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에 백색가전은 白색 아닌 百가지..컬러 비즈니스 공들이는 삼성·LG
내 취향 맞는 색 찾아 가전 꾸미기
삼성 비스포크, 사업부 호실적 견인
LG 오브제 컬렉션, 가전에 색 입혀 마케팅
틈새, 소형 가전도 色다른 전략

“백색이 그 백색이 아니네.”
세탁기, 냉장고 등 전통적으로 흰색 외장색을 즐겨 사용하던 가전제품이 화려한 색을 입고 있다. 백색 가전의 의미는 더는 ‘흰색 가전’이 아닌 ‘백(100)가지 색을 가진 가전’으로 통한다. 개성을 내보이기 좋아하고, 소셜미디어(SNS) 등에 나를 표현하기를 즐기는 MZ세대(1980년~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가전 소비의 주력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다채로운 취향이 담긴 가전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16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가전 컬러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회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비스포크’라는 이름을 가진 가전제품 라인업의 인기가 상당하다. 지난 2019년 비스포크 냉장고로 시작해 ‘맞춤형 가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연 것으로 평가 받는다. 본래 비스포크는 남성 정장이나, 명품 등에서 ‘개인 맞춤화’한 제품을 의미한다. 이를 가전으로 확대한 것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출시 직후 6개월간 삼성전자의 국내 냉장고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냉장고 매출의 67%까지 올라왔다. 광주사업장에서 만들어지는 냉장고 100대 중 70대 가량은 ‘비스포크’ 냉장고라는 얘기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첫 출시 당시 9종의 외장색을 고를 수 있었고, 지난해 4월 이 선택지를 15종으로 늘렸다. 지난 3월부터는 기본 22종 색상에 주문제작이 가능한 360가지 색을 더해 총 382종의 색을 고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외판 소재와 색상을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는 비스포크 브랜드를 냉장고에서 가전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냉장고 3종, 정수기, 직화 오븐, 전자레인지, 인덕션, 식기세척기, 에어컨 3종, 공기청정기, 청소기 3종,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2종, 슈드레서 등 총 20종이 비스포크 가전으로 출시됐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제작되지만 가전제품의 본체와 패널을 따로 만들어 조립하는 모듈화 방식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과 합리적인 가격대가 가능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비스포크의 인기로 삼성전자 CE(생활가전) 부문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CE 부문은 매출 48조1700억원과 영업이익 3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7.6%, 36.4%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2조9900억원, 영업이익 1조1200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CE 부문의 선전 덕에 삼성전자가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전자도 역시 지난해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오브제컬렉션’을 통해 컬러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여러 대의 가전을 통해 실내 인테리어 전반을 통일감 있게 연출하는 방식을 소비자에게 제안하고 있다. 보통 가전제품을 하나씩 사지 않고, 3~4개를 묶어 산다는 소비자 취향까지 반영한 것이다.
LG전자는 더 효과적인 색 표현과 조화로운 디자인을 위해 미국 팬톤색채연구소와 협업하기도 했다. 옅은 갈색 계열의 ‘클레이 브라운’과 짙은 적색의 ‘레드 우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색은 오브제컬렉션의 출시 시점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모든 제품에 동시 적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색은 총 15가지다.
오브제컬렉션 제품군은 워시타워,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정수기,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빌트인 타입 냉장고, 김치냉장고, 1도어 냉장·냉동·김치 컨버터블 냉장고, 에어컨,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총 14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제품군을 꾸준히 확대하겠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틈새 가전도 화려한 색을 입었다. 위니아딤채는 최근 검은색이나 흰색이 전부였던 전자레인지에 오렌지색을 적용한 ‘위니아 컬러팝 전자레인지’를 출시했다. 전자레인지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 혼자 사는 젊은 소비자라는 점에 착안한 디자인 전략이다.

이탈리아 소형 가전 브랜드 드롱기, 스메그 등은 색은 물론이고, 특징적인 외장 디자인으로 MZ세대 선호가 높다. 깔끔한 디자인으로 국내에 충성도 높은 팬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일본 가전 브랜드 발뮤다는 대표제품 ‘더 토스터’에 흰색, 검은색에 이어, 다크 그레이와 베이지색을 추가했다. 발뮤다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빨간색과 감색 등도 조금씩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라며 ”앞으로 이런 색을 가진 가전으로 새로움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맞춰 나갈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영상, 인터넷 기반 세대기 때문에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삶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배경이 중요한데, 무심결에 사진을 찍어도 문제가 없는 인테리어를 원하게 되고 가전제품 역시 화려하고 예쁜 것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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