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미국 내 판매량 오른 제네시스, 그러나 '진짜' 소비자 반응은..

서동현 입력 2021. 3. 19. 10:30 수정 2021. 3. 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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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자동차 사고를 냈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중 도로를 벗어나 9m 비탈을 굴러간 큰 사고였다. 차체 앞머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구조대는 앞 유리를 절단하고 나서야 타이거 우즈를 구출할 수 있었고,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 다리 수술을 받았다.

사진 출처: ABC 뉴스

이와 함께 타이거 우즈가 타고 있던 차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옆으로 누운 SUV의 도어 패널에는 제네시스 엠블럼이 큼직하게 박혀 있었다. 제네시스 GV80이다. 제네시스가 미국 프로골프(PGA)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참가자에게 제공한 모델이다. 다리 부상에 비해 의식은 멀쩡했던 타이거 우즈를 본 미국 사람들은 GV80의 안전성에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1~2월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량은 지난해 1~2월보다 75% 올랐다고 한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이미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사고 직후 이틀 동안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 앤 드라이버(Car and Driver)’의 GV80 관련 기사 조회수가 850%나 늘었다. 폭발적인 관심은 실제 판매량에도 영향을 끼쳤다. 사고 뒤 일주일 동안 주문량이 평소의 두 배로 뛰었다. 특히, 뉴스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처음 접한 고객들의 문의가 대부분이었다.

기사 댓글에는 제네시스 오너들의 후기가 잇따랐다. 한 G70의 오너는 “나는 제네시스 제품과 서비스에 만족했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차에 대한 지식도 많았다. 내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전문가도 불러줬다. 서비스 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외부 세차와 실내 청소까지 마치고 나서 차를 돌려줬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면,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반응은 차가웠다. G80을 구매하려고 했던 한 소비자는 “집 근처 제네시스 전시장을 찾았는데 모든 차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차체 컬러와 인테리어를 갖춘 전시차도 보기 힘들었다. 다른 전시장은 거리가 너무 멀었고, 심지어 내가 원하는 옵션을 모두 넣을 수 없다고 거절당했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렉서스의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렉서스가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 그들은 좋은 제품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고객 관리 서비스까지 철저하게 준비했다. 이런 점에 반한 우리 아버지는 1993년부터 지금까지 렉서스만 여섯 대를 탔다. 제네시스도 훌륭한 시설과 꼼꼼한 딜러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현대자동차 전시장 속 제네시스 모델

가장 많은 의견은 판매망 분리에 대한 불만이었다. 최근 GV80을 구매한 오너는 “GV80 3.5 프레스티지 모델을 구매했는데 그 과정이 번거로웠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현대자동차를 같은 대리점에서 판매하면서,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길 원한다. 혼다와 토요타, 닛산의 고급화 전략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스스로를 명품이라고 부른다고 명품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일침을 날렸다.

이어 또 다른 소비자는 “제네시스는 딜러 서비스부터 개선해야 한다. 전시장에 제네시스 고객만을 위한 담당 직원을 배치했다고 하지만, 정작 고객은 체감하지 못한다. 기본적인 정비나 보증에 대한 정보만 알려줄 뿐이다. 이는 이름을 더 알려야 하는 브랜드로서 큰 문제다. 제네시스의 존재조차 모르는 소비자라면 더욱 끌리지 않을 거다”라고 전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의 여론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서울 강남과 경기도 하남, 안성, 수지에 자리한 제네시스 전용 전시장을 빼면, 대부분은 현대자동차와 전시 공간을 나눠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전시장은 고객이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쌓는 첫 번째 공간이다. 현대차와 같은 집 식구지만, 이제는 서로 남남인 척을 하며 파생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

예기치 못 한 사고로 단숨에 주목받은 제네시스. 당장의 관심은 올랐지만, 그에 반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면 짧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하루빨리 고객들의 불만을 해결해 모두에게 인정받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길 바란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제네시스, ABC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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