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팔' 이식 가능해졌다..법제화 이후 첫 사례 등장

나건웅 입력 2021. 1. 22. 09:51 수정 2021. 1. 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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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사고로 오른팔이 절단된 62세 남성 최 모 씨에게 뇌사 기증자의 팔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장동수 studioMID 제공>
사고로 오른팔이 절단된 남성의 팔 이식 수술이 성공했다. 지난 2018년 ‘손·팔 이식’이 법으로 허용되고 난 뒤 첫 이식 수술 사례다. 홍종원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수부이식팀 성형외과 교수와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 주동진 이식외과 교수는 지난 1월 21일 뇌사 기증자 팔을 62세 남성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팔을 이식받은 남성 최 모 씨는 2년 전 사고로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몇 개월 후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를 찾은 최 씨는 의수 등 추가 치료를 받았지만 팔 이식 치료를 원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는 1년 넘게 정형외과와 정신건강의학과 평가를 거친 후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최 씨를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했다.

손·팔 이식은 지난 2018년 8월 처음 법제화됐다. 이식에 조건이 있다. 절단 후 최소 6개월이 지나야 하고 환자가 등록된 병원에서 심장과 간, 신장, 폐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뇌사자에게서만 손·팔을 기증받을 수 있다. 최 씨의 경우 1월 초 심정지로 뇌손상이 발생해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에 장기·조직을 기증한 뇌사자 보호자 동의로 팔을 이식받을 수 있었다. 팔다리는 혈액형 외에 크기나 피부색, 연부조직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자를 구하기 힘들다. 약 17시간에 걸친 대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최 씨는 현재 면역거부반응이나 다른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다. 곧 재활치료도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팔 이식은 다른 장기에 비해 수술 난이도가 높다. 팔은 뼈, 힘줄, 근육, 신경 등 여러 구조물로 구성된 복합조직인 데다 이어야 하는 혈관 크기가 2~3㎜정도로 좁기 때문이다. 정상 팔과의 길이를 고려해 이식할 뼈의 길이를 결정하고 이식 후 손의 기능과 감각 회복을 위해 힘줄과 근육, 신경 연결에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홍종원 성형외과 교수와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팀 협업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팀, 김혜진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수술간호팀, 수술해부교육센터 등 많은 부서들이 팔 이식 수술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국내 최초의 팔 이식 수술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구 W병원과 영남대의료원은 지난 2015년 사고로 왼팔을 잃은 손 모 씨에게 신체 기증에 동의한 뇌사자 팔을 옮겨 붙이는 수술을 국내에서 처음 시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당시 팔 이식 수술 위법성 논란이 불거졌다. ‘장기이식법’상에 규정된 ‘장기’에 팔다리가 포함돼 있지 않아서다. 현재는 시행령으로 이식 대상 장기 부분에 손과 팔이 추가됐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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