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괴팍하고 아찔한 호텔 8
가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요즘 저녁은 걸칠 아우터가 필요할 정도죠.
여행 생각이 절로 날정도 입니다.
어디로 갈지 못 정하셨다고요?
# 핀란드 칵슬라우타넨 (Kakslauttanen)
핀란드의 사리셀케 지역에 위치한 이글루 빌리지. 유리로 만든 이글루, 그냥 이글루, 통나무집이 있습니다. 메인은 단연 사방이 투명한 유리 이글루죠. 운 좋으면 침대에 누워서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통나무집에는 사우나 강국 핀란드답게 스파도 마련돼 있습니다. 얼음 레스토랑에서 먹는 순록 고기도 특별하죠. 그런데 숙소에서 레스토랑 같은 시설은 약 5km나 떨어져 있다니, 잘못하면 야생 동물에게 인간의 맛을 선사할 수도...
/ 1박에 약 70만 원
/ 1박에 약 70만 원
# 프랑스 아트라프 레브(Attrap Rêves)
마르세유의 알로초라는 작은 마을에 자리한 버블 호텔. 말이 호텔이지 그냥 투명한 텐트입니다. 투명해도 숲속 깊이 위치해 사람들의 시선은 피할 수 있답니다. 대신 한낮의 버블 텐트 속에서 강렬한 태양 빛 때문에 목숨에 위협을 느꼈다는 후기가 있네요. 다행히(?) 체크인 시간은 오후 네 시입니다. 그전에는 아예 대문을 안 열어준답니다.
버블 텐트는 우리 돈으로 약 1,100만 원에 살 수 있습니다. 돈이 썩어날 정도로 많으면, 하나 사서 옥상에 두어도 좋을 듯 합니다. 굳이 프랑스까지 뭐하러 갑니까?
/ 1박에 약 13만 원부터
/ 1박에 약 13만 원부터
# 스위스 눌 슈테른(Null Stern)
스위스 알프스에 있는 눌 슈테른은 호텔벽이고 지붕이고 나발이고 그냥 밖입니다. 알프스 전체가 룸이라는 정신 승리의 쾌감을 느낄 수 있죠. 독일어로 ‘0개의 별’을 뜻하는 눌 슈테른이라는 이름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호텔의 등급을 매길 수 없어 0성급 호텔이라는 것. 두 번째는 투숙객만이 유일한 별이라는 서비스업 최고 단계 수준의 의미입니다.
아무 것도 없지만 룸서비스도 되고 식사도 침대로 가져다준답니다. 화장실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으니 걱정맙시다. 여러 위협에 대비해 24시간 가드가 상주하며 감시해준다네요. 그럼 행복한 밤시간은 가드가 보는 데서 보내야 하는 건가...?
/ 1박에 약 29만 원
/ 1박에 약 29만 원
# 페루 나투라 비베(Natura Vive)
잉카제국의 수도이던 페루 쿠스코의 절벽에 매달린 캡슐형 호텔. 122m 높이의 절벽에 위치한 이 호텔은 길이가 7.3m, 높이와 폭이 각각 2.4m로, 최대 4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입니다. 침실, 화장실 겸용 욕실 등 있을 건 다 있죠. 태양광 패널 덕에 전기 사용도 문제없습니다.
바닥을 제외하고 모두 투명이라 전망도 끝내주겠죠? 문제는 체크인 하려면 122m를 직접 암벽 클라이밍해야 한다는 겁니다. 체크아웃을 할 때도 와이어를 타고 내려와야 하죠. 절벽 면에 철근 구조물을 설치해놓아 오르내리기 어렵지 않다곤 하는데 내가 무슨 김자인도 아니고...
/ 1박에 약 45만 원
/ 1박에 약 45만 원
# 오스트리아 다스 파르크 호텔(Das Park Hotel)
오스트리아 린츠에 있는 하수구 호텔입니다. 콘크리트 배수관을 개조해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하수구 냄새는 안 난다네요. 그만큼 꽤 좁아서 배수관 속에 2명이 누울 침대 하나가 끝입니다. 화장실이나 욕실은 밖에 있고요. 숙박비는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지불하면 되는데, "1유로만 낼 거야"하는 못 돼먹은 사람은 없겠죠? 최대 투숙일은 3일로 정해져있으니, 이주의 꿈은 버립시다.
/ 1박에 꼴리는 만큼
/ 1박에 꼴리는 만큼
# 스웨덴 트리호텔 둥지 (Treehotel The Bird’s Nest)
스웨덴 룰강 근처에 위치한 새 둥지 모양의 호텔입니다. 왠지 우리 집 앞 전봇대에 있는 비둘기 둥지 같은 건 함정. 나뭇가지로 덮여 있어 벌레가 많을 것 같은 느낌은 두 번째 함정.
무서워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도시적으로 꾸몄습니다. 최대 4명까지 투숙 가능하며, 와이파이도 터집니다. 우리가 새는 아니지만, 어쨌든 둥지에 들어갔으니 알 대신 다른 거라도 품읍시다.
/ 1박에 약 70만 원
/ 1박에 약 70만 원
# 네덜란드 크레인 호텔 파랄다(Crane Hotel Faralda)
건설용으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고 버려진 크레인을 호텔로 개조했습니다. 단 세 개의 스위트룸만 있는데, 각각 스프릿, 시크릿, 미스틱이라는 테마로 구성됐고요. 스위트룸답게 모두 호화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합니다.
룸이 땅에서 50m 높이에 있어 암스테르담 항구의 모습이 한눈에 보입니다. 이 높은 곳에서 온천도 즐기고, 90m 높이에서 와이어로 그네를 타는 미친 짓까지 할 수 있죠. 크레인 특성상 강풍이 불면 방 전체가 흔들거린답니다. 문제 생기면 번지점프라도 해야 하나?
/ 1박에 약 116만 원부터
/ 1박에 약 116만 원부터
# 스웨덴 점보 스테이(Jumbo Stay)
2002년에 은퇴한 450석 규모의 보잉 747 - 200을 통째 호텔로 리모델링했습니다. 비행기 호텔답게 스톡홀름 공항에서 호텔까지 한 방에 가는 셔틀버스도 있죠. 룸은 4인 도미토리부터 2인실, 스위트룸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조종석에 위치한 콕피트 스위트룸에서는 기장의 시선에서 아침 햇살을 맞는 신선한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엔진 룸, 블랙박스 룸,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같은 특별한 시설도 있고요. 근처에서 기장이나 스튜어디스 의상 대여 장사하면 창조 경제 실현도 가능하겠는데요?
/ 1박에 약 6만 원부터
/ 1박에 약 6만 원부터
어떠셨나요?
언젠가 저곳들 중 하나는 꼭 가보고야 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