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님이 재수 실패한 아들에게 해주신 말씀
요즘 은근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존경심을 끌어모으는 분이 있다. 아동 전문가로 알려진 정신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다. 그녀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저 전문가 의견만 알려주는 걸 넘어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모습을 보며 그녀를 존경하는 사람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나도 그녀의 조언을 보고 존경하게 된 사람 중 하나다)
전 국민의 육아 멘토가 된 오은영 박사. 그럼 그녀는 자식 교육을 어떻게 했을까? 한 커뮤니티에 그녀가 아들에게 해 준 말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3년 전 한국일보에서 한 인터뷰를 재발굴한 글이다) 그냥 해준 말도 아니고 ‘재수에 실패한’ 아들에게 해 준 말이었다. 읽어보면 진짜 좋은 부모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이한테 늘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실력을 늘리기 위함이다.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했어요. 아들이 재수하겠다고 할 때도 ‘그래, 네가 하고 싶으니 하거라. 또 1년 더 공부하면 네 실력이 1년만큼 늘 거 아니겠니. 그리고 인생에는 후회가 없어야 한다. 그러니 하거라’라고 해줬죠.”
“(재수한 뒤 성적이)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았죠. (성적을 받고 나서) 어느 날 아들이 옆에 와서 그러더라고요. ‘엄마, 제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그만큼 좋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열심히 한 것 엄마가 다 알지. 하지만, 실력과 결과가 꼭 비례하는 건 아니야.’ 그랬더니 아들이 또 그래요. ‘그래도 점수가 안 좋으니 내가 최선을 다 한 것도 소용이 없잖아요.’ 이번엔 이렇게 말해줬죠. **‘최선을 다한다는 건 결과에 따른 감정까지도 겪어 내는 것까지야. 경우에 따라선 좌절도 하고 마음도 아프겠지. 그것까지도 끝까지 겪어보렴. 얻는 게 있을 거야.’** 그 뒤로는 아이가 실망이나 실패 같은 얘기를 않더라고요.”
“최선을 다한다는 건 결과에 따른 감정까지도 겪어 내는 것이다.” 실패했을 때 이보다 더 도움이 되는 교훈이 또 있을까? 실패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조언은 많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조언들은 실패가 얼마나 쓰리고 아픈지 알려주지 않는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실패는, 분명 나를 죽이진 않았지만, 죽을 만큼 힘들 수도 있다.
이때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탈바꿈하는 마음 자세. 이것이 오은영 박사가 알려준 교훈이다. 결과에 따른 감정까지도 겪어 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실패를 인정하고, 포용하고, 성공의 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최선을 다하는 마무리인 셈이다.
같은 기사에서 오은영 박사는 이런 말도 했다. “우리는 성적으로 살지 않아요. 꼴등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보는 것, 또 틀려도 한 번 더 풀어볼 용기로 평생 살아갈 태도를 배우는 거예요. 우리는 ‘내가 정말 힘들었던 그때 우리 엄마가 나를 꽉 안아줬어’ 하는 부모가 준 좋은 기억으로 삶을 버텨내요.”
그녀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실패를 겪고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었다. 우리는 인생에서 많은 실패를 마주할 것이다. 내 실패도 있을 수 있고, 타인의 실패도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실패를 대해야 할까?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오은영 박사의 말만큼 정답에 가까운 말은 또 없는 것 같다.
참고
1) 오은영 박사님이 재수 실패한 아들에게 해주신 말씀+) 마지막내용 추가함, 더쿠
2) 오은영 박사 “팔삭둥이였던 나… 아버지 긍정이 인생의 힘”, 한국일보
이미지 출처
1) <막강해짐>, SBS
2)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채널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