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솜사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설탕은 매력적이다.
아무리 단것이 좋다지만 설탕을 입안에 그대로 털어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탕이나 사탕이나 결국은 같은 성분인데 맛과 향, 그리고 색을 보태니 훨씬 더 매력적인 먹거리가 된다.
어쩌면 영어나 중국어를 그대로 번역한 것일 수도 있지만 멋쟁이 할아버지가 '솜사탕'이란 이름을 지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설탕은 매력적이다. 눈처럼 희다는 뜻의 그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하얀 그 색깔 때문만은 아니다. 입안에서의 달콤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맛을 즐기게 하는 본능 때문이기도 하다. 어떤 음식보다도 손쉽게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으니 본능이 자꾸 손짓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단것을 좋아하는 것, 그래서 사탕이나 솜사탕을 사달라고 하는 것은 본능에 충실한 행위이니 미워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단것이 좋다지만 설탕을 입안에 그대로 털어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음식에 듬뿍 넣는 것으로도 양에 차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사탕이 첫 번째 대안이다. 설탕이나 사탕이나 결국은 같은 성분인데 맛과 향, 그리고 색을 보태니 훨씬 더 매력적인 먹거리가 된다. 결국 이가 썩고 뚱보가 되겠지만 그 달콤함의 유혹을 웬만해서는 이기기 어렵다.
이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솜사탕이다. 설탕을 열로 녹인 후 고속으로 회전시키면 설탕 시럽이 가느다란 실처럼 되는데 이것을 뭉친 것이 솜사탕이다. 사르르 녹는 그 맛은 아이들의 설탕 집착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 솜사탕이란 이름이 묘하다. 설탕을 솜처럼 만들었으니 우리말의 어법대로라면 ‘설탕솜’이 더 어울린다. 그러나 설탕솜이라고 하면 결국은 솜의 일종이 돼버리니 문제다. 결국 설탕의 옛말인 사탕을 가져와 솜사탕이라 이름 짓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솜처럼 만든 사탕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솜사탕을 처음 만든 사람이 이런 복잡한 문제를 고민했을 리는 없지만 멋진 작명인 것은 분명하다. 솜사탕을 영어로는 ‘목화사탕(cotton candy)’이라 하고, 중국어로는 ‘목화사탕(棉花糖)’, 일본어로는 ‘목화과자(綿菓子)’라고 한다. 어쩌면 영어나 중국어를 그대로 번역한 것일 수도 있지만 멋쟁이 할아버지가 ‘솜사탕’이란 이름을 지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직 경찰관 집에서 암매장 시신 수십 구 발견
- 최정윤, 합의 이혼 경축…‘아모르 파티’
- 남학생 제자와 성관계…담임 여교사 아동학대 유죄
- 마스크 벗은 노래주점 살인범 허민우 “앞으로 싸우지 않겠다”
- 힘 쓰려고 몰래 복용하다… 뇌졸중·심장마비 위험
- ‘한강 입수자’ 찾는 경찰…3→5→10m 바닥 뻘 분석, 왜?
- [단독]‘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법 위반 논란…방통위·과기부 “우리 소관 아냐”
- 친구는 토끼굴→7분뒤 “한강 입수” 목격…새국면 맞나?
- “‘이 결혼엔 셋이 있다’ 다이애나비 BBC 인터뷰, 사기로 성사돼”
- 40대 상인 특정 부위 만진 60대 여성 ‘실형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