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웨딩]박정진 밀레니엄힐튼 웨딩팀장, "파티같은 레스토랑 웨딩 어때요?"

 박정진 밀레니엄 힐튼 웨딩 팀장은 20여 년간 호텔 웨딩에 몸담고 있는 한국 웨딩 1세대다. 

 한국 특급호텔 웨딩은 신라호텔이 국내 최초로 웨딩팀을 만들며 1세대가 시작 됐다. 박 팀장은 그 시작을 함께 했고 한화 더 플라자의 상징 '지스텀하우스' 오픈을 이끌었다. 

 동료 호텔리어 출신인 남편과 함께 중국에 갔다 온 4년의 공백 뒤에도 그녀는 호텔로 돌아왔다. 

박 팀장은 "웨딩 디렉팅은 상품 기획, 제작, 판매를 통틀어 진행하는 것이기에 호텔의 해결사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웨딩에 대한 애정만은 뜨겁다는 '베테랑'의 웨딩 이야기를 들어봤다.  

-2020 웨딩의 추세와 앞으로의 동향, 어떻게 보고있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웨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도 스몰 웨딩 수요가 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규모가 더 작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전에는 스몰웨딩이라 해도 양가 합쳐 150명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50-100명 사이로 규모가 줄었다. 이에 따라 소규모 웨딩홀인 아트리움과 오크 가든의 수요가 늘고 있다.  

 앞으로는 예식 규모뿐 아니라 장소, 진행 방식과 피로연 등 모든 방면에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나 또한 이러한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웨딩 디렉팅을 시작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 이에 대한 실례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웨딩을 준비 중에 있다. 코로나 탓에 레스토랑의 손님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기회 삼아 레스토랑 웨딩 기획을 구상 중에 있다. 본식과 식사, 피로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파티 형태의 웨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에 대처하기 위한 힐튼 웨딩 팀의 특별한 프로모션이 있다고 들었다. 

  ‘Friday Night Wedding’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힐튼에는 금요일 이브닝 상품이 없었다. 그러나 고객 수가 줄어든 만큼 베뉴(결혼 장소) 활용도를 높이고자 이러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됐다.  

 7월 31일까지 신청하면 올해 하반기, 내년 상반기 금요일 이브닝 웨딩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 혜택도 준비돼 있다. 식음료 10% 할인, 웨딩 케이크 & 샴페인 1병 제공 밀레니엄 힐튼 서울 스위트룸 2박 제공 (웨딩 당일 금, 토), 힐튼 부산 프리미엄 오션뷰 조식 포함 2박 등을 제공하고 있다. 

 -소규모 웨딩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그러면 이에 맞춰 플라워 콘셉트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점차 꽃이 낮아지고 디테일을 강조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높고 큰 꽃으로 장식해 화려하고 웅장함을 강조했다. 지금은 웅장함보다는 디테일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신랑, 신부와 하객들이 예쁘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말이다."

 -힐튼 웨딩만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One Team 웨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를 비롯한 웨딩 팀과 신랑, 신부, 혼주 모두가 하나가 돼 움직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계약부터 본식 진행까지 모든 과정에서 고객과 웨딩 팀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원활한 의사소통이 기반이 돼야 음식, 데커레이션, 진행 등에 있어 부부와 혼주 모두가 만족스러운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힐튼 웨딩이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기본에 충실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사실, 힐튼 웨딩이 화려한 웨딩은 아니다. 하지만 웨딩의 모든 과정에서 기본을 지키는 것에 집중한다. 혼주가 결혼식 이후 ‘식사가 참 맛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이다. 웨딩의 기본이 갖춰지면 자연스레 신뢰는 쌓인다. 이런 신뢰는 입소문을 타고 혼주의 친구, 친척들도 이곳을 방문하는 계기가 된다. 그것이 힐튼 웨딩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한국 웨딩 1세대다. 어쩌다 웨딩에 발을 들이게 됐는가.

"신라 호텔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웨딩 팀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곳에 참여하게 되면서 웨딩을 처음 접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2000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웨딩에 뛰어들게 됐다." 


-웨딩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것 같다. 초기 특급호텔 웨딩은 어떠했나. 

"내가 웨딩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웨딩 디렉터’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기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버진 로드라는 개념도 없었다. 레드 카펫이나 하얀 행보를 깔아두는 것이 전부였다. 신라 호텔에서 웨딩 디렉팅 서비스를 시작하며 버진 로드와 같은 설치물 개념의 웨딩 디자인이 시작됐다."  

-신라에서 한화 더 플라자로 옮긴 것으로 아는데, 조금 남다른 행보라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신라에서는 정해진 틀 안에서 웨딩 상품을 팔기만 하는 느낌이었다. 반면 2006년 당시 한화 더 플라자는 처음부터 내가 웨딩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좋은 경험, 공부가 될 기회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러했다. 내가 원하는 기획을 실현하는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 " 

 -결혼 이후 4년간 공백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복귀하게 됐나.  

  "한화 더 플라자에서 퇴직하고 남편 따라 중국으로 갔다. 4년간 일을 쉬고 있던 중 메이필드 측에서 제안을 받아 10개월가량 일을 하게 됐다. 한화 더 플라자 시절 '지스텀하우스'를 오픈한 경력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당시 메이필드는 볼룸, 채플식 웨딩을 오픈하려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웨딩 셋업 경험이 있던 사람을 필요로 했었다."   

 -가족 이야기가 나온 김에 물어보고 싶다. 본인 결혼식은 어땠나?

 "사실, 남편도 호텔 업계 종사자다. 신라에서 만났다. 부부 모두 호텔리어면 결혼식도 잘 준비했을 거라 기대하기도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결혼 당시 신라호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삼성 결혼 도움방'이라는 웨딩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호텔 내부 빈 강당을 대관해 식을 올렸다. 같은 업계 종사자라 그런지 남편은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었고 그 덕에 결혼까지 하게 된 것 같다. 아들 하나 딸 하나 낳아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본인 딸이 결혼식을 준비한다고 하면 어떤 결혼식을 제안하고 싶은가.   

 "내가 준비 중인 레스토랑 웨딩을 추천하겠다. (웃음) 최소한의 인원만 초대해 소박하게 진행했으면 한다.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주변 친인척의 시선을 의식해 스트레스 받는 부부가 상당히 많다.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있자면 내 딸은 그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딸 스스로 진정 행복할 결혼식을 올리길 바란다."   

-메이필드를 거쳐 힐튼으로 복귀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화 더 플라자, 메이필드에서의 웨딩 셋업 경력 덕분에 힐튼에서 웨딩 팀 제의를 받았다. 더불어 내 적성과 힐튼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 것도 있다. 한화 더 플라자에서부터 직접 기획하는 웨딩의 재미를 알아버렸다고 해야 할까. 웨딩 팀과 함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느낌이 좋았다. 힐튼이 그런 업무 환경을 제공해 주는 곳이라고 판단했다."  

-웨딩 경력 20년 베테랑 입장에서 웨딩 디렉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웨딩 업종은 희생을 기반으로 종사해야 한다. 고객들이 쉬는 날이 내가 일하는 날이고 고객이 필요한 시간에 내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사실 나도 제대로 된 주말을 보낸 적이 까마득하다. 고객의 행복을 위해 나의 행복은 잠시 접어두는 직업이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적성에 맞고 항상 새로운 것을 고민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면 웨딩 디렉터의 길, 추천하겠다."  


 사진 밀레니엄힐튼호텔 제공.


 썸랩 김선영 에디터, 오병훈 인턴 에디터(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