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용 땅콩쿠키로 입소문 난 제주도 '넘버 피넛'

핵심 역량이 있는 사업은 팬데믹이라는 불리한 업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10월에 개업해 일평균 200만원(11월)이던 매출을 올해 4월 250만원으로 끌어올린 땅콩버터 선물가게가 있습니다. 이 추세대로 라면 올 연말 적어도 9억 이상의 매출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소상공인에게는 상당히 놀라운 결과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이곳은 제주도 중문에 위치한 우도 땅콩 쿠키 전문점 ‘넘버 피넛’ 입니다. 넘버 피넛이 10평 정도의 작은 매장으로, 모두가 힘들어하는 코로나 상황에서 개업 반년 만에 인상적인 매출을 일궈내고 있는 차별화 요인을 살펴보겠습니다.

넘버피넛의 매장 전경

제품을 구입할 ‘명분’을 제공하다

​여행객들의 ‘즐거운’ 고민 중 하나는 여행선물입니다. 받는 사람이 주변에서 쉽게 구매 가능한 제품이라면 선물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너무 생소한 선물도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넘버 피넛은 제주지역 특산품인 우도땅콩과 흔히 맛볼 수 있는 쿠키, 즉 희귀함과 익숙함을 조합한 제품을 개발합니다. 제주도 우도에서만 생산되는 우도 땅콩은 일반 땅콩에 비해 외피가 얇고, 더 고소한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도 아니면 구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물의 명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주 재래시장에서 우도땅콩을 병에 담아 고가에 판매하고는 있지만 우도땅콩을 베이커리화해서 기념품의 영역으로 진입한 곳은 그동안 없었는데, 이것을 넘버 피넛이 시도한 것입니다. 지역 특산품과 베이커리의 조합은 여행객들에게 이곳을 방문하게 만드는 명분을 충분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장에 비치된 쿠키 포스트

맛집이 아닌 선물에 포지셔닝

넘버 피넛은 주방을 제외하면 매장 넓이가 10평 정도인 소형 매장입니다. 일반적인 베이커리 매장처럼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없고 커피 또한 판매하지 않습니다. 이미 제주도에는 주변 풍광이 아름답고, 매장 규모가 큰 고급 베이커리 카페들이 즐비합니다.

​그들과의 경쟁에서 작은 매장이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전혀 다른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맛집이나 카페로 포지셔닝하기 보다 제주에 오는 외지인들이 고민하게 되는 ‘선물’을 주력제품으로 소구하는 전략적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선물에 알맞은 패키지 디자인과 가격을 구성하고, 브랜드 슬로건은 ‘제주도 최초의 우도땅콩 베이커리 전문점’이라고,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슬로건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지인 네트워크를 통해 꾸준히 알렸습니다. 그 결과 불과 5개월여 만에 일 평균 25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쿠키 전문점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됐습니다.

선물에 어울리는 패키지 디자인과 가격 측정

업주는 비싸게 받는 게 좋고, 고객은 싸게 사면 각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넘버 피넛이 생각하는 제품의 가격 측정 방식은 조금 남다릅니다. 넘버 피넛은 가격 측정 면에서 시장의 시세를 따라갈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주도 최초의 우도 땅콩 베이커리로 경쟁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넘버 피넛이 추구하는 가격 측정 방법은 ‘조금 비싸지만 선물하기 좋은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것입니다. 비싸게 판다고 해서 마진을 많이 남긴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남는 이윤을 고급 재료와 새로운 제품 개발 마케팅에 끊임없이 재투자합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우도 땅콩 쿠키의 재료비는 거의 50%에 육박합니다. 또 우도 땅콩을 표현하는, 다소 이국적인 느낌의 디자인을 채용했습니다. 이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인 편입니다. 선물용 땅콩버터라는 개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죠.

핵심 고객층 좁히기

예를 들어 실제 구매물량에 10%를 더 얹어 배송하면서 “구입할 때는 생각하지 못한 주변 분들이 갑자기 떠올라 고민하다가 추가 주문하는 신혼부부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입하신 양보다 미리 더 많은 양을 보내 드리니 생각 못 하신 분들이 있으면 챙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편지를 동봉합니다.

​상상하지못한 서비스를 받게된 고객들은 넘버 피넛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고, 주변 지인 추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런 작은 친절은 기업 행사의 답례품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소비자의 긍정적 평가가 일궈낸 특별한 관점입니다.

넘버 피넛의 고객은 제주 여행객이지만 좀 더 세밀하게 주 고객을 포착했습니다. 바로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입니다. 신혼부부들은 결혼 답례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많으며, 한번 살 때 대량으로 구입하곤 합니다. 개업 초기부터 마케팅 방향을 신혼부부들에게 맞춰두었고, 답례품으로 우도쿠키를 구입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약간의 ‘무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넘버 피넛의 여행지 마케팅

여행지는 아무래도 특별한 기억의 장소입니다. 여행지에서의 특별한 경험은 대부분 사진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특별함을 곳곳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SNS에 사진으로 남게 되고, 추가 검색이 이루어지고, 주목도를 높이게 됩니다. 우선 무엇이든 육지 제품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모든 빵과 과자, 버터제품은 사이즈를 크게 했습니다. 이렇게 큰 제품을 본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사이즈를 키웠습니다. 이국적 느낌이 들게 한 거죠. 10평의 작은 매장에서, 도드라지게 사이즈가 큰 쿠키를 본 고객들은 신기해했고, 빠른 입소문을 타고 제주의 명소가 됐습니다.

넘버 피넛은 재구매, 교차구매, 추천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카카오 채널을 적극 활용합니다. 제주 여행 중 구입한 물건을 택배로 보낼 때 대부분의 매장은 택배 대장이라는 종이에 주소와 연락처를 남기게 합니다. 하지만 넘버 피넛은 택배 주소를 카카오 채널에 적도록 유도했습니다. 카카오채널 활용은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택배를 주문하는 고객들은 채널에 자동으로 친구로 추가되고, 택배 발송 후 송장번호를 보내면서 감사인사를 한 번 더 할 수 있습니다. 신제품 출시, 연말연시 등 선물 시즌에 카카오 채널을 통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실제로 각종 이벤트시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매달 새로운 제품 출시

지난해 10월 개업 당시 우도땅콩 쿠키, 현무암 쿠키, 브라우니 쿠키 등 3종류 쿠키에 그쳤던 제품군은 현재 11종의 쿠키와 우도땅콩 잼, 3종의 우도땅콩 수제 초콜릿으로 확대됐습니다. 매달 2종류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신제품 출시는 넘버 피넛의 경험 고객들에게 재구매율을 높이는 원동력이 됩니다.

넘버 피넛의 빠른 시장 안착을 가능하게 한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자영업자분들이라면, 넘버 피넛 사례를 살펴보고 자신의 사업에 적용할 점을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 넘버 피넛 제품을 구입해야 하는 명분 제공
- 최종 고객은 구입한 사람이 아닌 선물 받는 사람
- 선물에 어울리는 제품 사이즈, 디자인, 패키지 구성
- 베이커리가 아닌 기념품 범주로 포지셔닝
- 카카오 플러스 친구 적극 활용
- 구매물량보다 더 많이 배송해 감동 제공
-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 넘버 피넛 신제품과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알림

정리 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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