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 다이어트 성공기..3개월 18kg뺀 3가지 비결

새해 1순위 계획. 작심삼일. 다이어트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제는 진짜 건강을 위해서라도 빼야겠어"라고 다짐하지만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3개월만에 18kg을 뺀 jobsN 이신영 기자가 다이어트 비결을 알려드립니다.
비포 앤 애프터/jobsN

끝없는 음주와 야근.. 운동할 시간 내기 어려운 들뚝날쭉 타임 테이블. 수많은 직장인들의 애로사항이죠. 기자로 일하는 사람들은 그 고충이 더 큽니다. 그래서 배불뚝이 기자들이 많죠.

저는 원래 그랬습니다. 고도비만으로 20년 넘게 살아왔죠. 군대 시절 훈련과 운동으로 반짝 98kg에서 75kg으로 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입사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지방이 다시 날아들었습니다. 배, 얼굴, 목덜미, 허벅지에 뽀얀 살들이 붙으면서 체중이 제곱근의 법칙으로 늘어난 겁니다. 75kg에서 85kg, 90kg, 98kg. 이렇게 찌는데 1년이 채 안 걸리더군요.

키 175cm에 0.1t이 가까운 30대 초반의 남성. 배에 아무리 힘을 줘도 넣을 수 없는 처참한 상태. 컴퓨터 앞에 앉으면 배가 책상에 닿기 일쑤였습니다. 그럴 때면 앉는 자세를 바꿔 배가 책상에 안닿게 했습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업무 효율도 낮아지더군요. 무기력해지고 잠도 많아졌습니다. 

올해 1월 다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살을 빼기로 말입니다.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3개월 만에 18kg을 감량한 겁니다. 98kg이던 몸무게를 지금은 80kg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2차 다이어트에 들어갑니다. 목표는 70~75kg. 쑥스럽지만 제가 살을 뺀 3가지 방법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1. 퇴근하면 이어폰을 끼고 집을 향해 걸어라 

군 시절, 열심히 뛰고 훈련해 몸을 혹사하는 방법으로 살을 뺐습니다. 그러나 지루하고 재미 없었죠. 반복 운동은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야근에 쩔어 사는 직장인들은 밤 10시, 11시에 별도로 헬스장 가기가 무척 어렵습니다.(물론 의지의 한국인들도 있지만). 저도 연초에 헬스장을 3개월에 30만원 주고 끊었지만, 두 번 밖에 못갔습니다. 퇴근 후 포근한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운동을 하러 나갈 만큼의 의지는 없었던 겁니다.


걷기로 했습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 운동하는 방법을 찾은거죠. 걷는 것은 크게 힘들지 않으면서 주위 사람이나 가게 전광판,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전 음악을 좋아해 귀에 이어폰도 꽂았습니다. 

퇴근 후 광화문부터 마포역까지 매일 1시간 정도씩 걸어다녔다/네이버 지도 캡쳐

퇴근할 때 회사가 있는 광화문에서 마포역까지 걷는 것을 1차 목표로 했습니다. 광화문역~서대문~애오개역~마포역까지. 이렇게 걸으면 보통 50분~1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여기서 지하철을 타고 집이 있는 목동까지 가는 일정을 반복했죠. 그렇게 2,3주 걸으니 2-3kg 빠지더군요.

이후 걷는 거리를 늘렸습니다. 마포역에서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까지 더 걸어가면 1시간 20분~30분이 걸립니다. 올 1~2월. 가장 추울 때 저는 두꺼운 점퍼를 입고 마포대교를 매일 건넜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청년이 소주를 마시며 통곡을 하더니 마포대교 중간지점에서 뛰어내리려던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여자친구에게 실연당했다며, 김포에서 택시를 타고 마포대교로 왔다는 청년이었는데요. 한 20~30분간 다독여 집에 보냈습니다. “살 빼려다가 목숨 하나 살렸다”는 뿌듯함이 든 순간이었죠. 그때가 자정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살이 빠지자 체력이 생겼습니다. 걷는 시간과 거리를 조금 더 늘렸습니다. 여의도를 가로질러 영등포로터리까지 걸어가면 2시간이 소요됩니다. 영등포시장 넘어 양평역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당시 스마트폰 ‘걷기 앱’으로 측정하면 2시간 걷기가 2만~2만5000걸음으로 측정됐습니다. 

다이어트 중에는 오히려 좋아하는 초콜릿과 탄산음료를 마셨다/glasodyd 제공, jobsN

2. 밥은 점심만 반절, 저녁은 작은 초콜릿이나 탄산음료 

“저렇게 걸으면 배고프고 지치지 않느냐” 하실 겁니다. 이럴 때 1원칙은 참는 겁니다. 점심 때 밥은 안 먹고 반찬만 먹었습니다. 김치, 나물 같은 채소 위주로만 적당히 배를 채웠습니다. 저녁은 안 먹었습니다. 하루 0.7끼 정도 먹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식욕이 채워지지 않아 욕구불만이 생기는데요. 이때 제가 좋아하는 군것질을 조금씩 했습니다. 매일 좋아하는 음식을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겁니다. 저는 초콜릿과 탄산음료를 좋아합니다. 다이어트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하루 1~2캔 씩 먹었구요. 걸으며 한계에 이를 때면 미니 초콜릿바를 먹었습니다.

정리하면 제 지론은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밥을 안 먹는 게 핵심인거죠. 대신 맛있는 반찬, 초콜릿, 탄산음료, 크래커 등으로 배고프지 않게 조금씩 채웠습니다. 또 하루 1.5리터 짜리 물을 3-4병 씩 마셨던 것 같습니다. 배가 고파질 때 쯤 물을 마신거죠.

특별히 다이어트에 필요한 식이요법이나, ‘바나나 다이어트’ 같은 것은 쳐다도 안 봤습니다. 아무리 살 빼는 게 중요해도, 똑같은 음식을 끼니마다 먹는 건 지루하고 힘들거든요. 차라리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조금씩 먹는 게 좋았습니다. 이렇게 한 달쯤 하니 8kg이 빠졌고, 몸무게는 2개월째 86kg, 3개월째에 80kg으로 내려갔습니다. 

flickr

3.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퍼트려라 

다이어트는 혼자 하면 안 되고 주위 동료와 같이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시작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 “나 살 빼겠다”고 선언부터 했습니다. 식사 약속을 줄이는 대신, 업무 시간에 취재원 미팅을 하려고 노력했고요. 어쩔 수 없는 식사자리에선 양해를 구하고 제 원칙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오늘만 좀 먹을까?”란 생각을 한 번이라도 했다간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동료의 응원을 받게 됩니다. 3kg씩, 5kg씩 빼면 얼굴이 달라지면서, 직장 동료들이 깜짝 놀라 비결을 물어봅니다. 이런 반응들은 자신을 채찍질하는 좋은 원동력이 됩니다. 살을 빼면 뺄수록 체력이 생겨 일도 열심히 하게 됩니다. 


아직 목표치인 70kg까지 가야 할 길이 멉니다. 80kg쯤 되니 걷기로는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이제부턴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에 돌입한 많은 분께 조금이나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jobsN 이신영 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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