종 합격자의 7~8배수를 추린다. 필기 전형은 약 3배수가 참석하며, 2차 면접은 채용 인원의 2~2.5배수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모집 직무는 설계사·대리점 관리 등 개인영업, 자동차 대인보상 담당인 보상관리 등이다. 법인영업과 신사업, 상품업무, 자산운용 등은 서울에서만 근무한다.

‘꿈의 직장’인 금융회사라는 점 때문에 이른바 SKY 출신과 상경계열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학벌이나 전공은 다양한 편이다. 최근 신입사원 출신 학교를 보면 SKY가 28.2%로 3분의 1에 가까웠지만, 다른 수도권 대학도 43.6%에 달했다. 지방대는 23.1%, 해외대는 5.1%였다. 전공 역시 경영·경제 등 상경계열이 33.3%로 많기는 했지만, 이공계도 28.2%에 달했다. 사회계열은 20.5%, 인문계열은 18%로 다양했다. 전체 비율은 여자 직원이 57%로 많지만, 대졸 공채 신입사원은 대부분 남자 직원이다.

오랜 고시생 생활을 끝내고 지원한 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다니던 회사를 끝낸 분과 같이 우리 회사 신입사원은 나이와 이력이 다양하다. 남과 달리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지원자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준다. (동부화재 관계자)

서류 전형과 필기 전형

위험을 최소화해 사회에 도움을 주는 동부화재의 행보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임금이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직업에서 그 일의 가치를 판단하는 부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험업은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일어났을 때 도움을 주는 산업입니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고, 그렇기에 보험업의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동부화재 인사팀서 잘 쓴 자기소개서로 꼽은 A씨의 자소서다. 

많은 사람이 적어도 한두 개씩은 가입했지만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보험업인데, 보험업에 대한 이해와 지원하려는 직무에 대한 이해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은행 등 금융권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이 준비 없이 보험회사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자소서를 평가하는 인사팀 입장에선 차별화된 모습이 드러나는 지원자에 관심이 가게 된다. (동부화재 인사파트 유동파 대리)

물론 지원 동기가 분명하지 않고, 직무와 관련이 없는 자신의 경력을 나열하는 형식의 자소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아래와 같은 자소서는 지원자는 스스로 만족할 수는 있지만, 평가자 입장에선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다른 지원자보다 문장력도 좋고, 다양한 경험이 담겨 있지만 ‘남들이 쓰니까 나도 한 번 찔러보겠다’는 식으로 넣어봤다는 인상을 주는 자소서다.

조기 졸업으로 또래보다 빠른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경제학사로 학위를 받았기에 실무를 쌓고자 금융업에 지원한 것이 기회가 되어 은행 기업금융센터에서 약 1년간 사무직으로 근무했습니다. 고객 접전 포지션은 아니었지만 사회 초년생으로 배워야 할 기본 사항을 익히며 금융업 특유의 조직 생활과 꼼꼼함을 새삼 일깨웠습니다. 이후 다양한 조직 문화를 경험하며 제품과 고객의 유무선 응대는 물론 행정 및 지원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하는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삶 속에서 하나하나 쌓인 경험들이 또 다른 방식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가진 것을 풍족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베풀고 나누는 삶이었음을 가르쳐 주신 부모님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도전이 되는 업무에 복합적 융합이 가능한 업무를 잘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보험 회사인 만큼 보험계리사, 손해사정사 등 보험과 관련한 자격증을 우대한다. 하지만 많은 취준생이 걱정하는 지원자의 나이나 졸업 시기는 당락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필기 전형인 인·적성검사는 언어논리·수리추론(1시간)과 직업 성격 검사(1시간) 등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유동파 대리는 “난도가 높지는 않은 편”이라면서 “시중에 나온 동부그룹 인·적성검사 대비 참고서를 보면 문제 유형 등을 익히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면접

1차 면접은 부장·차장·과장 등 실무진이 면접관으로 참석한 가운데 프레젠테이션(PT) 면접으로 진행된다. 지원 직무와 관련한 사례를 제시한 다음 30분간 준비하고, 5분간 3명의 면접관 앞에서 발표하는 방식이다. 과거 PT주제는

‘당신이 동부화재 영업관리자인데, 실적과 부실계약 문제가 결부된 경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보험사기 사건이 발생했는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개발할 만한 보험은 무엇인가?’

직무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더 설득력 있는 발표를 할 수 있다. 발표가 끝나면 지원자 각자와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질의응답에선 PT의 실현 가능성, 필요한 준비과정 등을 꼼꼼하게 물어본다. ‘동부화재의 보험 상품에 대해 얘기해보라’와 같은 역량 질문도 한다.

면접은 지원자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것이므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말하는 경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질문의 핵심을 간파하고 자신의 생각을 담아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한다. (동부화재 채용 담당자)

2차 면접

CEO와 각 부문장이 참석하는 2차 면접은 인성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1차 실무 면접이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면, 2차 임원 면접은 지원자가 동부화재 조직문화에 잘 맞는 사람인지, 앞으로 리더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는 자리다. 보통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 5명 앞에서 지원자 5명이 면접을 본다. 사전 준비한 1~2분간의 자기소개가 끝나면 입사의지, 가치관, 인성 등을 확인하는 질문이 쏟아진다.

‘왜 이 직무를 선택했는가?’
‘인생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다면 말해봐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른 사람이 지원자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예의 바른 태도와 자신감 있는 지원자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 무조건 절박함을 호소하거나 동부화재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만 늘어놓으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지원 동기에 대해 깊게 파고든다. 해당 직무를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잘 대답해야 한다. 동부화재는 실무자와 임원의 시각을 골고루 반영하기 위해, 2차 면접 평가엔 1차 평가 점수도 일부 반영한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성실한 지원자, 조직문화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지원자, 끈기가 있고 도전적이며 긍정적인 지원자를 기다린다. (최진호 동부그룹 상무)

jobsN 조재희 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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