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발효된 포도주스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와인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와인을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아마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정도를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색으로 나누기엔, 와인의 세계는 무척 넓고 깊다. 저마다의 와인 공정과 메이킹 기술을 통해 각자의 개성을 가진 와인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대표적인 와인 품종 10가지를 소개한다.
1. 카베르네 소비뇽
레드 와인을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레드 와인의 절반 이상이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 주로 프랑스의 브로도 지방의 와인이 카베르네 소비뇽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데, 진하고 떫은 맛이 강하며, 장기 숙성에 적합하다.
2. 샤르도네
레드 와인에 카베르네 소비뇽이 있다면 화이트 와인에는 샤르도네가 있다. 샤르도네는 화이트 와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주로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생산된다. 화이트와인의 여왕, 화이트와인의 대명사라는 애칭을 가진 샤르도네는 지역마다 스타일의 차이가 크기는 하지만 산도가 높고 단맛이 거의 없는 드라이한 맛을 낸다.
3. 피노 누아
피노 누아는 프랑스 브루고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레드 와인의 명성을 가져온 품종이다. 정통 최고급 적포도주라 할 수 있는데, 수년간의 숙성 후 야생 고기 향을 띤다.
4. 메를로
짙푸른 컬러를 뽐내며 레드 와인의 풍부한 빛깔을 자랑하는 메를로에서는 우아함과 강인함, 짙은 단맛의 부드러움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맛과 향이 여성스러워 '메를로 부인'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이며, 카베르네 소비뇽이 초반부터 강렬한 맛을 내는 것과 대비되어 이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되는 경우도 많다.
5. 쉬라
알코올 도수가 높아 주량이 상당한 애주가들, 특히 국내에서는 '소주파'들이 선호한다는 쉬라는 컬러와 맛, 향이 매우 강한 품종이다. 바이올렛 혹은 후추 향을 맡을 수 있으며, 강렬하고 야생적인 느낌이 나서 남성적인 분위기를 물씬 연출한다.
6. 리슬링
세계적으로 널리 생산되고 있는 리슬링은 과일 풍미가 강하고 산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단 독일 모젤과 같은 서늘한 지역에서 생산된 경우 신선한 포도와 사과의 풍미를 가지며, 프랑스 알자스와 같이 따뜻한 지역의 경우 감귤류와 복숭아 향이 강하다.
7. 소비뇽 블랑
소비뇽 블랑은 화이트 와인에 속하며, 그중에서도 산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소비뇽'이 프랑스어로 '야생'을 뜻하는 만큼, 가볍고 생기발랄한 맛을 낸다.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보르도, 루아르 계곡, 뉴질랜드 말버러 등 서늘한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며, 풀향과 과일향이 어우러진 맛을 낸다. 신맛의 샐러드나 생선회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8. 산지오베제
산지오베제는 '주피터의 피'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데, 약간 씁쓸한 탄닌과 신맛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와인이다. 산도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 있으며 풍부한 과일향으로 기분 좋은 내음을 느낄 수 있다. 집중해서 음미하면 레드 체리의 풍미도 느낄 수 있다고. 숙성법에 따라 가벼운 와인에서부터 풀바디의 묵직한 느낌의 와인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다.
9. 똄쁘라니요
짙은 컬러가 향보다도 돋보이는 똄쁘라니요는 전통적으로 스페인 토착 품종으로, 단일 품종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부분 다른 품종과 블렌딩해 사용되다가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단일 품종으로도 생산되기 시작했다. 농축된 풀바디 와인의 묵직함과 풍부한 과실향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뗌쁘라니요 100%로 만들어진 와인의 경우, 5대 레드 와인에 꼽히는 최고급 와인으로 취급된다.
10. 세미용
화이트와인의 숙성력을 증명하는 품종이 바로 세미용이다. 미디엄에서 풀바디 정도, 낮은 산도, 높은 알코올 함량, 황금색을 가진 세미용은 톡 쏘면서도 벌꿀 향 가득한 맛을 낸다. 샤르도네 향과도 약간 비슷해서 레몬, 사과, 복숭아, 배, 오렌지 등 풍부한 과일향을 갖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주로 재배되며, 샤르도네, 리슬링, 소비뇽 블랑과 함께 대표적인 청포도 품종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