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편들기·무성의·무시..갑질신고자 두 번 울리는 '근로감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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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신고가 정말 원래 이런 건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번 상처 받고 근로감독관에게 또 한 번 상처 받는 상황입니다."
직장인 A씨는 지난해 10월 회사 대표의 부당한 업무지시와 괴롭힘에 맞서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가 근로감독관의 무성의한 업무 처리로 더 큰 고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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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처리 시간 끌다 합의만 종용
해고직원 체불 임금 도움 요청엔
"청구액 과다" 되레 사측 편들어
직장갑질 제보 11% 감독관 관련

직장인 A씨는 지난해 10월 회사 대표의 부당한 업무지시와 괴롭힘에 맞서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가 근로감독관의 무성의한 업무 처리로 더 큰 고통을 겪었다. 당시 대표는 A씨에게 가족여행 비행기 티켓 발권, 자녀 휴대전화 개통 등 사적인 용무까지 처리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문제를 제기하자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육아휴직과 연차 사용을 받아주지 않는 등 괴롭힘을 자행했다. 참다못한 A씨는 고용부에 신고했다. 근로감독관이 파견됐지만 인사이동으로 담당자가 바뀌면서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해졌다.
그러는 사이 회사는 오히려 A씨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A씨는 근로기준법 76조 3항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로 고용부에 2차 진정을 냈다. 대질조사가 진행된 건 5개월이나 지난 뒤였다. 더욱이 ‘갑’인 대표와 그의 배우자를 직접 대면한 자리에서 근로감독관은 A씨를 보호하기보다 합의만 종용했다. 첫 신고 후 5개월이 지나도록 해결은커녕 A씨의 상처만 깊어진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용부에 신고해도 근로감독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두 번 운다는 직장인의 하소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5일 근로감독관 갑질 제보 중 일부 사례를 공개했다. 이 단체에 1∼3월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637건 중 근로감독관 관련 제보는 72건으로 전체의 11.3%를 차지했다. 제보 유형으로는 △회사 편들기 △신고 취하 및 합의 종용 △무성의·무시 △시간 끌기 등이 있었다.

이처럼 근로감독관이 노동자가 아닌 사측을 편들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무성의하게 대처하는 현실과 관련해 직장갑질119는 “고용부 근로감독관들이 사장과 직원이 대등하다는 착각으로 사장의 갑질과 불법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로감독관들이 바뀌지 않으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정안 시행도 아무 소용이 없다”며 “근로감독을 불시감독으로 전환하고 근로감독청원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고양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은주 노무사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피해노동자가 괴롭힘 행위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상태이므로 조사과정에서 전문성과 공감능력이 특히나 더 요구됨에도 피해노동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용부는 소속 근로감독관에 대한 교육과 업무 처리 감독을 철저히 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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