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로 모든 세상을 담는다, 고프로 퓨전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가 파도를 타는 자신의 모습을 멋지게 남기고 싶은 욕망이 액션캠을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 전 세계의 액션캠 시장을 석권하고 서핑과 스카이다이빙, 모터스포츠 등 역동적인 모든 순간을 담아내던 고프로는 변화되는 세상과 기술에 맞춰 360도 모든 방향의 영상을 고프로가 그간 지향하던 대로 남기기 위해 새로운 카메라를 내놨다. 지금까지의 고프로와는 다른 카메라, 고프로 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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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시리즈와는 완전 다른 모습
고프로 퓨전은 지금까지 나온 고프로 히어로 액션캠과는 다른 모습이다. 세로로 길쭉한 사각기둥 형태를 사용하는 고프로 히어로 시리즈와는 박스 포장부터가 다르다. 고프로 퓨전은 납작한 육면체 형태의 박스에 담겨 있다. 구성품으로는 고프로 퓨전 카메라 본체와 전용 케이스, 퓨전 그립. 배터리, 고정 마운트, 설명서, 충전용 USB 타입C 케이블 등이 제공된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인 고프로 퓨전은 박스 패키지와 마찬가지로 납작한 사각 박스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전면부에는 작은 액정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녹화 버튼이 보이는데, 반대편에도 전면부와 똑같은 위치에 렌즈가 있다.
고프로 퓨전 본체의 아랫부분에는 고정 마운트와 연결하는 장착 핑거가 있는데, 고정 마운트를 여기에 끼워 넣고 함께 제공되는 나비나사를 이용해 고정하면 된다. 함께 제공되는 두 개의 고정 마운트는 각각 곡면용과 평면용인데, 양면테이프가 붙어있는 접착면이 원형인 마운트가 곡면용, 사각형인 마운트가 평면용이다. 헬멧 등 부착면이 곡면인 부위에 고정할 때에는 반드시 곡면용 마운트를 사용해야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다.
고프로 히어로 시리즈와 함께 있는 사진을 보면 대략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고프로 히어로는 하우징이나 마운트 없이 바닥에 세워둘 수 있지만 고프로 퓨전은 장착 핑거가 본체 하단에 고정되어 있어서 고정 마운트에 연결해야 바닥에 세워둘 수 있다.
물론 장착 핑거도 본체에서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마운트 없이 꼭 세워둘 상황이 생긴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장착 핑거를 부착한 상태로 마운트 없이 고프로 퓨전을 바닥에 내려놓아야 할 때에는 렌즈 부위가 바닥에 닿도록 두면 렌즈가 손상될 수도 있으니 핑거가 위쪽으로 가도록 뒤집어두는 편이 좋다.
두 개의 렌즈, 두 개의 메모리
정면을 바라보고 왼쪽 측면에는 전원 버튼과 모드 변환 버튼이 있으며, 그 위쪽으로 작은 도어가 하나 보인다. 도어를 열면 USB 타입C 포트가 있어서 고프로 퓨전을 충전하거나 PC와 연결해 데이터를 옮길 때 사용하게 된다.
반대편 측면에는 아래쪽에 도어가 있는데, 여기에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가 들어가는 곳이다. 배터리는 고프로 히어로 모델과 호환되지 않는 전용 배터리로, 3.8V 2620mAh로 용량이 두 배 이상 크다.
메모리카드는 마이크로SD를 사용하며, 최대 128GB까지 지원 가능하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고프로 퓨전에는 마이크로SD 메모리가 두 개가 들어간다. 앞쪽 렌즈와 뒤쪽 렌즈로 촬영된 이미지를 각각의 메모리카드에 저장하기 때문이다. 메모리만 삽입할 때는 알 수 없지만, 배터리를 장착하고 나면 어느 쪽이 1번 메모리고 어느 쪽이 2번 메모리인지 배터리 옆면에 표시되어있기 때문에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정말 유용한 퓨전 그립
고프로 퓨전의 구성품에는 퓨전 그립이 포함되어 있다. 손에 착 감기는 두께와 재질의 퓨전 그립은 길이가 약 220mm 가량으로, 수중에서 사용하는 부력봉이나 짧은 셀카봉처럼 생겼다. 상단에는 고정 마운트가 있어서 고프로 퓨전을 장착해서 들고 다닐 수 있으며, 최대 560mm 가량으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셀카봉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퓨전 그립은 또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는데, 아랫부분을 바깥쪽으로 잡아당기면 3등분으로 벌어져서 삼각대의 역할도 할 수 있다. 퓨전 그립의 삼각대 다리 끝부분에 강력 자석이 심어져 있어서 평상시에는 다리가 벌어지지 않고 한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다.
고프로 퓨전의 구성품 중에서 케이스가 있었는데, 이 케이스를 자세히 보면 한쪽 측면이 개방된 구조이다. 이러한 형태로 인해 고프로 퓨전의 아랫면에 있는 핑거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나 마운트 또는 그립을 장착한 상태로도 케이스를 씌울 수 있다. 고프로 퓨전은 렌즈가 상당히 돌출되어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렌즈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휴대 시 반드시 케이스를 씌워두어야 한다.
360도 영상, 어떻게 활용할까?
고프로 퓨전의 기능은 기본적으로 고프로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작동법도 거의 동일하고, 전면부에 있는 작은 액정 화면으로 설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전후면을 모두 촬영에 사용하다 보니 촬영 영상을 확인하기 위한 디스플레이는 따로 없다. 촬영될 화면이나 촬영 후의 영상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프로 히어로 5 시리즈부터 지원되는 음성명령 기능도 그대로 지원하고 있으며, 별도의 방수 하우징 없이 수심 5m까지 사용할 수 있다. GPS도 내장되어있기 때문에 촬영지 위치정보가 함께 저장된다는 점도 동일하다.
그 이외에 고프로 퓨전만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역시 360도 촬영이다. 180도가 넘는 렌즈를 앞뒤로 장착해서 한 번의 촬영으로 모든 방향의 영상이 저장된다. 즉, 내 주변 어느 한 곳을 담기 위해 카메라 렌즈를 그쪽으로 돌릴 필요 없이 그냥 고프로 퓨전을 그립에 연결해 들거나 헬멧 등에 부착한 상태로 그대로 그냥 서있거나 돌아다니기만 하면 나를 중심으로 모든 방향이 촬영되는 것이다. 이렇게 촬영된 360도 영상은 VR 영상으로 활용하면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원하는 방향을 볼 수도 있고, 오버캡처 기능을 사용하면 360도 영상을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것처럼 평면 영상으로 저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버캡처 기능으로 평면화할 때 카메라의 방향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계속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360도 영상으로 전면만 바라본 영상 또는 후면만 바라본 영상, 그리고 계속해서 카메라의 방향을 바꾼 영상 등 원하는 방면만 선택한 평면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고프로 퓨전은 5.2K 30fps 또는 3K 60fps의 360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데, 이 영상을 오버캡처 기능으로 평면화할 경우 1080p 30pfs 또는 720p 60fps으로 저장된다.
제원표
내가 보지 못한 곳까지 한 번에
고프로 퓨전의 360도 영상 및 오버캡처에 대한 개념은 한 번도 360도 카메라를 접해보지 못한 사용자라면 약간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한 번의 촬영으로 내가 바라보고 있던 방향뿐만 아니라 모든 방향을 한꺼번에 담아서 언제든지 방향을 돌려가며 볼 수 있다는 점은 경험해보지 않고는 쉽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만 경험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활용성에 놀라게 된다. 다만 고프로 히어로 시리즈에 비해 크기가 다소 커진 점이나 사실상 두 개의 카메라가 하나로 합쳐진 구조 때문에 가격이 80만 원 후반대의 제법 고가라는 점은 사용이나 구입에 약간의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다양한 방향으로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서 촬영할 것을 한 대로도 끝낼 수 있다는 점은 한 번만 경험해보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