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보다 한국이 더 사랑했던 이 배우 근황

<스파이의 아내>

천진한 얼굴에 신비로운 분위기, 여기에 유니크한 패션 감각까지 두루 갖춘 배우 아오이 유우. 그녀는 2001년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릴리 슈슈의 모든 것>으로 스크린 데뷔를 한 이후 <허니와 클로버>, <도쿄!>, <백만엔걸 스즈코>, <바람의 검심> 시리즈 등 6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이번엔 영화 <스파이의 아내>로 다시 국내 스크린을 찾았는데, 신드롬과도 같았던 과거 국내에서의 인기부터 신작 근황까지 한데 모아보았다.


#모리걸룩

(왼쪽부터) <하나와 앨리스>, <도쿄!>
<허니와 클로버>

2000년대 중후반 한국에서 아오이 유우의 인기는 대단했다. 구불구불하고 풍성한 긴 머리와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가녀린 체구는 그녀가 유행시킨 ‘모리걸’ 패션과 굉장히 잘 어울렸고, 투명한 피부 위의 점들마저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모리걸'은 숲속에 있을 것만 같은 소녀를 뜻하는 단어로, 모리걸 패션은 대체적으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스타일의 옷을 칭한다.


당시 모리걸 패션은 국내 연예계뿐 아니라 비연예인들의 패션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배우 손수현은 데뷔 전 쇼핑몰 모델로 활동하던 때 아오이 유우 닮은꼴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단지 패션뿐 아니라 그녀가 했던 머리 스타일도 화제였다. 머리카락을 정수리 높이까지 높게 묶어 감은 머리 모양을 뜻하는 이른바 똥머리(당고머리)도 그녀가 유행시켰다. 또한 그녀가 사용했던 특정 브랜드의 블러셔가 ‘아오이 유우 블러셔’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이제는_야마사토_유우

(왼쪽부터) 아오이 유우 공식 홈페이지, 야마사토 료타 SNS

지난 2019년 6월 5일 아오이 유우가 8살 연상의 일본 코미디언 야마사토 료타와 결혼 발표를 했다. 열애설도 없이 바로 결혼 사실을 알려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화제였고, 결혼 상대가 일본에서 못생긴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인물이라 대중들은 더욱 놀랐다. 결혼 기사가 발표된 날 저녁, 기자회견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두 사람은 같은 해 4월부터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연애 2달 만에 혼인신고까지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아오이 유우는 “함께 있는 게 힘들 정도로 웃겨준다, 감동하는 순간과 용서할 수 없는 부분,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가치관이 같고, 냉장고를 제대로 닫는 점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또한 야마사토 료타가 일을 대하는 자세를 존경한다며 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다만 결혼 한 달 만에 별거설이 불거졌는데, 당시 두 사람 모두 바쁜 스케줄 탓에 신혼집을 구하지 못해 따로 살고 있는 것이라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스파이의_아내

<스파이의 아내>

영화 <스파이의 아내>는 NHK TV에서 방영한 동명의 드라마를 영화로 다시 만든 것으로, 2020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연출한 첫 시대극인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을 배경으로 한다.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다카하시 잇세이)가 만주에서 일본군이 행하던 끔찍한 일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하고, 그의 아내인 사토코(아오이 유우)가 이를 알게 된다. 유사쿠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그녀 앞에 그녀의 오랜 친구인 헌병대 대장 야스하루(히가시데 마사히로)가 나타나며 갈등은 점차 고조된다.


전운이 감돌던 시기를 살아가던 인물들의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을 담아낸 이 서스펜스 멜로드라마 속 아오이 유우는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고 싶어 하는 사토코를 연기하며 그간 작품 속에서 보여준 인물들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감독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오이 유우에 대해 “감정이 연기를 지배하지 않는 아주 노련한 배우”라며 “일본 여배우 중에서 가장 뛰어난 배우는 아오이 유우라고 생각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국내 개봉은 미정이지만 <바람의 검심 최종장 더 파이널>이 4월 일본에서 개봉 예정으로, 아오이 유우는 데뷔 후 늘 그래왔듯 올해도 열심히 달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