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Nostalgia] '함께 만든 동화' 웨스 모건 – 196

이형주 기자 2021. 5. 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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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모건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 온 것에서 나온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연재물로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이형주의 EPL Nostalgia], 196번째 이야기: '함께 만든 동화' 웨스 모건

동화를 만든 레스터 시티의 주장이 있다.

레스터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이스터미들랜즈지역 레스터셔주의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토트넘 핫스퍼와의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다. 레스터는 리그 2연패를 당하며 5위로 마쳤다. 

이날 레스터는 패배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행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팬들에게 있어 UCL행 좌절보다 아쉬웠던 부분은 이제 이 선수를 다시 볼 수 없게 됐다는 것이었다. 

모건은 1984년생의 센터백이다. 자메이카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영국 노팅엄 태생이다. 모건은 노팅엄 지역 명문팀 노츠 카운티의 유스 등을 거쳐 노팅엄 포레스트에 합류했다. 1군 데뷔도 노팅엄에서였다. 

모건에게 있어 노팅엄은 의미가 큰 팀이었다. 모건은 고향팀이기도 한 노팅엄에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모든 대회 402경기를 뛰며 헌신했다. 비록 노팅엄이 2부와 3부를 오가는 클럽이었기에 주목받지 못했으나 양측의 유대는 최고 중 하나였다. 그런 그에게 레스터가 2012년 영입 제의를 한다. 전설의 시작이었다. 

현재 EPL을 주름잡고 있는 레스터는 당시만 해도 흔한 2부리그 클럽이었다. 레스터는 스벤 고란 에릭손 체제로 승격을 노렸지만, 실패했고 나이젤 피어슨을 선임해 다시 도전에 나선 상황이었다. 

에릭손 감독은 경험 많은 EPL 선수들을 영입해 승격을 노렸지만, 그의 결정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지휘봉을 잡은 피어슨 감독은 이에 다른 접근법을 시도한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 있는 2부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을 상승시키는 것이었다. 모건도 그 일환이었다. 모건은 2012년 1월 그렇게 합류했다.

모건은 단숨에 클럽의 핵심이 됐으며 영입 6개월 만에 팀의 주장으로 자리한다. 그를 아꼈지만, 결코 사적인 감정으로 내린 결정이 아닌 피어슨 감독의 선택이었다. 모건은 자애로운 타입의 주장이었고 빠르게 팀의 대표로 자리하게 됐다. 

모건이 헌신한 레스터 그 홈구장. 킹 파워 스타디움.

모건은 주장으로 맞은 첫 시즌이자, 레스터 첫 풀시즌인 2012/13시즌 팀을 리그 5위로 견인했다. 이를 통해 플레이오프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당시 레스터는 준결승 2차전에서 종료 직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승부차기를 얻어냈다. 하지만 앙토니 녹카트의 페널티킥이 마누엘 알무니아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어 곧바로 역습을 내줬고 트로이 디니의 득점이 나오며 무너졌다. 레스터 선수들은 모두 좌절했고 이를 다독이는 것은 주장 모건의 일이었다. 

하지만 모건과 레스터 선수들은 와신상담했다. 플레이오프 뼈아픈 탈락의 경험을 좌절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각성의 계기로 삼았다. 2013/14시즌 레스터는 챔피언십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고 1위로 EPL에 승격했다. 

모건과 레스터에 있어 2014/15시즌은 사투의 시즌이었다. 레스터는 시즌 내내 잔류를 위해 힘든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모건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고 결국 잔류를 이뤄냈다. 

하지만 레스터는 예상치 못한 사태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이게 됐다. 2015년 당시 구단주인 비차이의 고국인 태국을 방문한 레스터 선수단들이었다. 2군 선수던 탐 호퍼, 애덤 스미스, 그리고 피어슨 감독의 아들 제임스 피어슨 세 선수가 성추문과 인종차별에 연루됐다. 이에 피어슨 감독이 책임을 지고 사임을 하게 됐다. 레스터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선임했다. 

이제 모든 이가 알게 된 동화지만 레스터의 2015/16시즌은 동화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그리스에서 부진하며 한물 간 감독이라는 평을 받던 덕장 라니에리를 필두로 2부 강등을 간신히 면한 선수들. 또 무명의 신입생들이 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즌 전 레스터의 우승 확률은 5000분의 1이었다. 하지만 여우 군단은 좋은 출발을 보였고 리그 1위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고공행진 중에도 신뢰를 받지 못했다. 곧 떨어질 것이다가 그들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다. 

모건은 레스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얼마가 잘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흥분 없이 매 경기 집중했죠"라고 회고한다. 

모건과 로베르트 후트가 이루는 센터백진은 그 고공행진에 크게 기여했다. 탄탄한 피지컬로 상대 공격수들을 압살하고, 또 박스 안으로 날아드는 공을 걷어내는 장면은 전문가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레스터의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수비진으로 인해 더욱 커졌다. 

결국 레스터는 우승을 차지했다. 모건을 비롯한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렸다. 레스터는 축구계 길이 남을 동화를 써 냈고 모건은 그 중심에 있었다. 모건과 라니에리 감독이 중심이 돼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된다. 

모건은 2016/17시즌 꿈의 무대라는 UCL에 30대의 나이로 처음 참여하게 됐다. 16강 2차전 헤더골로 팀을 8강으로 견인하기도 했다. 레스터는 8강에서 그 행진을 마무리했지만 직전 시즌 EPL 챔피언으로 부끄럽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2017/18시즌 주전으로 활동한 마지막 시즌 이후 모건의 출전 시간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간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건은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을 보이며 레스터에 귀감이 됐다. 그리고 올 시즌 FA컵 우승에 기여하며 또 다른 동화를 만들었다. 

은퇴를 발표한 모건. 그의 손편지 1편.
은퇴를 발표한 모건. 그의 손편지 2편.

그는 지난 21일 은퇴를 발표했고, 토트넘과의 EPL 경기를 마지막으로 모건의 여정이 끝이 났다. 이제 그의 이름은 선수명단에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와 클럽의 유대는 계속될 것이 확실시된다. 

모건은 은퇴 발표 후 공식 홈페이지와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레스터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환상적인 구단이고 미래가 매우 기대됩니다. 저는 팬들을 위해 싸웠습니다. 정말 즐거웠습니다"라며 구단과 팬들에 대한 애정과 함께 감사의 말을 덧붙였다. 

여우 군단을 지켰던 여우 두목이 아름다운 동화와 함께 팀을 떠난다. 이별은 슬프지만 어떤 선수도 피할 수 없는 것이도 하다. 하지만 레스터와 모건은 끈끈한 유대를 가지고 있고, 행복했던 기억과 함께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 

타이틀에 가까워지는 맨유전 헤더 동점골 이후 환호하는 웨스 모건

◇EPL 최고의 순간

2015/16시즌 36라운드에서 맨유와 레스터가 맞붙었다. 모건은 전반 8분 만에 앙토니 마샬에게 실점하기는 했지만 이후 상대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또 전반 17분에는 헤더골로 팀에 동점을 안겼다. 모건은 대니 드링크워터의 퇴장에도 스코어를 유지시키며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 경기 이후 펼쳐진 첼시 FC와 토트넘 핫스퍼의 경기가 2-2 무승부로 종료됐다. 산술적 역전 가능성이 지워지며 레스터의 우승이 확정됐다. 온 몸을 던진 모건의 맨유전에서 활약이 우승의 마침표를 찍은 격이 됐다. 

◇플레이 스타일

가공할만한 피지컬을 지닌 수비수. 지상이든 공중이든 몸싸움에서 그를 이길 수 있는 공격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뿐 아니라 수비 라인을 조율하며 실점을 막는 것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였다. 

◇프로필

이름 – 웨스 모건

국적 – 자메이카

생년월일 - 1984년 1월 21일

신장 및 체중 – 186cm, 93kg

포지션 – 센터백 

국가대표 기록 – 30경기

EPL 기록 – 170경기 8골

◇참고 영상 및 자료

프리미어리그 2014/15시즌~2019/20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레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트랜스퍼 마켓> - 선수 소개란

레스터 공식 홈페이지 - 'I Played My Heart Out' – Morgan's Colossal Leicester City Story In His Own Words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레스터/킹 파워 스타디움), 레스터 시티 공식 SNS, LCFC TV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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