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배우가 모두 아시안으로 구성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10월 17일(수) 언론 시사회에서 공개됐다.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레이첼 추(콘스탄스 우)가 남자친구 닉 영(헨리 골딩)의 가족이 있는 싱가포르로 여행을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케빈 콴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의 출연진이 모두 동양인인 사례는 ‘조이 럭 클럽'(1993) 이후 25년 만이다.

#GOOD!
동양인 편견 깨는 ‘머니 스웨그’와 코미디
그간 할리우드에서 동양인은 수많은 홀대를 당했었다. 인종적인 편견에 기반한 묘사는 물론, 구색 맞추기용 조연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다르다. 주인공들은 세탁소나 네일숍에서 일하지 않는다. 여자 주인공 레이첼 추는 뉴욕대학교 경제학 교수다. 남자 주인공 닉 영은 싱가포르의 부동산 재벌로, 왕족과 다름없는 생활을 한다. 거대한 선박 위에서 벌어지는 총각 파티와 400억짜리 초호화 결혼식은 ‘머니 스웨그(money swag)’ 그 자체다.
게다가 코미디의 타율도 매우 높다. 촘촘하게 짜인 상황과 적재적소 대사로 웃음을 준다. 레이첼 추의 친구 펙 린 고(아콰피나)와 그의 가족들이 큰 역할을 했다. 수학 천재나 고루한 모범생으로 분류되던 아시안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는 없다. 여러 의미로 곳곳에 긍정적인 시도가 포진해있다.

# BAD!
잘 나가다가 무리수, 왜 이러실까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핵심은 레이첼 추와 예비 시댁의 갈등이다. 레이첼 추의 외양은 아시안이지만, 내면은 미국인이다. 자신의 커리어를 사랑한다. 그가 전통적인 가족관을 고집하는 닉 영의 핏줄들과 만나면서 충돌이 생긴다. 이 갈등이 봉합되기 위해 예상치 못한 사건이 등장한다. 꽤나 갑작스러운, 보기에 따라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전개다. 그럼에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신파로 빠지지 않은 점은 돋보인다.
오는 10월 25일(목) 개봉.
성선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