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흑백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여러분은 어느 선이 2호선인지 한눈에 알 수 있으신가요? 이 역이 몇 호선과 몇 호선이 지나는 역인지 분간이 가시나요?

지금 보시는 지하철 노선도는 노선별로 색깔을 구분해 놨지만 이 23색 지하철 노선도가 어렵고 불편한 3%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색맹’이나 ‘색약’이라고 불리는 색각이상자들이죠.

서울시는 2015년 이 3%를 위해 지하철 노선도의 디자인을 조금 바꿨는데 3% 뿐만 아니라 나머지 97% 사람들도 한목소리로 노선도가 훨씬 보기 편해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이미 익숙할 수도 있는 바로 이 노선도입니다.

3%를 위한 지하철 노선도
수도권 지하철은 모두 23개의 노선이 있습니다. 이 노선들을 쉽게 구별하기 위해 노선별로 고유의 색을 정해놓았죠. 1호선은 파란색, 2호선은 초록색, 3호선은 주황색. 같은 푸른 계열이더라도 노선별로 다른 톤을 사용해 23개의 노선을 구분해뒀습니다. 덕분에 이용자들은 색깔만으로도 이 라인이 몇 호선인지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미세한 색상 차이를 구분하기 힘든 색각이상자들은 이 지하철노선도를 보고 노선을 쉽게 분간하기 어려웠습니다.

이건 적색맹인 사람의 눈에 비친 수도권 전철 노선도입니다. 이 부분을 보면 어느 게 몇 호선인지, 몇 개의 역이 교대역을 지나는지 알 수 있으신가요?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색각이상자들의 의견을 듣고 지하철 이용 모습을 관찰한 후 새로운 지하철 노선도를 선보였습니다.

혼란스럽지 않게 기존 지하철 노선 색상의 명도와 채도를 조정했고, 그래도 색상 구별이 어려운 노선은 굵기를 다르게 표기했습니다. 색각이상자에게 비슷한 색으로 보이는 2, 4, 7, 9호선에는 테두리를 넣어 구별하기 쉽게 했습니다. 여러 노선이 겹쳐있는 환승역은 각 노선의 색상과 번호를 표기해 헷갈림 없이 환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바꿨죠.
또한 노선도의 모양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직선 위주의 노선도에 직선과 곡선을 같이 사용해 선만 봐도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바꾼 지하철 노선도에 대한 색각이상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실제로 색각이상자들이 과거 노선도에서 이동 경로를 찾는데 걸린 시간은 평균 53초였지만, 새로운 노선도로 교체한 뒤 평균 25초로 절반 이상 단축됐습니다.
색각이상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이동경로를 찾는데 걸린 시간이 21%나 줄었습니다. 3%를 위해 개선한 디자인이 97%에게도 편리한 디자인이었던 거죠.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속에서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작은 시도가 결과적으로 모두를 편리하게 만든 겁니다.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스탁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디자인은 인간 사랑에서 출발한다.” 소수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한 디자인 덕분에 우리는 전보다 편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세상을 보다 따뜻하게 바꾼 것이죠.
이런 ‘Good Goods’를 알고 계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다음에도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물건을 소개해드릴게요.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