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신으면 대박이라는 나이키 신상 운동화
안녕, 여러분! 도쿄에서 디에디트 에디터 기은이다. 지금 난 ‘아주 흥미로운 행사’에 참여해 달리고 온 참이다.
애플워치 사용 후 신세계에 빠져있다. 특히나 러닝에서 그러하다. 최근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이 애플워치로 러닝 기록을 측정하는 것이니 말 다 했다. 항상 달리기 전에 나이키 Nike+ Run Club 앱을 열어 페이스를 측정한다. 목표는 하나, 어제의 나보다 빨라지는 것.
말은 야심 차게 했지만 어제보다 빨라지기란 어렵다. 약간의 아이템이 필요하달까? 잘 달리는 누군가와 페이스를 맞춰 함께 달리거나 혹은 더 좋은 장비(?)를 갖추면 조금이라도 빨라지더라.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한 러닝이다. 애플워치의 작은 화면을 뚫어져라 보며 1분 1초에 민감해하던 차, 마침 내게도 어제보다 빨라질 기회가 생겼다.
나이키가 도쿄에서 페가수스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페가수스는 나이키의 가장 빠른 러닝화 라인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겨 신는다고.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의 발표 현장에서 모든 이노베이션과 스피드를 몸소 체험해볼 수 있었다. 도쿄의 끓어오르는 더위도 즐기게 만들 만큼 즐거운 러닝이었다는 것만 언질해두겠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 가타카나로 굵직하게 적힌 ‘나이키 줌 도쿄’가 나를 반겼다. 나도 모르게 인증샷을 찰칵.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에는 러너의 스피드 향상을 위한 모든 이노베이션이 집약됐다. 갑피와 폼에 적용된 기술은 복잡하겠지만 그 결과만은 단순명료하다. 날아가듯 달릴 수 있다는 것.
더 깊숙히 들어가자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가 신었다는 신발이 우아하게 빛나고 있었다. 리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가 신었던 신발이라니! 그럼 저게 바로 그 신제품이냐고? 아니다. 그림의 떡처럼 빛나고 있는 저 신발은 ‘베이퍼플라이 엘리트’로 나이키의 줌X 폼을 적용한 제품이다.
줌X 폼(NIKE ZOOMX FOAM)이라는 것이 아주 재밌다. 나이키가 만든 것 중 가장 가볍고, 가장 빠르며, 에너지 리턴이 우수한 폼이라고. 지난 해 나이키는 풀코스 마라톤 2시간 이내 완주라는 과제를 위해 ‘브레이킹2’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40km가 넘는 거리를 지치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에너지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 러닝화가 필요했다.
줌X 폼이 적용된 베이퍼플라이 러닝화를 처음 받아봤을 때, 엘리우드 킵초게 선수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이 사람들 정말 미쳤구나!”
작정하고 만든 폼에 대한 선수들의 피드백은 엄청났다. 공통된 의견은 ‘최고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 너무나 빠른 신발이었던 것이다. 앞서 그림의 떡이라 표현한 것을 기억하시는지! 너무 최첨단이었던 걸까. 줌X 폼을 적용한 ‘베이퍼플라이 엘리트’와 ‘베이퍼플라이 4%’ 모두 평상시 트레이닝 러닝에선 너무 빠르다는 평을 받았다. 베이퍼플라이 4%를 신으면 초인이 된 것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매일 그런 느낌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별한 날을 위해 남겨놓고 싶을 만큼 빠른 신발이라니! 러너들을 흥분케 하는 말이다. 나 역시 반해 버렸다. 두근두근.
이런 피드백을 받아들여, 오늘의 주인공인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가 탄생했다. 일상적인 트레이닝 러닝에서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지만, 훈련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이다.
나이키 러닝 풋웨어 VP 브렛 홀츠는 자신의 목표가 “making all runners faster”라며 줌X 폼의 우수함을 피력했다.
줌X 폼의 핵심은 에너지 리턴에 있다. 밟으면 밟는대로 빠른 스피드를 가져다주는 우수한 응답성과 함께 85% 수준의 높은 에너지 리턴을 자랑한다. 러너는 덕분에 계속 달릴 힘을 비축할 수 있다. 심지어 가볍다. 일반적인 러닝화의 절반에 불과하다. 나이키 스우시와 맞닿아 있는 중창에는 리액트 폼을 사용했으며, 그 아래의 아웃솔은 줌X 폼을 적용했다. 이 둘을 함께 사용해 내구성과 안정성이 더 뛰어나다.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를 장착한 러너들이 등장했다. 오른쪽의 오사코 스구루 선수는 일본의 장거리 선수로 3,000m와 5,000m에서 일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나이키 오리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시카고 올림픽 트레이닝 때 줌 페가수스 터보 신을 예정이라며 꽤나 신발을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나와 동갑내기 선수라 그런지 친근하더라. 나도 곧 줌 페가수스 터보를 신고 달릴 예정인데!
통역기는 일본어를 영어로 번역해줬다. 일본어도 영어도 친하지 않았던 내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지. 청각이 닫히니 시각이 열렸다. 선수들보다 그들이 착용한 신발에 눈길이 갔다. 탄탄한 그들의 발목 밑에서 당장이라도 달릴 준비를 마친 것 같았다. 비스듬한 모양의 힐이 특징적이다. 어서 빨리 신어보고 싶은 열망이 강했다.
같은 러닝화를 착용한 남성 러너와 여성 러너 모두 잘 어울리는 걸 보니, 남녀 가리지 않고 예쁜 디자인이란 생각이 든다.
줌 페가수스 터보의 강렬한 핑크빛 스우시와 러닝화 설포를 뒤덮은 핑크빛 라인이 매력적이다. 기능을 잘 받쳐주는 디자인이다. 당장이라도 통통 튈 것 같다. 설포부터 일직선으로 뻗은 핑크 라인에 계속 눈이 간다. 새 신발에 붙어 있는 포장 스티커 같기도 하고 트랙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요소다.
행사장 연출은 전체적으로 ‘이노베이션 나이키’란 느낌이 강했다. 행사장 곳곳에 나이키 스우시를 컴퓨터 언어처럼 표현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려운 말이 아니다. 카와이하게도 NIKE, ZOOM, X, FAST로 스우시를 채웠다.
드디어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를 체험해볼 차례. 닉네임을 입력하고 30초 동안 트레드 밀 위를 질주하면 멕시멈 페이스가 측정된다. 미친 듯이 달리는 내 모습이 보이시는지.
트레드 밀 앞쪽 화면엔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들의 페이스가 기록돼있다. 저들의 페이스를 보고 경쟁심을 발동하게 하는데, 이긴다고 좋아할 게 아니었다. 우린 고작 30초를 전력 질주해야 저들과 근접한 페이스가 나왔고, 저들은 기록은 마라톤 내내 꾸준히 뛴 페이스였다. 우리가 30초 동안 전력 질주해야 나오는 페이스로 저들은 마라톤을 뛴다는 것. 리스펙.
3’09”는 두 번째 뛴 기록인데, 처음엔 3’39”가 나왔다. 다른 사람들이 뛰는 것을 보고 승부욕이 마구 불타 두 번이나 뛰고 말았다. 아, 승부욕. 아, 힘들어.
트레드 밀 위에서 두 번 전력질주하고 나니, 3km 야외 트라이얼 러닝이 시작됐다. 핑크빛 줌 페가수스 터보를 신고 빠르게 달리는 러너들의 발에서 핑크빛 잔상이 남았다. 스피드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 같아 근사하더라. 핑크빛 잔상이 남으면 남을 수록 스피드가 빨라보여 달릴 때의 만족도가 올라갔다.
그래서 직접 신어본 느낌은 어떠냐고? 이 전에 신던 에픽 리액트가 푹신하다면 줌 페가수스 터보는 단단하고 튼튼한 느낌이다. 갑피가 내 발에 맞게 퍼지는 유연함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앞발과 뒷발이 들려 올라가 달릴 때 지지돼 좋다. 사실 85% 에너지 리턴이라는 말은 직접 달려보지 않았다면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달려보면 안다. 레이스 중 체력이 떨어져 괴로워지는 타이밍 즈음, 다른 운동화보다 근육의 회복이 빠르다는 걸 깨달았다. 평소보다 더 오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박스에서 꺼내는 순간부터 알 수 있었지만, 정말 작다. 내가 발이 작은 편이라 225mm를 신어서 그런지 더욱 드라마틱하게 가볍다. 신자마자 바닥을 ‘탁탁’ 차보니 기분 좋은 가벼움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신발 끝을 향하도록 반대로 설계된 관절형 힐은 보기엔 낯설었는데, 신었을 땐 오히려 편안하다. 발이 땅에 닿고, 다시 차고 올라올 때마다 예상한 것보다 발목에 힘이 적게 가해지는 걸 느꼈다. 밑창 여기저기로 충격이 흡수되는 느낌.
러닝 경험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나이키 답게 마지막엔 현란한 레이저 존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멋들어지게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장소 인 것 같은데, 나는 초점이 나가버렸네. 도쿄의 무더위 속에서 러닝을 마친 직후라 초점이 나간 사진이 더 좋을지도. 재밌는 인증샷을 남겼다.
멋진 야경과 멋진 러너들, 멋진 나이키와 함께 달린 기분 좋은 레이스였다. 야심차게 애플워치에 NRC를 켜 측정했더니 최근 러닝 때 6’21”였던 내 페이스가 이번 레이스에서 5’55” 로 단축됐더라. 속도를 올리고 싶었던 내 욕망이 실현된 셈이다. 스피드를 올려주는 신발임엔 틀림없었다. 서울로 돌아가서도 계속 달릴 거다. 강하게 마음 먹는다.
자꾸 욕망한다. ‘빠르게, 더 빠르게 달리고 싶어’ 그리곤 나이키의 이노베이션이 나를 돕는다. 가끔은 ‘JUST DO IT’이 이렇게 보인다. ‘그냥 해. 할 수 있어! 그리고 나도 할 수 있지’로. 나이키, just do it! 에디터 기은의 도쿄 러닝은 여기까지.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
Point – 가볍고 빠르면서 단단한 러너를 위한 러닝화
Price – 21만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