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때 친지들로부터 돌아가신 조부의 명의로 된 땅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이모씨(50세).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청에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신청한 결과, 조부 명의로 된 11필지 4566㎡의 땅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공시지가만 약 4억5000만원, 시가는 이보다 4배 가량 높아 이 씨는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고 합니다.

최근 이 씨처럼 잊혀진 ‘조상 땅’을 찾으려는 이들은 늘고 있습니다.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최초 도입한 충남의 경우, 최근 5년간 신청자가 7배 정도 증가했는데요. 전국적으로 숨은 조상 땅을 찾은 사람은 59만여 명, 국토 면적의 3.6%가 잃었던 주인을 찾았다고 합니다.

특히 충남에 거주중인 73년생 김씨는 여의도 면적의 1.4배나 되는 4천 16만여㎡의 땅을 찾아 조상 땅 찾기를 통해 가장 큰 땅을 찾아낸 주인공이 되기도 했고요.

이쯤 되면 ‘나에게도 혹시 조상님이 몰래 남겨 놓으신 땅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길 텐데요. 조상 땅을 찾으려면 본인의 신분증과 사망자의 제적등본을 지참하고 가까운 시•군•구청 민원실을 방문해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별도의 수수료는 없으나 재산권은 개인정보이므로 상속권이 있는 사람만이 신청할 수 있고요. 업무 처리엔 3시간 가량 소요됩니다.

참고로 ‘한국조상땅찾기서비스(www.hanland.net)’에 접속해 조상의 이름을 입력하면, 조상 소유 토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단, 1910~20년대 경제활동을 했거나 생존했던 조상의 이름을 입력해야 합니다.

조상 땅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상속인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미 조상 땅을 차지한 이가 있다면 그 소유자를 상대로 소유권보존등기 말소소송 등을 통해 땅을 되찾아야 하죠.

이 과정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인들이 전문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조상 땅을 찾아준다며 접근한 브로커들은 40~50%의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소송을 부추기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이곤 하는데요.

한 법조계 전문가는 이들이 전달한 토지매매 약정서와 판결문이 위조된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 땅을 찾더라도 상속인들끼리의 배분, 취득세 신고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로또’를 바라는 조상 땅 찾기 열풍은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조상 땅에 대한 관심도 늘었기 때문인데요. 이번 설에 고향에 내려가면 친지들과 함께 조상 땅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