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장님은 10일 아니면 25일 월급을 줄까?

과거 회사들은 대부분 25일에 월급 줘
요즘은 제각각 달라진 월급날

언제 월급을 받는가를 물어보면 예전에는 25일이라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회사마다 달라서 일반화가 힘듭니다. 달라진 월급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왜 과거 많은 회사들은 25일에 월급을 줬을까요.


◇25일은 가장 현금이 많은 날


답은 일본 때문입니다. 고종 황제는 1899년 대한천일은행(현 우리은행)을 만듭니다. 천일은행은 25일 직원들에게 월급을 줬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은행들 월급날이 25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다른 기업들은 왜 25일 월급을 지급했을까요. 그날 월급을 줘야 편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월급이 통장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월급봉투에 넣은 현금을 받았습니다. 은행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은행이 25일에 맞춰 현금을 차곡차곡 쌓아 놓습니다. 아무래도 그때 은행에 돈이 많으니 찾기가 쉬워 한 기업이 25일 월급을 주기 시작합니다. 옆에서 지켜본 다른 사장님도 그럼 우리도 25일 월급 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이렇게 25일 월급을 주는 회사가 늘어납니다. 

출처: 우리은행 유튜브 채널 캡처
우리은행 광고

그렇다면 일본은 왜 월급을 25일에 줬을까요. 컴퓨터가 없던 시절엔 사람이 직접 주판을 튕겨가며 들어올 돈과 나갈 돈을 계산했습니다. 아무래도 0이나 5가 들어간 날짜에 맞추면 계산이 편합니다. 그래서 매월 10일 전달 결산을 끝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후 회사는 10일 동안 직원들의 급여를 계산합니다. 마지막으로 5일간 검토와 수정을 마치고 25일에 월급을 줬습니다. 


◇내 월급은 선급일까, 후급일까?

출처: 싸이월드 캡처

25일에 월급을 받는다면 보통 25일 치 일한 것을 후불로 받고 5일 치는 선불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5일 치 정도는 미리 줘도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 있는 회사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기업들은 10일 날 월급을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0일 월급을 주는 기업은 지난달 한 달간 일한 대가를 이달 10일 줍니다. 6월10일 월급을 받는다면 5월 1일부터 30일까지 일한 금액을 열흘 후에 받는 셈입니다. 말하자면 직원들은 10일간 돈을 못 받고 일하는 거죠. 중소기업이 물건을 납품하고 돈을 받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출처: tvN 미생
미생 사원 역할 강소라

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습니다. 월급날이 주말이나 휴일이라면 월급을 언제 받을 수 있을까요? 월급날이 휴일과 겹칠 때 급여 지급일자는 규정에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엔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라는 구절만 있습니다. 25일이 토요일일 경우 금요일인 24일 월급을 줄 수도 월요일인 27일 줄 수도 있습니다. 즉, 명확한 날짜를 알기 위해서는 회사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요즘은 월급날이 제각각


25일과 10일이 월급날의 대명사로 여겨지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월급날은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어 퍼시스와 카페24는 5일, 현대자동차는 11일, 삼성전자와 GS리테일은 21일입니다. 심지어 같은 그룹사라도 계열사와 직렬에 따라 월급날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21일이지만 카카오 본사와 커머스, 게임즈는 25일입니다.


요즘 인기 절정 직업인 공무원 월급날은 며칠일까요? 직군별로 월급날이 다릅니다. 먼저 국방부 및 소속기관의 월급날은 10일입니다. 군인은 매월 10일에 월급을 받죠. 교육부 및 각급 교육행정기관과 교육기관을 포함한 소속기관은 17일입니다. 선생님 월급은 17일이겠네요. 


또 대법원과 법무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방자치단체, 경찰관·소방관 및 각 소속기관 등은 20일입니다. 이밖에 다른 기관 소속 공무원의 월급날은 25일입니다. 예전 나라 금고에 돈이 많지 않던 시절 공무원 보수를 같은 날 지급하기 힘들어 나눈 것이라고 합니다. 한꺼번에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은 것입니다.

출처: 공드림 카페 캡처
공무원 월급명세서

또 공무원은 정해진 월급날 이외에 별도 수당을 받는 날이 있습니다. 서울시 기준으로 1일은 급식비, 직급보조비를 받는 날입니다. 10일은 초과근무수당을 받는 날입니다. 20일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월급날입니다. 30일은 출장비를 받는 날입니다. 


◇2주에 한 번 받는 주급제, 일 년을 쪼갠 연봉제


미국은 보통 월급이 아닌 주급을 줍니다. 주급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격주(Bi-Weekly)와 월 2회(Bi-Monthly) 지급입니다. 격주일 때는 1년에 총 26번 월급을 줍니다. 1년은 52주기 때문입니다. 월 2회 월급을 줄 경우 1년에 24번 월급을 줍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매월 1일과 15일에 주거나 15일과 30일에 줍니다. 


예를 들어 A 회사는 월급을 격주로 B 회사는 월 2회에 걸쳐서 줍니다. 이곳에 각각 연봉이 5만2000달러인 직장인 C가 다닌다면 A 회사에서는 한 번에 2000달러씩, B 회사에서는 약 2166달러씩 받는 것이죠. 주급제나 월급제가 아닌 예외도 있습니다. 전문기술직이나 기업의 임원 관리·감독자 등 고위직은 연봉제를 적용합니다. 직무평가를 토대로 책정한 연봉을 한국처럼 12개월로 나누어 매월 지급합니다.


주급제는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급여를 받아 월급제보다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커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신 돈의 흐름이 유연하죠. 호주, 뉴질랜드 등은 주급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생산직과 현장 노동직이 주급제로 급여를 받습니다.

출처: 쿠팡 제공

국내에도 최근 주급제를 도입한 기업이 있습니다. 쿠팡 김범석 의장은 2월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포부와 목표를 담은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새롭게 도입한 고용제도를 강조하며 배송 기사인 쿠팡프렌즈에게 월급이 아닌 주급제로 봉급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월급제가 일반적이던 물류 및 유통업계의 관행을 깬 것입니다. 


배달음식 플랫폼 쿠팡이츠 알바도 주급제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달 주문이 늘어 배달료가 급격히 올랐습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직장인, 주부, 취업준비생, 실업자 등 많은 사람이 배달 알바에 뛰어들었는데요. 한 달을 기다리지 않아도 알바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매월 1일에서 7일까지 일한 급여는 당월 14일, 8일에서 14일까지 일한 급여는 당월 21일에 지급합니다. 마찬가지로 15일에서 21일까지 일한 급여는 당월 28일, 22일에서 말일까지 일한 급여는 익월 7일에 지급합니다.


글 jobsN 김지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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