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안경도 온라인 판매?.."편리할 것" vs "전문성 무시"

류원혜 기자 2021. 6. 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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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가 도수 있는 안경을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도수 있는 안경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국가전문자격시험을 통과한 안경사가 있는 오프라인 안경점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편리하게 안경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기는 모양새다. 하지만 안경업계에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이행될 지는 의문이다.
정부, 온라인 안경판매 서비스 논의 착수…미국은 11년 전 도입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온라인 안경판매 서비스 등을 올해 상반기 한걸음모델 신규 대상과제로 선정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걸음모델은 신사업 허용을 두고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직접 중재하기 위해 마련한 타협 절차다.

온라인 안경판매 서비스는 2019년 3월 안경 가상착용 후 온라인으로 주문 제작해 배송까지 하는 사업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신청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이르면 올해 국내에서도 미국의 '와비파커' (Warby Parker)같은 온라인 안경몰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둔 와비파커는 2010년 미국에서 안경 업계 최초로 온라인 판매방식을 도입했다. 가격을 5분의 1로 낮춰 안경 독점 시장을 무너뜨리면서 창업 5년 만에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회사)으로 발돋움했다.

소비자가 와비파커 홈페이지에서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최대 5가지 고르면 샘플이 집으로 배송되는 방식이다. 이후 5일간 안경을 착용해본 후 가장 선호하는 안경을 선택하고, 시력검사 결과와 눈 사이 거리 등을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2주 뒤 맞춤 제작된 안경을 받는다. 배송비용은 와비파커가 부담한다.
미국의 온라인 안경몰 '와비파커' 홈페이지에서는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5개 골라 샘플을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사진='와비파커' 공식 홈페이지
일부 소비자들 "편리하고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
온라인 안경몰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중학생 때부터 안경을 착용했다는 A씨(29)는 "인터넷에서 렌즈나 안경을 사면 편리할 것 같다"며 "유럽여행 갔을 때 안경이 휘어서 난감했었는데, 일반 마트에서 여러 도수의 안경들이 싸게 판매되고 있더라. 굳이 안경점에 가지 않고 가까운 마트나 온라인에서 살 수 있으면 소비자들은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너스 시력을 가진 김모씨(28)도 "동네 안경점에서 원하는 디자인의 안경을 못 찾은 적이 있었다"며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을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안구질환 등이 있는 경우 온라인 안경구매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노안이 있는 부모님은 안경사와 상담하면서 신중하게 다초점 렌즈를 고르고 제작을 맡겼다"며 "난시, 노안 등이 있는 사람들은 안과의사와 안경사의 도움을 얻어 오프라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경업계 "안전성 문제", "전문성 무시" 반대 입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왼쪽),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반면 대한안경사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안경판매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같은 내용의 청원만 지난 14~16일 사흘간 5개가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요즘 안경점에는 저렴한 안경도 많다"며 "동네마다 안경점이 있는데 안경사들 일자리 뺏으면서까지 온라인으로 판매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안경원장 박모씨(50대)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것 같다"면서도 "온라인으로 안경을 판매하면 피팅작업이 생략돼 건강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팅작업은 조제·가공 과정에 있는 손기능이다. 안경테 상태를 점검해 수평 불균형, 귀받침·코받침 조정 등 세부적 부분을 다듬는 것을 말한다.

박씨는 "대부분 안경점에서 피팅작업이나 코받침 교체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면 유료로 바뀔 것"이라며 "각자 얼굴에 맞게 안경을 제작해야 안전하다.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건 안경사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거다. 안경사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에 앞서 시력교정용 안경 및 콘택트렌즈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 같은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해결책 마련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안경사는 시력 교정 및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과학적 검사와 처방에 따라 시력보정용 안경 등을 조제·가공해주는 전문직업인이다. 대학교 또는 전문대학에서 안경광학을 전공한 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시행하는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해야한다. 안과의사는 안경에 대해선 도수 처방만 내릴 수 있고, 안경사가 안경을 조제·가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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